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정확도는 '알파문호', 파워는 '히요미'

조회수 2016. 5. 3. 10:47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KBO리그 타자 Tool별 TOP5 (4월)


KBO리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이 있다. 타격 정확도가 유독 뛰어난 타자, 공을 잘 지켜보며 출루에 능한 선구안 좋은 타자, 일단 맞혔다 하면 장타를 뿜어내는 파워 히터, 상대 배터리를 농락하며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타자 등.

이 다양한 유형의 타자들은 자신의 ‘Tool’을 활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팬들은 이들의 Tool에 열광한다.

‘월간 타자 Tool별 TOP 5’에서는 매월 Tool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들을 살펴보려 한다. Tool은 컨택, 선구안, 파워, 스피드 등 네 가지이고, 표본은 4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다.

*컨택% :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춘 확률   사진: 롯데자이언츠/ KBO홈페이지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김문호가 대이변을 일으켰다. 그가 4월 한 달간 기록한 타율은 무려 0.430. 2위인 오재일과 비교하더라도 3푼 이상 차이가 나는 엄청난 기록이다. 안타 수 역시 무려 37개로 2위 그룹과 4개 차이가 난다.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그의 페이스는 정말 무서울 정도. 어느새 그는 ‘대타자’, '알파문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두산의 오재일 역시 김문호에 버금갈만한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주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던 오재일이지만, 시즌 초 기회를 잡은 뒤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만 최근 그의 타격감이 다소 떨어진 것은 다소 아쉬운 점. 그는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158을 기록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한달 반짝’ 선수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5월의 활약이 절실하다.

컨택%에서는 단연 유한준이 눈에 띈다. 30대 중반에  잠재력을 폭발시킨 유한준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뛰어난 타격을 보이고 있다. 4월 한 달간 타율 0.379로 리그 3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컨택%에서는 무려 93%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그의 헛스윙%는 단 4.5%. 일단 휘둘렀다 하면 공을 맞췄다는 이야기다. ‘목동구장의 최대 수혜자’, ‘반짝 타자일 뿐이다’라는 폄하를 딛고, 유한준은 리그 최고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IsoD : Isolated Discipline(순수출루율).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 SK 와이번스/ KBO홈페이지

SK 간판타자 최정이 IsoD 부문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그의 타율은 0.261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무려 0.405나 된다. 높은 출루율의 비결은 바로 몸에 맞는 공. 그는 올 시즌에만 벌써 6개의 사구를 추가하며 통산 167사구를 기록, 이 부문 KBO 역대 1위에 올라섰다(종전 1위 : 박경완 166사구). 이 페이스대로면 수 시즌 내  KBO 최초의 200사구 기록도 달성 가능할 전망.  ‘마그넷 정’이라는 별명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의외의 이름도 눈에 띈다. 극도의 부진으로 현재 2군으로 내려간 두산의 닉 에반스가 IsoD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올 시즌 타율은 0.164이지만, 출루율은 0.297로 그나마 나은 편. 10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동안 10개의 볼넷, 2개의 사구를 얻어내며  ‘눈 야구’는 어느 정도 되는 타자임을 입증했다. 그의 타석당 투구수가 4.4개(리그 5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급한 방출 보다는 좀더 지켜보는 편도 괜찮을 성 싶다.

LG의 신성 서상우도 눈에 띄는 이름이다. 올 시즌 주전으로 자리매김 중인 서상우는 슬래시라인 .357/.493/.518로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장타력과 함께 타석에서의 인내심도 겸비했다는 점이다. 서상우는 4월 한 달간 팀에서 가장 많은 볼넷(14볼넷)을 골라냈으며, 팀에서 가장 많은 타석당 투구수(4.28개)를 기록했다. 장타력과 선구안을 동시에 갖춘 타자, LG는 정말 반짝이는 원석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IsoP : Isolated Power(순수장타율).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 LG 트윈스/ KBO홈페이지

파워 Tool에서는 LG 3루수 히메네스가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4월 한달 동안 무려 9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의 홈런 페이스는 한화 이글스(14홈런)와 비교되기도 했을 정도. 지난 시즌 테임즈가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면, 올 시즌에는 히메네스가 그 배턴을 이어받은 듯하다.

이외에는 대부분 낯익은 타자들이 순위권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인 35홈런을 기록한 강민호는 IsoP, 타수/홈런 부문 모두에서 2위를 차지했고, 2년 연속 30홈런에 빛나는 최형우 역시 파워 Tool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황재균, 마르테 역시 지난 시즌 20홈런을 넘긴 타자들로, 파워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 이외에 주목할 이름은 바로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 SK로 트레이드된 이후 장타력을 만개시킨 선수. LG 시절 ‘거포 유망주’로 많은 기대와 기회를 받았음에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던 그가 LG를 떠나 꽃을 피우고 있다. 그의 최근 페이스는 2011시즌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던 박병호의 2012시즌을 연상시킬 정도. 섣부른 평가는 이르지만, 타점 1위(27)인 그는 벌써부터 홈런왕-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정의윤은 과연 박병호와의 평행이론을 입증할 수 있을까?


사진: kt 위즈/ KBO홈페이지

스피드 부문에서는 ‘슈퍼 소닉’ 이대형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리 나이로 어느덧 34세가 된 이대형이지만, 스피드 하나만큼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다.  4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박해민(1도루), 박민우(3도루) 등 지난해 자신을 추월했던 젊은 준족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지난 시즌을 ‘신 준족’과 ‘구 준족’간 세대교체가 완성된 해라고 봤던 기자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드는 엄청난 도루 페이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많은 이들은 이대형이 2010시즌 이후 6년만의 도루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대형의 뒤로 손아섭의 이름이 보인다. 손아섭은 지난 2시즌간 각각 10도루, 11도루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벌써 8개의 베이스를 훔치는 놀라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또한 8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도루 실패는 단 1개로, 도루 성공률 88.9%. 도루 성공률만 보면 오히려 이대형보다 높다. 게다가 그는 출루 능력까지도 월등히 뛰어난 타자이기에,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생애 첫 도루왕에 도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두치, 이명기, 김하성도 시즌 초반 베이스 도둑질에 뛰어난 솜씨를 보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지난 시즌 20개가 넘는 도루를 기록한 선수들로, 언제든 도루왕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있는 준족들. 현재까지는 이대형과 손아섭이 앞서있지만, 5월에는 얼마든지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기록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인포그래픽: 계민호]


계민호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비영리 프로야구기록실 후원자를 모십니다!


기사제공: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페이스북]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