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축구클럽

조회수 2016. 5. 11. 12: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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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의 15-16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우승을 두고 그 팀의 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동화같은 일이라며 놀라움과 더불어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 기쁨의 감정 속에는 물질이 무엇을 이루는데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보통 사람들의 대리만족의 심리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레스터시티가 보여주었기에 더 열광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어떤 이들은 ‘물질 만능주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돈이 중요합니다. 돈때문에 새로운 팀을 찾기도 하고, 돈때문에 구단과 선수와 팬들의 관계가 불협화음의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 이렇게 사람중심의 팀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팀의 별명도 ‘People’s Club’ 입니다.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팀, 바로 ‘에버튼’입니다. 우리에게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의 팀이며 리버풀과 머지사이드더비를 펼치는 지역 라이벌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에버튼은 1878년에 창단된 팀이며 현재까지 총 107시즌으로 잉글랜드 축구팀 중에 풋볼리그에 참가한 시즌이 가장 긴 팀입니다. 역사와 전통의 팀입니다. 지역 라이벌인 리버풀이 1892년에 창단되었으니까 그 역사가 얼마나 긴지 가늠할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두 팀은 스탠리파크를 마주하고 더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에버튼이 왜 사람을 위한 팀인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구디슨파크를 방문하였어요. 정문 앞에는 에버튼의 자랑이자 레전드인 딕시딘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구요. 구장 외부의 모습은 작고 낡은 모습이었지만 입구에 쓰여진 PEOPLE’S CLUB이라는 문구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어요. 그 감동을 느끼던 중에 미국에서 왔다는 에버튼 팬이라는 젊은이들을 만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팀에 대해 더 큰 호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스타디움인 구디슨파크 안으로 들어가서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구장 곳곳에 묻어 있는 과거와 현재의 흔적들을 보고 들었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팀은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특히, 어웨이팀 구단 임원이나 손님들이 방문하는 장소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고, 한 쪽 칸에 마련된 탁자는 50년 이상 되었으며, 그 탁자에서 많은 선수들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였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루카쿠가 했다고 하네요.

네이버후드매니저라는 특이한 직함을 가진 세라매니저는 “내가 하는 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한 일이자 에버튼이 처음 시작한 구단이다. 내 역할은 구단을 대표해서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것이다. 나아가 소통뿐만 아니라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하는 중이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정기적으로 네이버후드포럼이라는 행사를 하는데 지역주민들을 위한 투어와 에버튼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리스쿨에 대한 피드백과 더불어 프리스쿨학생들을 독려하여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지금 우리는 시청과 지역회사들과 협력해서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건강이나 환경 나아가 범죄줄이기 위한 것들이다. 또한 청년들의 이력서를 받아서 회사에 소개해 주며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주민들이 주는 정보가 모든 일의 시작이며, 축구구단 중에 에버튼이 유일하게 축구와 더불어 사람들을 위한 캠페인을 하는 구단이다.”라며 자신의 구단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함께 사라와의 대화를 듣던 시니어 홍보매니저인 모 마카사치매니저는 “나는 에버튼 구단의 홍보담당이다. 그리고, 1군팀에 대한 비즈니스 방향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후에 “우리 구단의 목표가 팬들에게 에버튼팬임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 팬들과 정직하고 솔직한 소통을 중요시 여긴다. 팬이 곧 팀이기 때문이다.”며 팀의 철학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가 유명해져서 현재 우리구단도 46개국에 12가지의 언어로 홍보하고 있다. 그 방법중의 하나로 매년 팬들을 초청해서 행사를 한다.”며 팀의 홍보에 대해서도 이애기 하였구요. 그러면서 “우리구단은 골네트를 설치한 그리고 잔디아래 히팅시스템을 설치한 첫번째 구단이다.”며 소소한 자랑도 하였습니다. 그의 말 가운데에 팀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플레이어 파운데이션 디렉터라는 생소한 직함을 가진 담당자를 기다리는 중에 홍보매니저는 ‘딕시 딘’이라는 에버튼 레전드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하네요. 특히 한 시즌 60골이라는 프리미어리그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는….. 그 외에 자랑은 그냥 흘려 보냈어요. ‘딕시 딘’에 대한 자랑을 들으면서 헨리무니 디렉터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로 향하였어요. 

헨리무니디렉터는 “은퇴한 선수들과 소통관련 일을 한다. 이 파운데이션을 만든 사람은 데이빗 프랑스인데 그는 스포츠기념품을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으로써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소개를 하였고, “이 파운데이션은 전 세계에서 에버튼이 가장 먼저 시작하였고, 현재는 바르셀로나도 우리를 따라서 하고 있다.”며 자신있게 이야기 하였어요. 그러면서 “파운데이션 멤버는 1군에서 한 경기 이상 풀타임을 뛴 선수면 가능하고, 현재는 수 백 명의 멤버가 있다. 우리는 소통뿐만 아니라 그 선수들의 삶도 체크한다. 예를 들어 아파서 수술이 필요하다면 병원을 찾는 일부터 수술비용이나 그 외에 것을 도와준다. 병원도 프라이빗병원에서 치료 받게 해준다. 좋은 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또한 마약이나 도박, 알콜 등에 빠져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선수들이 온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데 반대편 룸에서 노인분들이 앉아계시고 여러 어른들이 무대에서 악기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직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치매환자분들을 위해 매 달 3번씩 하는 행사다. 지역주민들이 치매환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옛날노래를 불러주며 기억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모습니다.”며 그 상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구단의 수뇌부가 아닌 보통의 구단 직원들을 통하여 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행사들을 보았습니다. 듣고 보고 난 후에 들었던 생각은 ‘정말 팀을 사랑하고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구나. 그리고, 이 팀은 세상의 가치를 사람에게 두는 아름다운 팀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돈 보다 사람, 진정한 사람을 위한 사람에 위한 사람의 팀’ 이런 팀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나는 에버튼팬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팀을 홍보하고 싶은 의도도 아닙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공유하기 싶기 때문입니다. 프로팀이라면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많은 흑자를 내야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나아가 지역과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이 땅에 있는 많은 구단들이 돈보다 우선순위를 사람에게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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