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 코리언리포트]4번 타자 박병호와 강정호, 그리고 일본 타자

조회수 2016. 5. 21. 11: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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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이 히데키 이후 맥이 끊긴 일본 4번 타자, 한국은 박병호, 강정호가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가

부상에서 돌아온 강정호(29)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최근에는 3경기 연속 4번 타자로 기용됐습니다.

4번 타자로 3경기 타율이 1할8푼2리로 약간 떨어졌지만 1홈런에 3타점으로 생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복귀 후 시즌 11경기에서 5홈런 11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클린트 허들 감독은 올해 종종 4번에 강정호를 기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팀의 최고 타자인 앤드루 매커친을 2번에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변화에 아주 익숙한 허들 감독은 스탈링 마르테와 강정호를 저울질해가며 4,5번에 번갈아 기용할 계획입니다.


KBO에서 3,4번을 치던 강정호와 박병호는 최근 피츠버그와 미네소타의 4번 타자에 종종 기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타자로 4번 타자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Pitts SNS


그런데 강정호에게 4번이 아주 낯선 자리만은 아닙니다.

MLB 루키이던 지난 시즌에도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27경기에 4번에 기용했습니다. 그 중에 26번이 선발 출전이었으니 기대를 갖고 맡긴 자리였습니다. 그 27경기에서 강정호는 2할7푼3리에 3홈런 14타점에 2루타 3개, 3루타 1개 등으로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특히 클러치 능력이 탁월한 강정호이기에 이 정도의 펀치력을 계속 과시한다면 4번에 붙박이로 자리할 가능성도 보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4번에 꾸준히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타자는 바로 박병호입니다.

박병호는 지난 5월16일(이하 한국시간) 처음 4번 타자로 기용된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그 후 3경기 연속 4번에 기용됐지만 전체적으로 최근 슬럼프 기운을 보이면서 4번으로 뛴 4경기 성적은 2할1푼1리에 홈런, 타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박병호는 9홈런으로 팀내 1위이며 15타점은 미겔 사노(19타점)에 이어 팀 2위입니다. 1점짜리 홈런이 8개나 되는 바람에 타점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한 방의 펀치력은 데뷔 첫 달에 이미 인정을 받았습니다.

박병호는 단일 홈런 최다 비거리 부분에 5위(142미터)에 이름을 올렸고, 평균 비거리 역시 5위(128.4미터)입니다. MLB 전체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장타 비거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상대 투수의 견제와 연구가 심해지고 있지만 박병호 역시 적응력이라면 누구에 뒤지지 않습니다. 강속구와 변화구에 눈이 점점 익으면 거포 본능을 꾸준히 과시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번 타자 최희섭과 추신수


MLB에서 처음 4번 타자에 기용됐던 한국 선수는 최희섭(37)입니다. 통산 20경기, 그 중 15번 선발 4번 타자로 나선 최희섭은 1할9푼3리에 1홈런 4타점 9볼넷과 18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02년 9월 12일 몬트리올전이 자신의 첫 4번 출전이었습니다. 당시 만 23세 루키로 9월 로스터 확장 때 처음 빅리그에 승격된 최희섭은 새미 소사의 3번에 이어 4번으로 나섰는데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빅리그에서 가장 많이 4번 타자로 나선 한국 선수는 추신수(34)입니다.

추신수는 2008년 클리블랜드 시절 한 경기에 4번에 나선 후 2009년 무려 85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했습니다. 2009년 4번 추신수는 눈부셨습니다. 4번 타자로 3할1푼3리에 12홈런과 58타점을 기록했습니다. 2009년 추신수는 20-20-300 즉 20홈런-20도루-3할 타율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정도였습니다. 통산 87경기(86선발 출전)에 4번 타자로 기용된 추신수는 3할1푼에 12홈런, 58타점 그리고 2루타 24개, 3루타 2개, 11도루를 기록했습니다. 볼넷도 44개를 얻어(삼진 88개) 4번 타자로 출루율이 3할9푼8리였습니다.


4번 타자에 종종 이름을 올리는 강정호와 박병호는 갈수록 4번에 중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입니다.


마쓰이와 일본 4번 타자


지금까지 MLB에서 4번 타자로 가장 많이 뛴 동양 타자는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입니다.

2003년부터 10년간 빅리그에서 뛴 마쓰이는 총 1236경기에 출전했는데 그 중에 4번 타자로 뛴 것이 210경기였습니다. 205경기가 선발 출전이었습니다. 4번 타자로 성적은 2할6푼7리에 24홈런 128타점으로, 홈런은 상대적으로 많이 않았지만 타점 생산력은 괜찮았습니다.


마쓰이 히데키를 제외하면 일본 타자 중에 4번 타자 역할을 한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데뷔 첫 해 18개의 홈런으로 여전히 동양계 타자 루키 홈런 기록을 보유한 조지마 겐지는 462경기를 뛰었지만 4번 타자는 한 타석도 없었습니다. 이치로 스즈키가 8번 4번 타자 기록이 있는데 모두 대타였고 선발 출전은 없습니다.

일본 선수 중에 두 번째로 4번에 많이 선발 출전한 선수는 신조 쓰요시였습니다. 빅리그 303경기에서 신조는 23번 4번 타자로 나섰는데 그 중에 선발 출전은 15경기였습니다. MLB 672경기를 뛴 다구치 소가 4번으로 나선 경기가 32번이 있지만 그 중에 31번이 대타 혹은 대수비 출전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4번의 의미는 없습니다. 596경기를 뛴 후쿠도메 고스케는 7경기 4번 타자 기록이 있는데 그 중에 선발 출전은 3경기였습니다. 630경기를 뛴 마쓰이 카즈오도 4번 타자로 4경기 나섰지만 3번이 대타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본 출신 타자 중에는 마쓰이 히데키가 유일하게 4번으로 중용된 경우고 나머지 선수는 전혀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 타자 역시 추신수가 한 시즌에 집중적으로 4번이 기용됐을 뿐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63명의 빅리거를 배출했고 한국 출신은 22명입니다(출생국 기준). 그만큼 많은 일본으로 일찍부터 많은 프로 출신 선수들이 진출했지만 거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MLB에서는 이제 ‘동양 야구에서 파워는 한국 타자’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강정호가 그것을 보여주었고 박병호가 입증을 했습니다. KBO 출신과는 다르게 마이너를 통한 빅리그 진출이었지만 과거 최희섭과 추신수 역시 파워를 과시했습니다.

스카우트나 구단 관계자, 에이전트도 입을 모아 한국 타자의 파워를 이야기합니다. 올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8명씩이 빅리그에 이름을 올렸는데 한국은 타자가 6명, 투수가 2명이고, 일본은 정반대로 투수가 6명, 타자가 2명입니다. 그 두 명의 타자도 이치로와 아오키 노리치카로 발 빠른 외야수 유형입니다.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 등은 전혀 다른 파워 히터들입니다.


한국 타자들의 파워가 빅리그를 놀라게 만드는 가운데 '코리언 4번 타자'들이 MLB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입니다.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 baseball,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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