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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최종병기 플란데, 삼성의 악몽을 끝낼까?

조회수 2016. 7. 23. 16: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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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팅리포트]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요한 플란데

삼성 라이온즈의 2016시즌은 깨지 않는 악몽과도 같다.  지난 7월 10일엔  창단 첫 10위라는 수모를 겪었고 이후에도 여전히 최하위권을 맴돌며 좀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팀 전력이 전반적으로 붕괴된 가운데 삼성 제국을 일군 주요 동력인 선발진 역시 부진하다.(선발 ERA 5.73 리그 8위)

선발진 부진의 주 원인은 외국인 투수들의 실패다. 평작 수준이었던 지난 시즌만 해도 삼성 외국인 투수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합산치는 5.67(피가로 3.12, 클로이드 2.55)이었다.

하지만 87경기를 치룬 올 시즌엔 WAR 0.77(웹스터 0.79, 레온 0.06, 벨레스터 –0.08)에 그치고 있다. 단순 비교를 해도 외국인 투수진에서만 4~5승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삼성은 웹스터 교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웹스터를 대신해 새로 영입한 투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3승을 거둔 요한 플란데(총액 30만 달러)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웹스터의 경우 반등의 여지가 남아있었지만 오른쪽 종아리 부상 회복이 더뎌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예년이라면 웹스터의 복귀를 기다릴 여유가 있었을  삼성이지만, 올 시즌 삼성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경기 내외의 악재로 고전하는 팀을 구해야 할 플란데의 어깨가 무겁다.

History

요한 플란데의 프로필

도미니카 출신의 요한 플란데는 2004년 18살의 나이로 계약금 1만 달러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05시즌 루키 리그 레벨의 도미니카 서머 리그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07시즌까지는 같은 리그에서 쭉 활약했고  08시즌에도 여전히 루키 리그인 걸프 코스트 리그에서 뛰었다.

그의 도약은 09시즌부터 였다.  루키 리그에서 좋은 성적(05-08시즌 50경기 16승 10패 ERA 2.35)을 거둔 플란데는 09시즌 하이A로 승격되었고, 시즌 중반에는 AA로 승격되어 퓨처스 게임(마이너 리그 올스타 경기)에도 등판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시즌 이후 플란데는 필라델피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0시즌 AA에서 더 발전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필리스는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플란데를 포기한다. 방출된 플란데를 영입한 팀은 애틀란타였다. 플란데는 이후  3시즌을 AAA에서 뛰었지만 애틀란타 역시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주진 않았다.

13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플란데는 콜로라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14시즌 6월 25일 마침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데뷔전 성적 5이닝 4실점 4삼진 1볼넷 vs 세인트루이스) 하지만 이후 메이저리그 성적(통산 3승 9패 ERA 5.15)은 신통치 못했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출장은 단 2경기에 그쳤다.

15시즌 플란데의 선발 등판 영상

피칭 Style

피칭 스타일

플란데 프로 통산 주요 기록

플란데는 싱커를 주무기로 하는 땅볼형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비율이 58.3%로 상당히 높다.(16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땅볼% 45%)

플란데의 싱커는 평균 90마일(144.8km)로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그 때문인지 메이저리그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구종은 아니었다.(통산 피OPS .805) 하지만 땅볼 유도라는 목적은 효과적으로 달성했다.

싱커의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비율은 62.3%에 달했다. [스탯캐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15-16시즌 싱커의 타구속도는 91마일로 살짝 높은 편이었지만 타구 각도는 2.7도로 낮았다.

싱커 이외의 레퍼토리로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있다. 유망주 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 거의 유일하게 통한 구종이었다. 15-16시즌 타구속도는 85마일로 좋은 타구를 많이 내주지 않았다. 반면 슬라이더는 썩 위력적이지 못했다.(메이저리그 통산 피OPS 1.015) 

플란데는 우타자에게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 피OPS는 .658에 불과했던 반면, 우타자 피OPS는 .866이나 되었다. 체인지업이 상당히 좋음에도 우타자에게 약점을 보인 것은 그의 주무기인 싱커가 우타자에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탯캐스트]데이터에 따르면 15-16시즌 싱커의 좌타자 타구속도는 88.6마일이었던데 반해 우타자 타구속도는 92.3마일이었다. 타구각도 역시 좌타자는 –1.27도로 낮았지만 우타자는 4.04도였다.

그의 싱커는 좌타자에게 63.1%의 땅볼을 이끌어내고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는 .226를 기록한 반면 우타자에겐 땅볼% 56.6%와 BABIP .304를 기록했다.  

한편 플란데의 다른 강점은 안정된 제구다. 보통 구속이 빠르지 않은 투수들이 마이너리그에서는 낮은 BB/9을 기록하다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외곽을 노리는 투구로 볼넷이 폭증하는데 반해 플란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BB/9 3.02) 

선발 경험은 풍부하다. 올 시즌엔 1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구원으로 등판 했지만, 통산 300경기 중에 210경기를 선발로 출장했다. 건강 역시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 비교

플란데와 로페즈의 기록 비교

 2009시즌 KIA 타이거즈의 깜짝 우승을 이끈 로페즈는 KBO리그 사상 가장 뛰어난 싱커볼러 중 한명이다. 로페즈의 성공 이후 한때 외국인 싱커볼러 영입 바람이 불었을 정도다.

하지만 로페즈 이후 영입된 대다수 외국인 싱커볼러들은 KBO리그에서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 했다. 사실 로페즈의 성공은  단순히 싱커볼러가 아닌 140km 후반대 싱커를 구사하는 “고속 싱커볼러”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플란데 역시 “고속 싱커볼러”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KBO리그가 새롭게 접하는 유형의 투수다. 바로 “좌완 싱커볼러”다. 지금까지 싱커를 구사하는 좌완 외국인 투수들은 간혹 있었지만 플란데처럼 싱커를 주무기로 쓰는 이는 거의 없었다. 

 외국인 투수는 아니지만 비슷한 유형으로 두산 유희관이 있다. 유희관은 130km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 구속(2016시즌 약 129km)으로도 뛰어난 제구와 싱커를 앞세워 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유희관이 통한다면 플란데 역시 통할 가능성이 있다.    

체크 포인트

플란데는 류중일 감독이 선호하는 강속구 투수와는 거리가 먼 유형이다. 효과적으로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싱커는 가졌지만 구속/구위의 한계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생존하지 못했다. AAA에서도 ERA 3점대 시즌이 없을 정도로 평범한 성적에 그쳤던 투수다. 

플란데가 연착륙하기 위한 가장 큰 조건은 메이저리그 우타자들을 공략하는 데 실패한 싱커가 KBO리그 우타자들에게 통하느냐이다. 우타자를 상대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투수가 선발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비중을 좀 더 늘리는 방안도 염두에 둘만 하다. 무엇보다 우타자 공략 성공이 가장 중요한 열쇠다.

두 번째 조건은 삼성의 내야 수비다. 당연한 얘기지만 싱커볼러에게 내야 수비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이번 시즌 삼성 내야진은 전체 타구 중 89.27%를 아웃으로 처리했는데 이는 리그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 기록만 보면 다소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병살처리%는 47.5%로 리그 3위였다. KBO리그에서는 수비 능력을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 후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 KBO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형의 외국인 투수는 강력한 구위를 가진 강속구 투수다. 물론 기교파 투수의 성공 사례도 간혹 있지만 아무래도 확률이 떨어진다.

압도적인 구위의 속구는 리그를 막론하고 통하지만 제구력이나 무브먼트 같은 요소는 리그별 차이가 있고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승에 목마르던 시절 삼성이라면 비용에 대한 큰 고민없이 검증된 강속구 투수를 데려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제일기획 시대 삼성이 추구하는 것이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야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올 시즌 마지막 외국인 카드인 플란데의 성공이 절실해 보인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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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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