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다이제스트]유럽 왕정훈•미국 제임스 한 '한국 남자골프의 날'

정미예 입력 2016. 5. 9. 16:08 수정 2016. 5. 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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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원 생겨 출전한 왕정훈, 핫산2세 트로피에서 극적 우승. 제임스 한 8개 대회 연속 컷 탈락 부진 씻고 웰스 파고 챔피언십 우승. 김해림 9년 만에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서 우승
제임스한. 사진 출처=PGA

PGA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

재미 동포 제임스 한(한국 이름 한재웅)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제임스 한은 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골프장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9언더파로 로베르토 카스트로(미국)와 연장전을 치렀고, 첫 번째 홀 경기에서 파를 적어내 보기를 범한 카스트로를 물리쳤다.

지난 해 노던 트러스트오픈에 이어 통산 2승 째. 2012년 PGA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렉스 호스피탈을 비롯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던 제임스 한은 이로써 연장전 3전 전승을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8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마음 고생을 날려버린 우승이기도 하다. 제임스 한은 올 시즌 AT&T 내셔널 프로암부터 지난 주 취리히클래식까지 8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하는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의 골프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승부의 순간>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 제임스 한은 티샷을 300야드나 날려 보낸 뒤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반면 카스트로는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에 빠뜨렸고 세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으로 벗어나 갤러리가 벗어놓은 구두 속에 들어갔다.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라온 카스트로는 3m가량의 보기를 넣어 희망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정규 투어 18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연장전에 끌려나왔던 제임스 한은 비슷한 상황에서 두 번 실수는 하지 않았다. 버디 퍼팅을 홀 1m에 붙인 뒤 파를 성공시키면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주타누간. 사진 출처=LPGA

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태국 선수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9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바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RTJ) 골프트래일 캐피털 힐 세니터 코스에서 끝난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4라운드. 주타누간은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 14언더파로 공동 2위 양희영, 스테이시 루이스, 모건 프레셀(이상 미국)의 추격을 1타 차로 물리쳤다.

주타누간은 역전패의 악몽을 겪은 선수로 유명하다. 2013년 혼다 타일랜드에서 1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였다가 마지막 홀 트리플보기로 박인비에게 우승을 내줬던 바로 그 선수다. 지난 4월에는 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에서 3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였다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에게 역전패했다.

주타누간은 LPGA투어를 대표하는 최장타자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리디아 고, 김효주와 라이벌 관계였고, 투어 데뷔 전부터 LPGA투어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말 Q스쿨을 통과한 주타누간은 지난 해 파마하 퓨어실크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패한 뒤 드라이브 입스를 겪기도 했다. 연이은 역전패로 멘탈이 약한 선수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3년 여를 돌고 돌아 결국 정상에 서면서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중압감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타누간의 우승은 개인의 경사일뿐 아니라 태국 골프의 경사다. 통차이 자이디, 키라텍 아피반라트 등 세계 정상급 남자 골퍼를 배출한 태국은 여자 골프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다. 주타누간의 우승으로 태국 여자 골프의 세계 무대 도전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승부의 순간>

주타누간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 달 전 역전패를 당한 ANA인스퍼레이션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3홀 남기고 2타 차 선두. 16번홀(파3)에서 2m 버디를 넣지 못해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17번홀(파5)에서는 2m 버디를 넣지 못해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17번홀(피5)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쳤고 1.5m 파 퍼트를 놓쳐 보기가 나왔다.

주타누간은 411야드인 18번홀(파4)에서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러나 공은 러프로 떨어졌고 여기서 2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도 그린 앞 러프에 빠졌다. 위기 상황에서 주타누간은 칩샷을 핀 왼쪽 1m에 붙여 파를 적어내면서 살 떨리는 1타 차 승부의 승자가 됐다.


왕정훈 자료사진. 뉴시스

유러피언투어 핫산2세 트로피

왕정훈(21)이 유러피언투어 핫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했다. 9일(한국시간) 아프리카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의 다르 에스 살렘 로열골프장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2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를 기록한 왕정훈은 나초 알비라(스페인)와 연장 끝에 두 번째 홀 버디로 파를 기록한 알비라를 물리쳤다.

왕정훈은 원래 이번 대회에 출전 자격이 없었다. 그러나 대회 직전 출전을 포기한 선수가 생겨 행운의 출전 기회를 잡은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 우승 상금은 25만유로(약 3억3000만원). 왕정훈은 올 시즌 잔여 대회와 2017년 유러피언투어 풀 시드를 받았다.

1995년생인 왕정훈은 중학교 때 필리핀 유학 길에 올라 2011년 필리핀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2012년 중국프로골프(CPGA)투어, 2014년에는 아시안(APGA)투어에 진출했고 올 시즌 상금랭킹 6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유러피언투어는 14번의 도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평균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치는 그의 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게 됐다.

<승부의 순간>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차 공동 5위. 마지막 날은 비가 내려 코스가 더 어려웠지만 왕정훈은 9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잃지 않았다. 왕정훈은 후반 17번홀까지 1타를 더 줄였다. 그래도 엘비라가 5언더파 선두로 경기를 끝내 버디가 절실했던 상황.

어려운 18번홀(파5)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4m 거리의 내리막 슬라이스 퍼팅을 버디로 연결시킨 왕정훈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는 10m 거리의 버디를 넣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도 버디. 결국 18번홀에서 세 번 모두 버디를 잡안앤 왕정훈은 파에 그친 엘비라를 눌렀다.


우승을 확정지으며 포효하는 박상현.

KPGA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박상현(33·동아제약)이 연장 접전 끝에 이수민(23·CJ오쇼핑)을 물리치고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했다. 박상현은 8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장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8언더파를 기록, 연장 끝에 두 번째 홀 파로 보기를 범한 이수민에게 승리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이수민에게 2타 차. 최조일 챔피언 조보다 한 조 앞서 경기한 박상현은 전반 9홀까지 6언더파로 선두 이수민에 3타 차로 차이가 더 벌어져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이수민과 이창우가 혼전을 거듭한 사이 박상현은 묵묵히 자신만의 플레이를 했다. 16,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8언더파 공동 2위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이수민이 1홀을 남기고 1타 차 선두였기 때문에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던 상황. 그러나 이수민이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연장전을 허용했고, 결국 우승컵은 인내하며 기다린 박상현의 품에 안겼다.

2014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박상현은 2014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 7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2억원. 박상현은 "타수 차가 많이 나 우승하리란 기대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분히 내 경기를 하면서 기다리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승부의 순간>

2주 전 유러피언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출전 선수 중 가장 샷감이 좋은 선수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섰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가장 우승에 가까이 갔었다. 그러나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3온 뒤 3m 가량의 파를 놓쳐 연장전을 허용하게 되자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이수민은 허탈해했다. 반면 박상현은 꺼졌다 생각한 불씨가 살아나 분위기가 좋았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전 첫 번째 홀 경기. 이수민과 박상현은 티샷과 두 번째 샷을 비슷한 곳으로 보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서 속개된 연장 두 번째 홀 경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수민은 티샷을 잘 보냈지만 두 번째 샷을 실수해 우측 갤러리 사이로 떨어뜨렸다. 반면 박상현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버디 퍼트를 홀에 붙였다. 이수민은 4m 가량의 파 퍼트를 성공시켜야 연장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 퍼트가 홀 옆을 스치면서 우승 꿈을 접었다.


생에 첫 우승을 한 김해림

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김해림(27·롯데)이 프로 데뷔 9년, 130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8일 전북 군산시 군산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최종 라운드. 김해림은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2위 변현민(26·AB&I)이 박소연(24·문경그룹)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해림은 2009년부터 KLPGA 정규 투어에서 활약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넘어진 선수다. 지난해 KB금융 스타 챔핑너십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거둔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우승 문턱에서 늘 고배를 마셨던 김해림은 2014년부터 '삶은 달걀'을 먹고 비거리를 늘렸다. 덕분인지 그의 비거리는 2013년 86위(244.2야드)에서 2014년 19위(257.1야드)로 크게 늘었다. 2013년 25위였던 상금랭킹도 2014년 17위, 지난해 9위로 해마다 좋아졌다.

김해림을 수식할 때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단어는 '기부 천사'다. 프로 데뷔 이후 매년 자신이 벌어들인 상금의 10%를 기부해 온 김해림은 KLPGA투어 선수 최초로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회원이 됐다. 고대해왔던 우승을 9년 만에 달성한 그는 공언대로 상금 1억원을 전액 기부해 진정한 기부의 가치를 실천하는 선수가 됐다.


<승부의 순간>

2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마친 김해림은 최종일 첫 홀부터 보기를 범했지만 3,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5번홀(파4)에서 157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샷 이글이 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8번홀(파3)에서 6m 버디,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2m 버디를 추가하는 등 10번홀까지 5타를 줄여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전날까지 공동 2위 그룹이었던 조윤지(25·NH투자증권) 등 추격자들이 동반 부진하면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김해림은 후반 8개 홀에서 3개의 보기를 범했으나 2위 그룹을 2타 차로 여유 있게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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