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칼럼] 흥미로운 슈팅가치 통계로 알아본 유로2016

조회수 2016. 7. 24. 11: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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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칼럼서는 유로 2016 대회의 득점기록에 대하여 간단히 짚어봤고, 2부 칼럼서는 상황별 득점패턴에 대하여 분석해봤다. 마지막 3부 칼럼은 득점 예측 통계 데이터를 통하여, 이번 대회를 빛낸 특정 팀들을 결산하는 시간을 갖겠다.

#xG 데이터

영화 머니볼은 스포츠 데이터를 다뤘다.

스포츠 데이터 하면, 어느 종목이 떠오르는가? 대게 야구를 떠올리기 쉽다. 타율, 방어률 등 축구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수치들을 TV 중계화면과 신문 기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야구와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밀접하냐면,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배경으로 한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개봉할 정도다.

축구는 야구만큼 데이터 분석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지 않다. 그나마 대표적이라고 할 만한 것은 득점률, 패스성공률, 뛴 거리, 뛴 위치(히트맵)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성적과 크게 관련이 없다. 따라서 축구서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은 아이스 하키나 럭비 같은 축구와 성질이 비슷한 스포츠 종목서 따온 공식을 대입하곤 한다.

예를 들면 TSR(슈팅 수와 성적의 상관관계)이나 PDO(‘운’의 작용 정도를 판단) 등이 그나마 축구 데이터 분석자료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더 대표적인 데이터 자료가 있다. 바로 xG 통계 데이터다.

xG 데이터는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슈팅을 했느냐에 따라,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에 대해 점수를 부과한다.

xG 데이터는 슈팅 구역을 위 그림처럼 크게 46가지로 나누고 위치별, 상황별로 슈팅 가치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다. 슈팅가치라 함은 득점가능성을 의미한다. 먼 거리서 슈팅할 경우 혹은 슈팅이 어려운 상황서의 슈팅가치는 낮다. 하지만 골문 가까이서 상대 수비수의 방해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슈팅한다면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가치가 높다.

쉽게 말해, 측면에서의 슈팅보다 중앙에서의 수치가 높고, 먼 거리보다 가까운 위치서의 슈팅 가치가 더 높다.

따라서 어떤 팀 또는 선수가 xG 데이터 수치는 높은데 골수가 적다면, 완벽한 기회서도 결정짓지 못했다는 말이고, xG 데이터 수치는 낮은데 골수가 높다면, 어려운 기회서도 골을 넣었다는 걸 의미한다.

90분당 xG – 각 색깔은 4강 진출팀, 항목 상·하위 4개 팀을 일컬음.

#팀 결산

포르투갈 (9득점/5실점/±4)

짠물 수비의 최고봉이었다. 대회 참가팀 중 상대에 위협슈팅을 가장 적게 내줬다. 전형적인 4-3-3 포르투갈 축구를 펼치는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이 그리스 대표팀을 이끌었을 당시의 아쉬움을 자국 대표팀서 시원하게 털어냈다.

포르투갈 전체 허용 슈팅 - 수비 데이터

포메이션의 변화를 가져갔지만, 여전히 팀의 핵심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파괴력이었다. 마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서 카를로스 비야르도 감독이 디에고 마라도나를 대한 것처럼 호날두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특히 호날두가 수많은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정작 위협적인 슈팅은 적었다는 게 아이러니하고 이러한 사실은 그들에게 엄청난 행운이 뒤따랐음을 증명한다.

실제로 예측 데이터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화력은 8강급 전력이다. 그들은 16강 크로아티아전서 연장 후반 117분 히카르도 콰레스마의 극적 골로 가까스로 이겼고 이어진 8강 폴란드전서는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솔직히 5실점이나 내준 것 또한 짠물 수비라 부르기엔 모호한 감이 없잖아 있다.

프랑스 (13득점/5실점/±8)

경기 결과만 빼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된 건,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조촐한 수비진이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공격에서 나타났다. 득점지역서 위협적인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프랑스는 안정된 수비로 상위에 안착했다. 물론 수비도 완벽하진 않았다. 세트피스 수비가 체계적이지 않아 불안감을 노출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프랑스가 제 몫을 해낸 건, 아이슬란드를 제물로 삼은 이후다. 선수단은 자신감을 가졌고 이 기세로 흔들리는 독일을 잡았다. 문제는 부풀려진 그들의 경기력이 결국 결승전서 드러났다는 거다.

웨일스 (10득점/6실점/±4)

웨일스는 굉장히 다양한 득점 분포도를 갖췄지만 결정력이 탁월했다. 반면, 수비는 조금 아쉬웠다.

수비축구를 펼치며 역습을 노렸다. 5백을 기반으로 측면과 수비진 앞 공간에서의 슈팅을 모두 차단했다. 하지만 P.T.A(Prime Target Area) 중앙 지역서 슈팅을 허용하며 생각보다 많은 실점을 내줬다. 웨일스로선 센터백의 활약이 아쉬웠다. 웨일스 선수들이 상대의 많은 슈팅을 막아냈음에도 수비 데이터 상위권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다.

흥미로운 건, xG 데이터가 웨일스의 공격도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웨일스는 무려 10골이나 기록하며 프랑스 다음으로 이번 대회 많은 골(득점 2위)을 터뜨린 팀이다. 이 말은 득점 가능성이 적은 위치에서 웨일스가 득점했다는 말이다. 확실히 가레스 베일, 할 롭슨-카누 같은 공격자원의 능력은 출중하다.

독일 (7득점/3실점/±4)

독일은 P.T.A 지역서 많은 유효슈팅을 가져가며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기대에 걸맞은 화력을 뽐내진 못했다.

담백했다. 효율적인 축구로 4강에 올랐다.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였다. 프랑스를 상대하기 전까지 1골만 내줬다. 그것도 이탈리아에 내준 PK 실점이었다.

그러나 많은 공격 시도에 비해 득점력이 아쉬웠다. 독일은 4강에 오르는 동안 결승에 오른 포르투갈(유효슈팅-39개)과 프랑스(유효슈팅-43개) 다음으로 가장 많이 확실한 득점기회(유효슈팅-37개)를 잡았고 유효슈팅을 날렸으나,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좌절했다.

프랑스와의 4강전서 마츠 훔멜스(경고누적)와 사미 케디라, 마리오 고메스(부상)가 결장하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베네딕트 회베데스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이탈리아 (6득점/2실점/±4)

’극도의 효율축구’, ‘효율축구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탈리아는 경기당 9.4개라는 적은 슈팅을 쏘아댔다. 이마저도 박스 밖 슈팅이 많았다. 이는 러시아와 알바니아에도 뒤지는 수치다.

이탈리아 전체 슈팅 - 공격 데이터

그러나 P.T.A 지역서의 골 결정력이 탁월했고 수비력도 뒷받침되었다. 비록 팀은 8강 승부차기서 독일에 패했지만, 이번 대회 가장 위협적인 팀이었다.

잉글랜드 (4득점/4실점/±0)

결정력 부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공격수들은 대표팀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분석 = 전주대학교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경기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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