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상상했던 강정호의 복귀전, 그리고 서벨리만의 독특한 환영 메시지

조회수 2016. 5. 7. 19: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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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 01. 강정호, “복귀전에서 홈런을 날리는 상상을 많이 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지난해 9월 경기 도중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던 강정호.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에만 몰두했고, 복귀일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늘 상상했습니다. ‘복귀전에서 홈런을 날린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그런데 그 바람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희망 사항으로, 바람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복귀전에서의 홈런. 그것도 팀 연패를 끊는 결정적인 홈런, 연타석 홈런이었습니다. 그 어떤 말이 필요할까요. 모두가 ‘킹캉’의 복귀를 열렬히 환영했고, 킹캉쇼를 관람했습니다. 

재방, 삼방을 봐도 질리지 않는 강정호의 복귀전입니다. 쭉쭉 뻗어 나가며 담장을 넘기는 강정호의 홈런 타구를 보며, 환호를 보내고, 짜릿함을 느꼈겠지만, 현장에선 강정호를 챙겨주는 감독, 그리고 동료들의 행동과 말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타석에서 킹캉의 복귀를 알리는 투런포를 쏘아 올린 강정호가 네 번째 타석에서도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리자, 한 쪽(피츠버그)에선 환호를 또 다른 한 쪽(세인트루이스)에선 음소거가 되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강정호도, 저 뒤에 보이는 매서니 감독도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만큼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펼쳐진 것입니다.  

세인트루이스의 허탈함. 강정호의 연타석 홈런이 강렬했던 만큼 세인트루이스는 허무함을 맛봐야 했습니다.  

해적들은 일제히 검지를 편 상태에서, 팔을 들어 올리고 강정호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정! 호!” 마치 군기가 제대로 잡힌 군인들이 외치는 구호 같았습니다. 즉흥적으로 나올 수 있는 축하의 구호가 아니었습니다. 복귀전을 치르는 강정호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습니다. 

강정호는 이 같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느낌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이 꿈꿔왔던 순간이었음을 알렸습니다. “늘 복귀전에서 홈런을 치는 상상을 했다.”면서 말이죠.  

앞장서 강정호를 맞이했던 맥선장은 강정호의 활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이라니. 맥커친은 경기가 끝난 후에 자신의 SNS를 통해 '놀라운!!'이라는 한글로 강정호의 홈런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강정호가 더그아웃에서 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이유는 로드리게스, 그리고 이전에 맥커친이 축하의 말을 거듭 전했기 때문입니다. 코치진들도 거듭 축하의 말을 전했습니다. 

# 02.  서벨리가 강정호에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

강정호와 서벨리는 친한 동료입니다. 제일 친한 사이냐고 물어본다면 조금은 망설이겠지만, 감정표현을 가장 많이 하는 동료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할 것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둘은 숱한 애정행각(?)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역시나 이번 강정호의 복귀도 가장 진하게 축하해주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이 같은 행동을 자주 보였습니다. 이에 강정호는 “서베리는 원래 그런다.”며 덤덤하게 대응했었습니다. 

서벨리가 강정호의 복귀를 축하하는 인사말도 남달랐습니다. 

“정호, 네가 다시 돌아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싫다. 나는 너 없이 한 달 동안 있었고….”

<동영상=허들 감독, 서벨리, 그리고 오승환이 전하는 강정호의 복귀 환영 메시지입니다.>

# 03. 강정호가 대견한 오승환, 오승환에게 미안한 강정호.  

경기를 마친 강정호는 “승환이 형에게 미안하다.”고 전했습니다. 팀 미팅 시간이 길어져 경기 시작 전에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후배인 강정호는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주고받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연패를 이어가던 피츠버그는 대책 마련이 시급했고, 팀 미팅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진 것입니다. 강정호는 “내일은 일찍 나와서 승환이 형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오승환 역시 강정호의 만남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경기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단한 것 같다.”고 말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온 강정호를 치켜세웠습니다. “나도 재활을 해봐서 알지만, 쉽지 않다. 큰 수술을 받고, 이렇게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건 강정호의 의지가 대단했기 때문이다.”며 강정호의 복귀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다고 말한 강정호. 경기가 끝난 후엔 큰 심호흡을 하며, 안도했다. 

# 04. 허들 감독의 믿음. 

강정호에 대한 허들 감독의 믿음은 확고합니다. 경기가 열리기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강정호가 돌아왔는데, 선발 라인업에 곧바로 넣을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딱 잘라 말합니다. “그냥 들어갔다.”  

강정호가 큰 수술 한 상태이고,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려 섞인 질문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허들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강정호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자,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향해 크게 외쳤다. “Welcome back”.

천천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계획보단, 강정호이기 때문에 두고 볼 게 없다는 늬앙스로 말을 했습니다. 다만, 체력적으로 긴 시간을 연속해서 뛸 수 있을 때까지는 두 경기 뛰고, 한 번 쉬는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강정호의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진행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6번 타순에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허들 감독은 이같이 말했습니다. 

“복귀전에서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부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매커친 다음에 타격한다는 부담을 더 해주기 싫었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그 타순(매커친 다음 타석)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 싫다.”

이제 막 복귀한 선수이기에 부담을 덜어주려는 감독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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