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혼신과 헌신, 호랑이 굴에서 살아 나온 신화용

조회수 2016. 5. 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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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의 마지막 날(8일), 정규리그 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기세등등했던 선두 FC서울이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패했다. 올 시즌 폭발적인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는 FC서울 답지 않은 결과였다. 이날 서울은 3골이나 내줬고 겨우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돌아온 아빠 호랑이 데얀과 겁 없는 새끼 호랑이 아드리아노가 번갈아 골문을 노렸지만 번번히 실패였다. 이날 포항은, '단단했다'라는 표현이 정확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 중심에 이 사람이 서 있었다. 

이번 포토카툰은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는 'K리그의 호랑이 굴' FC서울의 홈에서 살아 나온 포항의 수문장 신화용의 이야기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신화용은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 정말이지 땀 한방울 닦을 새 없이 바쁜 90분이었다. 

전반전에만 2골을 넣은 덕분에 여유로운 운영이 가능했던 포항이지만, 뒷문은 시종일관 바빴다. 서울의 요즘 공격력은 정신이 없다. 

얼굴로 막고,

몸으로 막고, 

누워서 막고, 

앉아서 막고,

막고,

막고,

또 막았다.

서울이 때린 슈팅이 20번, 그중 유효 슈팅이 9번이었다. 맹수의 코털을 건드렸으니 각오해야 했던 일이다. 후반전은 거의 창(서울)과 방패(포항)의 싸움이었다. 신화용은 방패 중에서도 최후의 보루였다. 

특히 후반 28분 데얀에게 프리킥 골을 내준 뒤로는 신화용의 몸뿐 아니라 입도 쉴 틈이 없었다. 

상대는 턱밑까지 추격해오는데 동료들은 집중력을 잃어가니 한 사람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선방 후 골문으로 달려 들어가며 수비라인을 정비하는 신화용 골키퍼

호랑이를 잡기위해 악역을 자처한 신화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목이 터져라 소리쳤고, 사실상 승리를 결정짓던 추가시간의 세 번째 골이 들어가는 순간 기뻐할 틈도 없이 주저앉았다. 

후반 49분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라자르
같은 시각 골 장면을 지켜보던 신화용

라자르가 세리머니를 펼치는 동안이 유일하게 마음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금세 털고 일어나던 신화용이다. 추가시간은 다 흘러갔지만 종료 휘슬이 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일어나 페널티 에어리어로 자리를 옮기는 신화용       

그의 노고를 아는 동료들은 경기 종료 후 한 명 한 명 일일이 신화용을 찾아 감사를 표했다.

동료들이 서포터스에게 걸어가는 동안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춰 숨을 고르던 신화용 

"왠지 느낌이 좋았다. 포항은 강팀에게 오히려 더 강한 팀이다."

경기 후 신화용이 직접 전한 말이다. 쉽게 질 것 같지 않았다는 그의 느낌은 적중했다. 아니, 적중하도록 만들었다. 

신화용은 서울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따로 불러 정신무장을 시켰다고 한다. 그는 "원래 쓴소리 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일부러 긴장감을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고 고백했다. 경기 전부터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포항은 최악의 고비를 반등의 기회로 만들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말을 몸소 실천한 신화용. 혼신을 다해 헌신하면 승리는 따라온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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