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전직 히어로 이현승-오재일, 두산을 지킨다.

조회수 2016. 5. 17. 11: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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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두산 베어스편 - 오재일, 이현승, 허준혁

‘전력 강화’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내부 자원에게 투자하여 능력을 향상시키는 ‘육성’이 첫 번째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을 키우는데 드는 시간과 자금, 추가로 필요한 인내심의 양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는 경우 타 팀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를 영입해 단숨에 전력 상승을 이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FA시장의 승자가 누구였는지를 떠올려 보자.) 이러한 ‘교환’과 '선택'의 결과가 어느 쪽의 승리인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준다.

성적 향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 상대와 바꿔들었던 하나의 패가 승부를 좌우한다! 새로 연재할 <신의 한 수> 시리즈에서는 FA 이적,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 중 마침내 소기의 목적대로 빛을 발하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진짜 마무리’ 이현승

이현승 없이 2015 미라클 두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진: 두산 베어스)

2015 프로야구 패권을 차지했던 두산 베어스.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루는 만만치 않은 일정에도 정상에 올라섰다. 기적 같은 두산의 행보는 이전 시즌과는 달리 확실한 ‘클로저’의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두산이 한 단계씩 뛰어올랐던 순간마다 이현승의 존재는 빛났다 . 각 시리즈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늘 그의 몫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믿음직한 이현승이었지만 그가 프로 데뷔부터 두산 선수였던 것은 아니다.

이현승은 2010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 전해 13승을 올리며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성장한 그는 금민철+10억의 조건으로 두산에 영입됐다. 확실한 왼손 선발을 필요로 했던 두산의 사정과 미래와 운영자금이 절실했던 히어로즈의 사정이 합작한 결과였다.

하지만 당장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2010시즌에는 46경기(77.2이닝)에 등판하여 3승 6패  ERA 4.75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선발 등판은 11회에 그치며 일각에선 교환 대상이던 금민철(선발 23회, 120.2이닝 6승 ERA 4.40)이 아깝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2011 시즌 종료 후엔 상무에 입대하며 ‘10억 군인’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생겼다. 전역 한 후에는 토미존 수술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14년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평범한 중간 계투의 성적에 그쳤다. (3승 3패 15홀드 ERA 5.07)

2015시즌의 시작도 순탄치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감으로 낙점받았지만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개막 후 두 달간 결장했다. 그 사이 젊은 왼손 투수 진야곱, 허준혁 등이 그의 공백을 지우기 시작했다.

6월 9일에야 모습을 드러낸 그는 LG전에 시즌 첫 홀드를 챙기며 계투요원으로 복귀를 신고했다. 시즌초 마무리 윤명준의 부진이 이어지며 자연스레 마무리로 자리잡은 이현승은 정규시즌 동안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최종 성적 46.2이닝 3승 1패 2홀드 18세이브 ERA 2.89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세부 지표인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3.23, WHIP(이닝당 볼넷과 안타) 1.18로 좋았다. WAR 역시 1.22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몇 년간 뒷문 불안에 시달렸던 두산 마운드의 든든한 자물쇠가 된 셈이었다.

그리고 이현승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그 빛을 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친정팀 넥센을 상대로 1승 2세이브를 챙기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다소 흔들렸다.

삼성과의 1차전에선 1루수 오재일의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되었고, 3차전과 4차전에서도 피로 누적의 영향인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5차전에선 니퍼트의 뒤를 이어 등판하여 승리를 지켰다. 포스트시즌 총 9경기에 등판하여 13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0'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가을의 기적을 매조지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의 마무리는 이현승이다. 5월 15일 기준 1승 무패 8세이브 ERA 2.60을 기록하며 부동의 마무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부 지표에서도 지난해와 대동소이한 FIP(2016년 2.85)과 WHIP(2016년 0.98)을 기록하고 있다.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독주 채비를 갖춘 두산인 만큼, 마무리 이현승이 1위 수성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 ‘터졌다 유망주’ 오재일

이제는 주전 1루수. (사진: 두산 베어스)

지난 4월 두산의 ‘좌타 거포 1루수’ 오재일의 방망이가 뜨거웠다. 올시즌 0.431의 타율과 1.187의 OPS를 기록하며 김현수의 공백은 물론 외국인 타자 에반스의 초반 부진마저 완벽하게 메꾸는 활약이었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된 오재일은 2009년 히어로즈 선수가 된 후 1군보다 2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2012년엔, 시즌 24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이성열의 반대급부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좌타 거포’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2년 간 큰 활약은 없었다.

오재일이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2015 시즌부터였다. 총 66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89, OPS 0.981을 기록했다. 비록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실책을 범하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기 했지만, 준수했던 수비에 공격력이 더해지자 그의 존재감은 더이상 감출 수가 없었다.

2016년, 4월 한 달 동안 두산을 넘어 리그에서 가장 ‘핫’했던 타자 중 한명이 바로 오재일이었다. 하위타선으로 시작했던 오재일은 1군에서 말소되기 전인 5월 5일까지 74타수 29안타 5홈런 타율 0.392 OPS 1.139 WAR 1.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현수가 떠난 후 확실한 타자의 존재를 필요로 하던 두산에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BABIP 0.414, wRAA 11.34로 두산 내에서 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도 득점 생산력이 정상권인 타자임을 알 수 있다.

오재일과 팀을 바꾸었던 이성열이 넥센을 거쳐 결국 한화로 갔다는 점에서 이 맞교환의 최종 승자는 두산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제 시즌 시작한 지 한 달 남짓이기에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지만 오재일이 시즌 초반 두산의 선두 질주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오른 옆구리 통증으로 5월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던 오재일은 바로 오늘(5/17) 1군 무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던 그가 복귀 후에도 맹타를 휘두를 수 있을 지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선 두 선수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두산 이적 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선수가 또 있다. 지난해 5선발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던 허준혁이다.

전통적으로 좌투수에 약점을 보이던 두산은 한동안 ‘좌투수 수집’에 열중해왔다. 2009년 롯데의 지명을 받고, 2012년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게 됐던 허준혁의 영입도 그 수집의 일환이었다.

2010년 처음 1군 등판했던 허준혁은 그 해 57경기에 나와 1승 9홀드 ERA 4.28을 기록했다. 이후 2차 드래프트로 두산 베어스 선수가 되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2015시즌 부상으로 시름하던 니퍼트 자리에 대타로 서게 됐다. 6월 13일 NC전 첫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꾸준히 호투한 그는 전반기 2승 ERA 1.08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후반기에는 '허가너'로 불리던 전반기 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으나 선발 풀타임 첫 해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는 노경은의 부재로 생긴 5선발 자리를 꿰찼다. 3경기 선발로 나서 1승 1패 ERA 4.07 WAR 0.11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미생'으로 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재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록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KBO기록실]


채정연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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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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