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어려움 극복한 김현수, "(이)대호 형의 말이 큰 도움됐다."

조회수 2016. 5. 31. 13: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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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은 볼티모어 김현수에게 특별한 한 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6경기 연속 선발 출장에 매 경기 할 몫을 다해줬고, 벅 쇼월터 감독의 생각도, 계획도 바꿔놓았습니다. 김현수의 입지에 변화가 생기고, 감독의 입장(언론을 통한 발언)도 바뀐 기간은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10여 일 만에 홈으로 돌아온 김현수. 그를 맞이하는 볼티모어 팬들은 어땠을까.

홈에 돌아오니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전, 선수 소개하는 시간에 ‘현수 킴’이 호명되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몸 풀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그를 보며 “킴! 킴! 킴”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팬들의 반응에 김현수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 01. 김현수, “ML와서 처음 상대한 너클볼 진짜 지저분했다.”

6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 이날 그가 상대한 투수는 너클볼 투수 스티븐 라이트였습니다. 첫 번째 타석에선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너클볼을 밀어친 타구가 좌익수에게 잡히면서 물러났습니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3회말. 이번엔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김현수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투수를 바라보며 타석을 내려오는 김현수의 표정은 마치 ‘어떻게 저런 볼을 던지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김현수는 “너클볼을 처음 상대했는데, 많이 지저분한 것 같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영상을 많이 봤는데, 실제 타석에 올라 경험해보니 정말 지저분했다.”라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만큼 치기 힘든 공이었음을 의미합니다. 

김현수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스티븐 라이트의 너클볼이 얼마나 지저분했는지가. 김현수는 “너클볼도 처음 상대했지만, 라이트의 제구도 좋았다.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앞으로 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김현수는 정말 지저분하다는 말로 너클볼이 위력적이었음을 알렸다. 하지만 김현수는 스티븐 라이트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했다. 7경기 연속 출루. 

비록 이날 김현수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하며 안타를 생산해내지 못했지만,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8회 선두 타석에 오른 김현수는 라이트의 너클볼을 밀어쳤고, 좌측 파울 선상을 아깝게 벗어났습니다. 파울이었지만, 타구 질이 좋았습니다.

안타로 기록되지 않았음에도 벅 쇼월터 감독이 박수를 보낼 만큼의 질 좋은 타구였습니다. 

이날 처음 상대해 본 너클볼. 김현수는 “이날 경기를 통해 공부도 됐지만, 경기에 나가면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게 선수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이날의 경기를 총평했습니다.

# 02. 김현수, “(이)대호 형의 말이 진짜 큰 도움됐다.”

시작이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홈 개막전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은 유일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당당히 타석에 오릅니다. 그래서 그가 날린 메이저리그 첫 홈런은 많은 야구 팬의 가슴을 적셨습니다.

경기가 열리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현수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하지만 적은 기회에서 실력을 보여주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 같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김현수는 “글쎄요…”라고 잠시 생각하는 것 같더니, 곧바로 말합니다.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겨내자! 이겨내자고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덧붙여 말합니다. “기회를 완전하게 잡았다는 생각은 아직 없어요.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고. 미래는 알 수 없으므로 지금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뿐입니다. 다만 지금은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부여받고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힘들다는 생각보단, 이겨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는 김현수. 그 뒤에 흘린 땀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는 이제 서서히 진가가 드러날 것입니다.

김현수는 인터뷰 내내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 선수를 언급했습니다. 정말 고마웠고, 큰 도움이 됐다면서 말이죠.

“지난 중순쯤(한국 시간으로 5월 18일~20일) 시애틀하고 경기가 있었을 때, 대호형이 왔었죠.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 진심으로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형 얘기를 들으면서, 힘을 정말 많이 얻은 것 같아요. 평소에도 많은 분이 격려의 말을 해주시지만, 그날 대호형이 해준 말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어떤 말을 들었기에 이처럼 강조를 하느냐는 질문에 “너 자신을 믿어라. 자신감 갖고 즐겁게 하라는 게 주된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직접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 정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정말.. 정말..(강조)”

타국에서 만나 듣는 한국 프로야구 선배의 조언, 그리고 공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홈런치고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팬들의 가슴을 더 짠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하니, 김현수는 살짝 미소 띤 얼굴로 말합니다.

“저 진짜 잘 웃는데, 화면에서는 그 모습을 안 보여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팬들이 걱정했던 것 같고. 평소에도 정말 잘 웃고,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현수는 현재 아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가 볼티모어로 넘어 온 지 꽤 됐다고 알리며, 아내가 있었기에 심리적으로 더 안정된 것도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에 정말 집중하고,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야구는 매일 하는 거니까. 그리고 계속해야 하는 거니까.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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