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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하프타임] FC 바르셀로나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다.

조회수 2016. 5. 3.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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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동행 - 한국축구의 미래들과 함께 한 시간

“오늘 리버풀과의 경기 끝나면 내일 부터 4일간 휴가인데 바르셀로나에 함께 가요.”

지난 수요일 바르셀로나에 동행하자며 지소연 선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 곳에 가고자 하는 이유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동생들을 만나서 응원해주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이유를 듣고 나니 의미있는 동행이 될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다음 날 밤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오전 운동을 마치고 온 백승호 선수와 함께 누캄푸를 방문하였습니다. 요한 크루이프의 동상도 보고 메가 스토어도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한 때 메시라는 닉네임을 가졌던 지소연 선수와 메시를 비롯해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도 했으며 현재 이 팀에 속해 있는 백승호 선수와 함께 누캄푸를 마주한 느낌은 여느때 방문할 때랑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함께 경기장을 본 후 백승호 선수가 바르셀로나 시내를 가이드 해주었어요.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선수' 백승호에 대해 그리고 '인간' 백승호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백승호 선수는 힘들었던 이야기를 묻자 “지금이야 키가 많이 자랐지만..처음 왔을때는, 그 때는 또래들보다 많이 작았어요. 그래서 피지컬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스페인어도 그 때는 전혀 못할 때라 힘들었구요. 또한 포지션도 스트라이커에서 미드필더로 변경되어서 포지션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괜찮아요.”라며 힘들었던 때를 이야기합니다. 진짜 힘든 이야기는 나중에 추억으로 꺼내 놓고 싶다고 합니다. 참고로 현재는 183cm이고 스페인어도 현지인처럼 구사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바르셀로나 B팀과 계약을 하였어요. 어디나 그렇지만 후베닐보다 더 위에 팀이기에 자리잡기가 더 어려울거에요. 그 팀에서 주전으로 자리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어차피 1군으로 가기 위해서는 겪어야 할 과정이기에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은 힘들다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최선을 다하면 제대로 된 프로선수가 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꼭 그 꿈을 이루고 싶어요.”라며 각오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주로 오전에 운동하고 오후에는 학교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예능프로를 보구요. 운동이 없는 날은 개인 훈련을 하구요. 늘 반복되는 생활이에요. 가끔 동료들이랑 영화보고요. 단순하죠?”하며 웃습니다. 그러면서 새로나온 영화 “시빌워”가 보고 싶다네요.

지소연 선수가 “메시를 비롯해 1군선수들이랑 훈련하니까 어때? 정말 잘해?”하고 궁금해 하자 “정말 즐겁게 해요. 그리고 잘 해요. 그 선수들이랑 훈련하니까 큰 동기부여가 되더라구요.”라며 함께 훈련할 때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 중에 누구랑 연락하냐고 묻자 “친구들 제외하고는 짤츠부르크에서 뛰는 희찬이 형이랑 많이 하고 가끔 호펜하임에서 뛰는 진수형이 응원메세지 보내줘요. 너무 고맙죠. 그리고 지메시도요(웃음). 가장 많이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현대제철에서 뛰는 혜리누나랑 선주누나에요. 잘 챙겨줘요. 많은 격려가 되요. 너무 고마워요.”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 속이 깊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아픔도 잘 견뎌냅니다. 충분히 자신의 위치를 자랑할 수 있을 만한대도 절대로 교만한 법이 없습니다. 아직은 부족해서 인터뷰 하기도 부끄럽답니다. 제대로 1군무대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될 때까지 묵묵히 훈련만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결같이 겸손하며 진중합니다. 그리고 성실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훈련과 수업을 쉬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나이 또래처럼 밝고 순수합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장결희 선수가 합류했구요. 함께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 선수 모두 한없이 밝고 유쾌한 모습이었어요. 타국 땅에서 그것고 견디기 힘든 경쟁 속에서 있다가 그 순간만큼은 그런 생각들을 다 내려놓고즐거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였습니다.

“승호야, 이제 바르셀로나B에서 뛰는 거지? 축하해. 소름돋는다. 한국선수가 바르셀로나 에서 뛴다고 생각하니…”

“누나 아직 멀었어요. 바르셀로나A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그 때 진짜로 축하해줘요.”

“넌 그렇게 될거야. 현재 이 자리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넌 참 대단해.”

“누나는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잖아요. 성인팀에서 최고잖아요. 누나가 훨씬 대단하죠. 그렇지 결희야?”

“네. 누나 대단해요.”

“너랑 승호는 바르셀로나에서 뛰잖아. 남자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뛴다는 것은 정말 꿈같은 이야기인데 너희들이 그걸 해낼거라고 믿어.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

이런 대화를 들으면서 뿌듯하면서도 자랑스러웠습니다. 한국선수들이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한다는 사실이……

아직은 젊고 어린 선수들이기에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길거리에서 음식도 사먹고 상점도 구경하며 장난치는 모습이 순수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순간만큼은 마음의 부담이나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보였어요. 어색하고 부족해보이는 백승호 가이드의 바르셀로나 시내투어를 마치고 백승호 선수 어머님의 저녁식사 초대에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착하고 순해 보이던 친구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축구 선수들답게(?) 축구를 하였어요. ‘테이블풋볼’이라는 축구게임을 하는데 착하고 순해 보이던 친구들이 눈에서 빛이 나오더라구요. 이기면 환호하고 지니까 좌절하기도 하고 서로 다시 하자며 승부근성을 보여주더라구요. 평소에는 한없이 순수하고 얌전한 친구들이 경기를 하니까 작은일에도 최선을 다하며 승부근성을 보여주는 모습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멋진 선수가 될거라는 믿음이 들었습니다.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며 다시금 수다의 꽃을 피웠습니다. 대부분이 동생들의 질문이었어요. 동생들은 누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까지 왔는지, 영국생활은 어떤지, 어떤 선수들과 친한지 등 누나의 영국 생활이 많이 궁금했나 봅니다. 그 외에도 TV프로 이야기도 하고 어떤 드라마를 못봤다고 하니까 놀리기도 하기도 하였고,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며 그 나이의 친구들이 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순수해 보였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장결희 선수는 “얼마 전에 FIFA징계가 풀렸어요. 경기에 많이 못 뛰었으니까 이제 몸 잘 만들어서 좋은 경기 보여야죠. 그리고 승호형은 바르셀로나 B에서 저는 후베닐A에서 뛸거에요.”라며 현재의 상황을 말합니다. 승호형이 잘 챙겨주냐고 묻자 “제가 내성적이라 잘 표현을 안하는데 승호형이 잘 챙겨줘요. 그리고 승호형은 운동 뿐만 스페인어도 완전 잘해요.”하며 칭찬을 합니다. “징계가 풀린지 이틀만에 자체경기에서 약간의 부상을 당했어요. 거의 회복되었구요. 여러 가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털어버리고 이제는 열심히 운동에만 집중하려구요.”라며 다짐을 밝히네요. “내성적이라 많은 형과 누나들이랑 연락은 못하지만 소연이 누나랑은 연락해요. 그래도 누나가 편하게 해줘요.”라며 옆에 있는 지소연 선수에게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름대로 힘든 일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 사실들을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들이 앞으로 강한선수가 되는 밑거름이 될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토요일 아침 바르셀로나에는 비가 내렸어요. 비가 온 거리는 어제의 느낌과는 다른 차분한 느낌이었어요. 백승호 선수와 장결희 선수를 만나기 위해 바르셀로나의 훈련장인 라마시아로 향하였습니다. 많은 선수들에게 꿈의 훈련장인 라마시아는 12개의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그리고 실내훈련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군이 훈련하는 곳은 개방이 되지 않고 철저한 보안 속에 훈련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바르셀로나 훈련복을 입은 백승호 선수와 장결희 선수는 평상복을 입고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지소연 선수는 “연습복 입고 있는 모습이 정말 멋지네요. 승호랑 결희가 앞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모습이 곧 올거라고 생각해요. 워낙 성실하고 거기에 실력도 있으니까. 특히 승호는 정말 얼마 안 남은거 같아요.”라며 동생들에 대한 기대를 보였습니다.

세 선수와의 동행을 통하여 세 선수 모두 성실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고, 한국축구의 미래가 밝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누나는 시간을 내서 동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동생들은 누나를 축하하며 응원하기 위해서 함께하는 모습이 뿌듯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유럽 3대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많은 한국선수들이 속해서 경기를 뛰고 있습니다. 최고의 리그 중에 하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이제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한국 선수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이 곧 오길 바라며 그 중심에 그들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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