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박병호, 미네소타 역대 최고 루키에 도전하다

조회수 2016. 5. 11. 13: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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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트윈스라는 팀은 국내 메이저 리그 팬들에게도 변방의 팀과 다름이 없었다. 사실 팀의 역사는 길다. 1901년 워싱턴 세내터스로 출발해 1961년 미네소타로 프랜차이즈로 옮기면서 현재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관심 밖의 팀이 이제는 박병호라는 KBO리그 슈퍼 스타가 진출하며 급관심을 받게 된다. 

이제 개막한 지 한달이 살짝 넘은 가운데 박병호는 훌륭히 메이저 리그에 적응을 하고 있다. 일단 그의 성적은 27경기 출장 .244의 타율에 7홈런 2루타 4개 3루타 1개로 12타점을 거둬 들였고 볼넷 8개, 삼진은 31개를 당하고 있다. 일단 출루율은 .337이고 장타율은 무려 .570으로 팀 내 홈런과 장타율에 1위에 올라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고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미네소타로 이전 한 이후 그와 비슷한 파워 히터 선배들의 첫 해의 성적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단 팀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던 로드 커류나 척 노블락 그리고 현재의 조 마우어같은 선수는 전형적인 교타자 스타일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박병호의 이런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꾸준히 유지된다면 수치상 32개 홈런과 79타점과 .505의 장타율을 기록하게 된다는 것을 참고로 이들과 비교하면 흥미로울 수 있다. 일단 신인 성적의 비교 대상은 미네소타 초창기 60년대 선수들이다.

미네소타 역대 선수 중 최고의 거포는 하몬 킬르브류이다. 22년 동안 통산 573개의 홈런을 기록한 거포지만 18살에 데뷔해서 3년차일 때 신인의 자격을 잃었다. 그리고 진정하게 풀타임으로 뛴 것으로 데뷔 6년차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오히려 킬르브류와 동시대에 뛰었던 밥 알리슨이 더 적합하다. 1959년 아직 워싱턴 시절 신인왕에 오른 알리슨은 150경기에 출장 .261로 그리 높은 타율은 아니었지만 30개 홈런과 85타점 3루타도 9개나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3년간 뛰면서 256개의 통산 홈런을 기록했다. 그의 장타율은 .482였다.

63년에 데뷔해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던 지미 홀은 부진과 부상으로 8년밖에 뛰지 못했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데뷔를 했다. .260 타율에 33개의 홈런과 80타점을 기록한 것이다. 장타율이 무려 .521에 달했다. 하지만 그가 빛을 발한 것은 그 후 4년 정도였고 일찍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아마 미네소타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데뷔는 64년 신인왕 쿠바 출신 토니 올리바일 것이다. 타율은 .323로 리그 1위, 217안타로 최다 안타 1위, 43의 2루타로 1위, 홈런도 32개를 생산해 냈다. 장타율이 무려 .557에 달했다. 그 이후 한번도 30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15년간 220홈런과 통산 타율 .304로 영구 결번이 된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그리고 한동안 미네소타는 거포형 신인 선수를 발굴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리바 데뷔 이후 18년이 흐른 1982년 마침내 팀에서 기다리던 거포 3총사가 동시에 출현한다. 켄트 허백, 게리 가에티, 그리고 현재 타격 코치 탐 브루넌스키가 그들이다. 1루수 허백은 .301 23홈런 92타점, 3루수 가에티는 .230의 저타율이었지만 25개 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우익수 브루넌스키는 .272 20홈런 46타점을 보여 주었다. 당시 허백은 신인왕 투표 2위, 가에티는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3명은 수 년간 팀의 주포로 활약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2년 뒤 커비 퍼켓이라는 미래의 대형 스타가 나타났지만 .292의 고타율에도 불구하고 홈런은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해 향후 31개의 홈런을 기록할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오랜 시간 잠잠했다. 95년에 이르러서야 마틴 코도바가 .277 24홈런 84타점 20도루로 신인왕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그 이후 신인 시절의 호성적을 제대로 펼쳐 보지 못한채 9년의 비교적 짧은 메이저 리그 경력을 일기로 사라진다. 

미네소타에서 데뷔했지만 오티스는 보스턴에서 전설이 된다

여기서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22살의 거구 데이빗 오티즈가 98년 데뷔한다. 86경기에 출장 .277 9홈런 45타점을 기록하며 싹수를 보이지만 당시 탐 켈리 감독과 불화가 표면화되며 나중에 트레이드가 되며 슈퍼 스타로 성장을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그리고 99년 한동안 타선의 주축을 이뤘던 토리 헌터와 자크 존스가 동시에 나타나지만 두 선수 모두 9개씩의 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쳐 데뷔 시즌은 가능성을 보인 정도 시즌에 그친다.

2000년대 들어 팀의 중심을 이룰 타자 두 명이 나타난다. 2004년 주전은 아니었지만 마이클 커다이어가 12개 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고 미래 MVP 저스틴 모노가 선을 보이며 74경기에서 19개 홈런을 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 이후 제이슨 쿠블, 델몬 영, 카를로스 고메즈에 이어 2010년대에 브라이언 도져, 트레버 플루프, 오스왈드 아르시아등이 나타났지만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만들어간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해 데뷔한 미겔 사노가 오랜만에 등장한 거포 신인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단 80경기에 출장해서 18개 홈런을 치며 팀 관계자들을 흥분하게 만든 것이다.

이들을 살펴 봤을 때 82년도 거포 3총사를 제외하면 모두에 밝힌 바와 같이 60년대 선수들인 올리바나 홀의 성적이 현재 수치상 박병호의 성적과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이제 시즌 1/5 정도가 흐른 시점에서 그의 시즌 후 성적은 알 수 없다. 일반적인 신인들이 시즌이 흘러가면서 약점이 노출되고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갈수록 강점을 보일 수도 있다. 박병호 본인이 이런 선배들의 성적을 인지하고 의식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네소타란 팀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신인으로의 성적을 기대하는 마음은 그를 응원하는 팬들 입장에서 한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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