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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매서니 감독이 오승환에게 "미안하다"

조회수 2016. 7. 26. 00: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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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널스의 신인 투수 마이크 마이어스는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메이저리그 첫 무대였는데,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1회초 무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고, 그 위기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오른 다저스 곤잘레스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한 것.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실점이 만루 홈런이 됐습니다. 이후 스캇 카즈미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또 허용하며 1이닝에만 6실점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마이어스는 이날 경기에서 1 1/3이닝 동안 2볼넷 1삼진 8피안타 2피홈런을 기록.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던 마이어스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60.75를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신고식 한 번 혹독하게 치른 셈입니다. 마이어스의 호된 신고식은 카디널스에 패를 안겼습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했지만 결국 6-9 패.

# 01. 매서니 감독이 오승환에게 "미안하다"

세이브 상황, 동점 상황, 4점 이상 앞서고 있는 상황, 이제는 3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을 9회에 투입시켰습니다. 마무리의 등판이라고 하기엔 기준이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같은 경기에선 '오승환을 왜 투입시켰을까'하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죠. 

카디널스는 선발이 쉽게 무너져 불펜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3-9으로 크게 뒤지면서 승산이 없을 것 같았던 경기가 7회말 3점을 추가해 추격 의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좀비'라 불릴 만큼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카디널스. 이런 이유가 3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승환을 마운드에 오르게 한 것입니다.

선두타자 그랜달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고, 테일러에겐 볼넷을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했습니다. 포수 로사리오와는 몇 차례 호흡을 맞췄던 터라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오승환은 볼 배합의 문제라기보다는 평소보다 제구가 흔들렸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날 27개의 공을 던지며, 1이닝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오승환은 평균자책점 1.79로 끌어내렸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마운드에서 내려온 오승환에게 매서니 감독이 다가가 무언가를 이야기했다는 사실입니다. 평소 같으면 하이파이브를 하며 "좋아, 좋아"를 외치는 매서니 감독인데, 이날은 땀을 닦으며 물을 마시고 있는 오승환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오승환은 매서니 감독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음을 알렸습니다.

"마운드에 내려오자마자 더그아웃에서 감독이 나에게 다가와 "미안하다.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고, 3점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한 게 미안하다고 했다. 난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괜찮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보던 많은 팬이 의문을 품었던 3점 뒤진 상황에서의 오승환 투입. 모든 상황에 오승한 투입은 부적절해 보였지만, 추격 의지가 있었던 매서니 감독에겐 오승환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기준 없는 등판에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오승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수 기용은 철저히 감독의 권한이다. 오늘 준비 시간이 짧긴 짧았다. 이미 다른 투수가 준비하고 있었고, 갑작스럽게 투입된 건 맞다. 하지만 언제든 경기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등판해서 잘 막아야 하는 게 내 임무다.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02. 살인적인 더위와의 싸움.

사실 오승환은 기준 없는 감독의 경기 투입보다도 무더위에 더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와, 제가 더위라면 내로라하는 대구, 그리고 오사카에서도 뛰어봤지만, 세인트루이스의 더위는 못 따라가네요. 정말 살인적인 더위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웃음)"

해가 지고 경기가 끝나갈 무렵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 현지 시각으로 대략 밤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입니다. 그런데도 오승환의 얼굴과 팔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날씨는 땀으로 샤워하기 충분한 무더위. 화씨 88도(섭씨 약 31도)만 되도 사우나를 하는 것처럼 땀이 주르륵 흐른다는 게 오승환의 설명입니다. 더구나 최근 세인트루이스는 낮은 화씨 100도(섭씨 약 38도)를 웃도는 상황.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도 높을 뿐 아니라, 정말 찜질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푹푹 찌는 날씨입니다.

땀을 닦고,

닦고,

닦아도 멈추지 않는 땀.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의 요즘 날씨는 처음 겪는 더위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리고 "투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장담하지 못하겠다"며 웃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세인트루이스의 무더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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