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마니아썰]한국골프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상상

김세영 기자 2016. 4. 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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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내심 금,은,동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남자 골프도 세계의 벽이 높지만 메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올림픽 골프 시상대에 한국 선수가 가장 높은 곳에 오른다면 '골프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인식도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본다. 사진편집=박태성 기자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골프는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뒤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서 사라졌다. 1896년 1회 때 대회 때 골프가 정식 종목에 없었던 이유는 개최지인 그리스에 골프 코스가 없어서였다.

골프가 올림픽에서 사라진지 112년 만에 다시 부활한다. 오는 8월 리우올림픽에서 7인제 럭비와 함께 새롭게 추가됐다. 골프는 단체전이 아닌 남녀 개인전으로 열린다. 오는 7월11일 세계 랭킹 기준으로 국가별 2명씩 각 60명이 출전하게 된다. 다만 세계 랭킹 상위 15위 이내 4명 이상의 선수가 포진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톱10을 수성한다는 '10-10' 목표를 세웠다. 한국이 목표로 세운 금메달 10개 이상 중 1개가 골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강 여자 골프에서다. 한국 여자 골프는 사실상 4명의 엔트리를 확보한 상태고,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매주 대회를 치를 때마다 순위는 요동친다. 현재 박인비-전인지-김세영-장하나가 상위 4명에 올라 있고, 양희영과 유소연, 김효주, 이보미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선수들의 올림픽에 대한 열정도 높다. 최근 엄지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스윙을 제대로 못했던 박인비는 한 달 가량 치료와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6월부터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이 이어지기 때문에 부상에서 말끔히 벗어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인지는 " LPGA 투어 진출을 결심한 배경에는 올림픽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5년간 일본 무대에 매진하던 이보미가 올해 미국 대회에 간간이 출전하는 것도 올림픽 티켓을 위해서다. 김세영은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올림픽 출전은 그 자체로 영광"이라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는 선수들의 의욕만큼이나 올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LPGA 투어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김효주가 우승한 것을 신호탄으로 3월 중순까지 장하나 2승, 김세영이 1승을 보태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골프 강국 미국은 여자 골프에서는 주춤한 상태다. 미국 선수 중 렉시 톰프슨만이 올해 유일하게 우승을 했을 뿐 스테이시 루이스는 올해 들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올림픽 랭킹 시스템이 발표된 2014년 7월만 해도 랭킹 15위 안에 미셸 위,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 등을 포함해 8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으나 지금은 톰프슨과 루이스뿐이다.

한국의 복병이 다름 아닌 '교포 선수'라는 점이 흥미롭다. 세계 랭킹 1위이자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가 기아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연달아 제패한 데 이어 호주 교포 이민지(롯데 챔피언십),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 국적의 노무라 하루(스윙잉 스커츠 클래식)까지 최근 4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랭킹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이번 올림픽에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는 총 7명이 출전한다. 이들 7명은 모두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번 올림픽 여자골프에서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들끼리 메달 경쟁을 하는 양상이다.

남자 골프의 경우 한국은 현재 상태라면 2명이 출전할 수 있다. 안병훈과 김경태가 유력하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이수민이다. 유러피언 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면서다. 그는 세계 랭킹 75위에 올라 김경태를 위협하고 있다.

남자 골프는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강세에 눌려 메달 전망이 밝지는 않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안병훈의 경우 세계 랭킹은 31위지만 올림픽 랭킹으로 따지면 15위다. 국가별 쿼터제 영향으로 안병훈보다 상위 랭커이면서도 출전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아서다. 호주의 애덤 스콧과 남아공의 찰 슈워첼과 루이 우스트히즌, 피지의 비제이 싱 등 올림픽을 외면하는 선수들도 있다. 아시안 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던 김경태가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지난해 유러피언(EPGA) 투어 BMW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안병훈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한.중 핑퐁 커플로 인연을 맺은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이라는 스토리도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아들까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다면 이 역시 진기록이다.

올림픽 골프 경기장 시상대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가 올라가는 상상을 해 본다. 그러면 '골프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인식도 선수들의 환한 웃음과 함께 날아가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본다. 상상의 실현 여부는 오는 8월14일(남자)과 8월20일(여자) 알 수 있다.

김세영 마니아리포트 국장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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