[조미예의 MLB현장] 카노의 조언, "대호, 심판 판정에 흔들리지 마"

조회수 2016. 8. 31. 17: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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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이대호, “마이너리그 진작 갔다 올 걸.”

“마이너리그엔 절대 내려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한 번 내려가면 못 올라올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타코마(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에 내려가 보니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자신감이 되찾을 수 있었고, 타석에 많이 들어선 게 큰 도움이 됐다.”

손바닥 부상을 안고 뛰었던 이대호는 타격 부진이 이어졌고, 지난 20일 결국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습니다. 평소 이대호는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면 안 된다. 집중해야 한다.”라며 마음을 다잡곤 했었습니다.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면 다신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호는 감독으로부터 “확장 로스터 이전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타석에 조금 더 많이 서보고, 자신감을 회복해서 오길 바란다.”라는 말을 듣고, 짐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감독의 말처럼 자신감 회복에 중점을 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5타수 1타점 2안타를 기록한 이대호가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런데 정말 마이너리그 타석에선 생각이 줄고, 자신만의 스윙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메이저리그 타석에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우니 내 스윙이 나오더라. 확실히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됐다.”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지 3경기 만에 안타를 생산해냈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에서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첫날 경기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아쉽게 펜스 앞에서 잡혔고, 두 번째 경기에선 두 타석만을 소화해 뭐라 평가할 수 없었습니다.

- 8/31 텍사스전ㅣ이대호, 드디어 침묵을 깨는 2루타

첫 타석부터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한 이대호는 콜 해멀스를 상대로 2루타와 역전 적시타를 기록했습니다. 이전까지 상대 성적은 4타수 무안타.

이대호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지난번 콜 해멀스를 상대로 삼진 세 번 당했다고, 오늘도 삼진당하라는 법 없다. 첫 타석부터 자신 있게 스윙하려 했다.”

- 8/31 텍사스전ㅣ '시즌 16번째 멀티히트' 이대호, 1타점 역전 적시타 

첫 타석 이대호의 자신감은 2루타를 만들었고, 세 번째 타석에선 제구가 흔들리는 해멀스를 제대로 공략해 적시타를 생산해냈습니다.

“해멀스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힘들어 한 것 같다. 제구가 안되다 보니 실투가 나왔고, 멀티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오늘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니, 내일은 조금 편안하게 경기에 뛸 수 있을 것 같다.”

# 02. 카노의 조언, “대호, 심판 판정에 흔들리지 마”

멀티히트라는 좋은 결과를 얻긴 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선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이대호는 강하게 아쉬움을 표출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초구 스트라이크 판정은 두고두고 아쉽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초구에서 말렸다. 해멀스의 제구가 계속 흔들렸고, 무사 만루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나에게는 찬스이고, 해멀스에겐 위기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많이 빠진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했다. 이 초구 하나가 컸던 것 같다. 투수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초구를 스트라이크 주게 되면 변화구를 던질 기회가 주어지는 거다. 타자는 다급해질 수 밖에 없다.”

선수 입장에선 볼 판정 하나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릇된 판정이 타석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죠.

어쩌면 타자 입장에선 당연한 생각입니다. 투수가 제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사 만루. 그런데 빠진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 되려 타자가 흔들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결국, 삼진아웃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더그아웃에 들어와야 했던 이대호. 심판 판정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대호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실로 들어가 확인을 했고, 재차 확인해도 초구는 확실히 빠진 공이었다는 것.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늘 정확한 판정만을 하는 건 아니다. 이것도 야구 일부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이대호를 카노가 부릅니다. 통역 박대준 씨도 함께 말이죠. 이대호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것입니다. 사진상에 박대준 씨는 보이지 않지만, 이대호 선수 앞에서 카노의 말을 통역하고 있었습니다.

카노가 이대호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은 “말리지말라”는 것. 통역 박대준 씨는 카노가 이대호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대호, 심판의 판정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어. 분명 볼이었는데, 주심은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지. 하지만 여기서 말리지 말고, 네 스윙을 해야 해. 그래야 네가 이기는 거야.”

카노의 조언, 그리고 이대호 본인의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 그 결과는 세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나타났습니다. 볼이라고 판정될 수 있는 공이었지만, 주심을 의식해 스윙했고, 적시타로 연결했습니다.

“적시타로 기록된 공도 빠진 공이었다. 주심이 빠지는 공을 스트라이크 판정하면, 그 공도 칠 수 밖에 없는데,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대호의 적시타에 카노는 그 누구보다 기뻐했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땀을 닦는 이대호에게 다시 한 번 말을 건넵니다.

카노의 축하와 격려, 그리고 조언은 ‘바보 친구’ 이대호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생활과 야구를 함에 있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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