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의 첫 실전 피칭, '그를 애타게 기다린 건 역시나 팬들이었다.'

조회수 2016. 5. 16.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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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22일 LA 다저스 류현진은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많은 야구 팬들이 그의 수술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고, 건강하게 복귀하길 바랐습니다. 투수에게 어깨 수술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 당시 류현진도 “가능한 수술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하고 난 후, 류현진은 “막상 수술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재활에 힘쓰겠다.”며 건강한 복귀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류현진은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마운드에 올랐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류현진은 첫 번째 재활 경기를 마친 소감을 이같이 말했습니다. 실전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제 류현진은 네 차례 정도 실전 경기를 치르고, 빅리그로 복귀하게 됩니다.

남은 네 번의 실전 경기에선 구속을 끌어 올리고, 투구수 100개를 기준으로 제구와 체력을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이상이 없다면 6월초 메이저리그 복귀하게 됩니다.

# 01. 류현진 첫 재활 경기 현장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 앞서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등판을 앞두고 장난 섞인 말도 전하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선발 투수가 이렇게 여유 있어도 되나요?”라는 농담 섞인 기자의 말에 갑작스레 정지 자세를 취하며 류현진 특유의 장난을 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첫 실전 경기를 앞두고, 두려움이나 초조함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운드에 올랐던 류현진.

류현진은 “재활하는 동안 체지방을 줄이고, 웨이트에 집중해 근육량을 늘렸다.”고 말했는데,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는 모습을 보니,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가운 모습. 수술 전의 투구 폼과 유사했습니다.

류현진은 재활 초기부터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 아닌 투구 자세.

투구 준비자세부터 마지막 피니시 동작까지 수술 전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허니컷 투수 코치도 자세 교정에 많은 조언을 했었습니다. 어깨와 팔의 처짐과 디딤발의 움직임과 위치(각도) 같은 자세 말입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자세를 보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한 류현진은 LA 에인절스 산하 상위 싱글A 팀인 인랜드 엠파이어 66ers의 첫 타자(아라카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두 번째 타자 애덤스를 삼진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휴턴 모이어는 우익수 뜬공, 테이러 워드를 허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의 모습은 여전히 여유로웠습니다. 그리고 만족한 표정이었습니다.

재활의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 그 시작을 알리는 경기에서 그는 “제구가 생각처럼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 단계와 유사한 상황이다. 지금은 구속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마운드에 올랐다는 사실과 제구가 잘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면서 말이죠. 

류현진은 “투구수 3-40개 정도를 예상하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밝혔는데, 그가 2이닝 동안 던진 공은 22개. 예상보다 적은 투구를 했던 류현진은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불펜에 다시 올랐습니다.

그리고 15개 정도의 공을 더 던졌습니다. 류현진은 2이닝에 투구수 40여개를 시작으로 5~6이닝 100개의 투구를 달성할 예정입니다. 100개의 공을 던졌을 때도 구속과 제구, 그리고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빅리그에 올라가겠다는 계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40여 개의 투구를 맞추기 위해 불펜 투구를 추가로 한 것이죠.

# 02. 류현진의 첫 실전 피칭, '그를 애타게 기다린 건 역시나 팬들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그를 애타게 기다린 건 결국 팬이었습니다. LA에서 1시간 1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샌 버나디노의 샌 마누엘 스타디움, 싱글 A 경기이니만큼 팬들이 찾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자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류현진이 나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류현진의 사진을 준비한 팬부터 바블헤드를 들고 온 팬까지.

류현진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팬도 있었습니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들은 류현진의 동선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고,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에 류현진을 담기도 했습니다.

경기는 한창 진행 중인데,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모여있습니다. 류현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던 기자는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팬들은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 모습을 보니 기쁘다. 이날을 기다렸다.”라고.

이들은 정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을 보려고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온 팬들이었습니다. 류현진의 사진과 바블헤드를 들고 “류현진을 기다렸다.”고 말하는 팬들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에 오진 못했지만, 류현진을 기다리는 팬들은 더 많을 거라고. 그리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그의 모습을 가장 기다리는 건 결국 팬들이라고 말입니다.

또한, 이런 팬들의 기다림과 응원에 류현진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전처럼 매일 아침 야구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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