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따스함을 전합니다.

조회수 2016. 5. 25. 09: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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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보여줄 수 없었던 감동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폭발물 소동으로 인해 17일로 연기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본머스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15일에 모든 경기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FA컵 결승전이 남아있었기에 2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FA컵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프리미어리그 모든 팀은 시즌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물론 여자 프리미어리그격인 우먼스 슈퍼리그는 진행중이지만요. 이번 시즌에도 수많은 경기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네요.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었던 퍼포먼스보다는 그 뒤에 만났던 인간적인 선수들의 모습들을요. 보여지는 것과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거나 비슷한 부분과 그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 시즌 동안의 모습을 짧은 글로 제대로 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즌을 마무리하며 보여지지 않았던 선수들의 모습을 세상에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시즌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감동의 모습을……

첫 인상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때로는 큰 실수를 가져오는지는 시간이 지나서 느낄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실수를 경험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첫 인상은 좋았다가 알아가면서 실망스러워지는 경우와 처음 이미지는 별로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멋진 모습으로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한결같은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후자인 경우의 선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차갑고 시크한 이미지였기에 가까이 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을 경험하면서 그건 나의 편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표정 한 것 처럼 보이지만 만나는 순간에는 미소를 지으며 어떤 질문에도 성실히 답해주는 선수이자 그러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지난 12월 28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원정경기 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먼저 믹스트존으로 나와서 인터뷰를 마쳤어요. 그리고 믹스트존에서 이청용 선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때 기성용 선수는 밖에 계신 나이드신 어르신을 보자 먼저 나와서 어르신 팬께 “추운데 오셨네요. 감사합니다.조심해서 들어가세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 준 후에 다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후에 다시 이청용 선수와 함께 나와서 팬들에게 사인과 더불어 사진 촬영을 해 주었습니다. 추위에 기다리시는 어르신 팬들을 위해 먼저 팬서비스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배려에 대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소연 선수가 언론에서 밝힌 적이 있듯이  지난해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기 전에 식사를 사주며 부상없이 잘 다녀오라고 응원하기도 하며, 월드컵 기간 중에 지소연 선수가 다리 부상으로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했을때는 “잘했어.수고했어.건강 잘 챙겨”라며 격려의 메세지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윤석영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도 먼거리를 마다않고 런던에 와서 위로와 격려를 하며 직접 동생들을 챙기는 등 알게 모르게 영국에서 동생들에게 자상한 형이자 오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도하고 강하다는 나의 편견을 깨뜨려 준 선수였습니다. 알면 알수록 자상하고 배려심이 깊은 선수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캡틴이자 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인 기성용 선수입니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제목은 상록수입니다. ‘상록수’는 사철내내 잎이 푸른 소나무같은 나무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주로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람을 이야기할 때 이 표현을 자주 쓰곤 합니다. 바로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아도 강한 햇살을 맞아도 변함없는 소나무와 같이 한결같은 선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선수들이 많겠지만요.

경기를 뛰고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날이나 교체되어  짧은 시간을 뛰는 날이나 하물며 벤치에만 앉아 있는 날에도 팬들을 마주하면 언제나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인도 해줍니다. 수많은 경기를 보러 갔음에도 단 한번 예외없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끝까지 웃으며 팬서비스를 해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번은 맨체스터 원정 경기후에 선수단 버스에 탔는데 밖에서 팬들이 기다린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다시 내려와서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 뿐만 아니라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전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 감동적이었어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볼튼에서 활약할 때, 런던에서 팬이 응원을 왔는데 경기 후에 날이 추우니까 맨체스터역까지 자신의 차로 데려다 준 적도 있다는 이야기를 그 팬에게 직접 들은적도 있어요.

 또한 언제나 기자들이 원할 때면 인터뷰를 해주는 매너를 보여줍니다.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또한 경기장을 나오면 어떤 상황에서도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아요. 처음 그의 이야기를 들었을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늘 변함없이 한결같은 선수입니다. 많은 우여곡절 가운데서도 팬들을 먼저 생각하며 한결같이 따뜻한 그 선수가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이자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의 이청용 선수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베스트셀러 중에 ‘긍정의 힘’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긍정적인 마인드가 이 땅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자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선수를 만날때마다 긍정의 에너지를 얻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제가 경험한 바로는 늘 긍정적인 마인드에 좋은 인성을 가진 선수입니다.

부상과 여러가지 상황때문에 QPR에서 경기를 뛰지 못할 때 였습니다. 함께 식사할 기회가 있었어요. ‘요즘 어때? 많이 힘들지?’ 하고 묻자 “힘들다기 보다는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분명히 기회는 오겠죠.”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 순간이 힘들어서 포기하기 보다는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위해서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선수입니다. 

강등권 팀인 찰튼으로 임대를 왔을때도 ‘강등권 경쟁을 하는 팀이고, 팀분위기도 안 좋은데 이 팀에 온거 괜찮아?’하고 내심 걱정스러운 듯이 묻자 “제가 열심히 하면 되죠. 일단 제가 뛸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요. 어떤 목표보다는 그냥 최선을 다해서 뛰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새로운 기회가 오겠죠.”라며 미소를 보였습니다. 오늘 현실이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내일은 기회가 올거라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오늘을 준비하는 선수가 바로 국가대표 윙백이자 찰튼에서 뛰는 윤석영 선수입니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 뒤에 ‘ ~라고 하면서도 미루게 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을 붙여서 좌우명이라고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발표한 친구가 있었어요.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냥 웃을일이 아니라 나의 삶속에도 만연해 있는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학창시절에도 하고 싶은 일들 때문에 공부를 미루며 입시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현재에도 오늘의 편안함때문에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네요.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선수가 있습니다.

레버쿠젠 바이아레나 스타디움에서 만났을 때 유창하게 독일어를 구사하는 모습에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축구 선수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의사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축구만큼이나 열심히 언어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지난 해 여름 독일에서의 좋은 활약을 보이다가 영국 런던에 있는 팀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많은 이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던 이적이었지요. 과연 언어가 달라서 잘 적응할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특별한 이벤트 때문에 토트넘 트레이닝센터를 방문해서 만날 일이 있었어요.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안 팀동료인 케인과 편안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과 나아가서 토트넘 TV직원과 통역없이 영어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도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 선수가 영국에 온 지 얼마 안되었는데 영어로 인터뷰하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았어요. 언어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어요.

물론 선수들은 축구를 잘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축구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게 팀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축구 선수로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가 바로 국가대표 공격수이자 토트넘의 공격수인 손흥민 선수입니다.

‘This is the moment(지금 이순간)’이라는 흥행뮤지컬의 OST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지킬 앤 하이드’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OST였어요. 그 뮤지컬은 인간의 이중적인 삶과 내면에 있는 이중성인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어요. 그렇기에 ‘지킬 앤 하이드’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선수를 볼때마다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이중적인 모습은 바로 당당함과 겸손입니다.

어떤 선수나 그라운드 안과 밖의 모습이 다르겠지만 제가 경험한 이 선수는 정말 다릅니다. 경기장 안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화이팅이 넘치게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동료들에게 소리도 치고, 심판에게 어필도 합니다. 동료들과 언쟁도 하고 상대선수에게 인상을 쓰기도 합니다. 주눅들지 않고 악착같이 경기를 해 나갑니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한없이 착하고 겸손한 친구입니다. 지난 시즌에  ‘올해의 선수상도 받고 최고야.’했더니 “동양에서 온 작은 선수가 열심히 하니까 선수들이 그냥 뽑아준 거에요. 잘하는 선수들 많아요.”라고 대답을 하였고, 재계약을 마친 후에 ‘팀에서 최고대우 해 준다기도 하고 선수들도 너랑 꼭 뛰고 싶다는데 네가 잘하니까 그런 일이 생기는거야.너 참 대단해.’하니까 “팀이 성적이 좋았고, 저를 좋게 봐주는 거에요. 동료들도 열심히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요.더 잘해야죠. 그리고 저보다는 성용오빠나 청용오빠 그리고 석영이랑 흥민이가 더 대단하죠.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일인데 그걸 해내잖아요.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라며 자신이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남자 프리미어리거들이 훨씬 대단하다며 그 선수들을 칭찬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가식적으로 하는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3년여의 시간을 지켜보면서 늘 한결같이 겸손하며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란 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언제나 화이팅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최고의 위치에 올랐을 때에도 충분히 자랑할 만해도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바로 여자 국가대표 에이스이자 첼시레이디스 10번인 지소연 선수입니다.

참고로 모든 선수들이 팬들에게 잘하고 성실합니다. 그 중에서 그 선수들의 핵심적인 모습만 제한된 공간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기성용 선수를 통하여 무심코 지나치고 있었던 편견에 대해 생각하며 그 틀을 깰 수 있었고, 이청용 선수를 통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음에 대하여.. 그리고  윤석영 선수를 통해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져야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손흥민선수를 통해서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미리 준비하는 삶 그리고 지소연 선수를 통해서는 어떤 위치에서도 겸손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멋진 실력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그들의 모습도 좋지만 저에게는 그 선수들의 그라운드 밖에서의 모습들이 더 좋았습니다. 나아가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물론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실력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선수 이전에 한 인격적인 사람의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지는 퍼포먼스 때문에, 가끔씩 경기장 밖에서 보여지는 순간의 모습 때문에 비판과 칭찬이 엇갈릴 때가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 보여준 우리나라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성적은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은 자신들을 위하여 그리고 팬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고, 지금 이순간까지 달려왔습니다. 또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의 현재의 결과를 놓고 평가하며 비난과 비판의 마음을 전할 것이 아니라 보여줄 수 없었던 그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기억하며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 시즌에 그 선수들이 어떤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시즌에도 그랬듯이 자신과 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리며 노력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그라운드밖에서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안에서도 멋진 퍼포먼스와 감동을 주길 기대합니다. 그렇게 되길 응원합니다. 

“한 시즌동안 수고했습니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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