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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하프타임] PFA 올해의 선수상 현장을 가다

조회수 2016. 4. 26. 1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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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회 P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 현장 - 2등도 기억되는 밤

“마음 비우고 왔어요. 2등도 만족해요. 그런데 FA컵에서는1등하고 싶네요.”

24일 저녁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그로스베너하우스 호텔에서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는 축구 선수들을 위한 잔치가 열렸습니다. 바로 43회째를 맞이하는 PFA 올해의 선수 시상식이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팀을 제외한 가장 활약이 뛰어났다고 생각하는 선수를 1명씩 뽑아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선수가 수상을 하는 상으로 선수들에게는 의미가 깊은 상입니다. 시상식 전부터 들어가는 입구에 선수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리셉션을 지나 본 시상식장으로 향하자 들어가는 통로 옆쪽으로 올해의 선수 후보들과 영플레이어 후보들 그리고 베스트11의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도 하며 샴페인 잔을 들고 다니며 드레스코드를 한 많은 손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였구요. 지소연 선수는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하였어요. 

시상식장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 지난 해 수상자이자 올해 후보로 지명되었기에 사진 촬영

지소연 선수는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보고 자신의 테이블을 확인하며 “작년보다 테이블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오나봐요.”하며 자신의 자리로 향하였습니다. 자리로 향하는데 다른 테이블의 선수들이 ‘지소연이다. 지난 해 수상자야.’하며 지소연을 보며 서로들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에도 많은 선수들이 생각하기에는 강력한 수상후보였던 것 같습니다.

시상식장 내부의 모습

 무대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후보에 오른 젬마 데이비슨과 해드빅 린달 그리고 한나 브룬델 등 첼시레이디스 선수들과 가족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데 지소연 선수는 담담해 보였어요. 흥분된 다른 선수들의 모습과는 달리…. 

바로 뒤쪽 테이블에는 라이언 긱스와 그의 지인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고, 다른 테이블에는 레전드들과 남자후보 선수들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토트넘선수들은 다음날 있을 경기때문에 불참을 선언하였고, 외질은 선더랜드와의 원정경기 때문에 참석을 하지 않은 듯 하였습니다. 스완지와의 경기가 끝난 후 아직 도착하지 못했기에 레스터 선수들의 테이블도 텅 비어 있었구요. 한참 뒤에 경기를 마치고 온 레스터 선수들이 입장을 하였습니다.

무대 반대편 테이블 앞에 서 있는 호지슨 감독의 모습

디너쇼 형식의 시상식은 충분히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영국 축구에 관한 영상과 올 시즌 각 리그 선수들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 상영을 비롯해 제이크버그와 타이니템파 등 유명 아이돌 가수와 디제잉과 합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특별히 기립박수를 받았던 때가 있었는데 바로 1966년 잉글랜드축구의 레전드들에 관한 영상과 더불어 그들을 소개할 때였습니다. 시상식이 이어지는 내내 그 테이블은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날의 가장 인기 있던 사람은 맨유의 전설이자 공로상을 수상한 라이언 긱스도 아닌 특별상을 수상한 제이미 바디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리야드 라메즈도 아닌 1966년 월드컵우승의 주역인 잭 찰튼 (보비찰튼과 똑같이 생긴 형) 경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레전드인 잭 찰튼 경과 아내인 찰튼 여사

*잭 찰튼은 동생 보비 찰튼만큼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최고의 센터백 중의 한 사람이었어요. 1952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22년 동안이나 한 팀에서 뛴 원클럽맨이며 1966년 런던 월드컵 우승당시 보비무어와 함께 환상의 센터백조합을 보여준 우승 멤버였습니다. 동생 보비 찰튼은 공격에서 형인 잭 찰튼은 수비에서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끌어 낸 최고의 형제였습니다.

그리고, 유로2016년 본선에 진출시킨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감독들이 함께 나와 인사를 하며 질문을 받았습니다. 잉글랜드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케인이나 알리 그리고 바디를 비롯해 젋은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기대가 된다.’며 유로 2016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유로2016 본선에 진출하는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감독들. 잉글랜드 호지슨 감독의 이야기하는 모습

제이미바디는 새로운 프리미어리그 기록인 11경기 연속득점을 이루어 내며 특별상을 수상하였는데, "팀동료들이 많이 도와주었고, 페널티킥도 몇 개 있었다. 운이 좋았다."며 수상소감을 말하였습니다. 또한 자신의 활약 영상이 나오자 수줍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대기록을 수립한 결과로 상을 수상하고 있는 제이미 바디

라이언 긱스는 지난 해 제라드와 람파드의 공동수상에 이어 올해 메리드 어워즈를 수상하였습니다. 수상소감 중에 "1998-99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리그, FA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며 트레블을 이루었다. 특히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렸던 뮌헨과의 결승에서 승리를 거둔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과거 맨유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멘트를 하였습니다. 요즘의 맨유의 상황을 보며 그 때가 그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어서 메인 시상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의 영플레이상은 토트넘의 델리알리와 선더랜드 레이디스의 베스매드가 수상하였는데, 델레알리는 팀 사정상 시상식장을 찾지 못하고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기다리던 올해의 여자선수상이 발표되었는데 5명의 후보중에 3위부터 발표를 하였어요.

3위로 헤드빅린달이 호명되었고, 2위로 지소연이 호명되었습니다. 1위 수상자는 맨시티레이디스의 크리스티안센이었어요. 지소연 선수는 그냥 담담히 축하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히려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소연을 제치고 수상한 맨시티의 이지 크리스티안센

다음으로 남자 선수가 발표되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3위가 헤리케인 그리고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제이미 바디가 2위에 호명되었고, 레스터의 중심인 리야드 마레즈가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호명되자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고, 마레즈 역시 “수상의 영광을 라니에리감독님과 스탭들 그리고 선수들과 나누고 싶다. 그들이 있었기에 수상할 수 있었다. 앞으로 팀에 더룩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소감을 전하였습니다. 

마레즈의 수상소감을 끝으로 시상식이 막을 내렸어요. 시상식장을 나오면서 지소연 선수에게 소감을 묻자 “마음 비우고 왔어요. 2등도 만족해요. 지난해에 이어서 2년 연속 탄다는 것은 욕심이잖아요. 하지만 FA컵은 욕심내고 싶어요. 우승하고 싶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첼시레이디스 동료 중에 탔으면 좋았을텐데 젬마나 헤드빅이 수상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가 수상하지 못해서 아쉬움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라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다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라며 각오를 보입니다. 

지난 해에는 이 자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올해에도 후보에 올랐고 당당하게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축하받아야 마땅함에도 그녀는 미안해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저 역시도 축하가 아닌 아쉬움 섞인 반응을 보였으니까요. 2년 연속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건데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2등이 아닌 1등만 기억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등도 축하해 줄 수 있는 그리고 나아가 이런 자리에 한국 선수가 초대 되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하며 함께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상식장을 나와서 짐을 찾으러 가기 전에 잠시 대화를 나누던 지소연 선수의 모습

늦게 나마 착잡한 마음을 뒤로 하고 "수고했어. 잘한거야. 2년 연속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건데, 내년에도 다시 오자."고 축하와 격려를 해주며 시상식장을 나왔습니다. 

43회 PFA 올해의 선수 시상식장은 먹거리도 볼거리도 풍성한 자리였습니다. 다만 스케줄 때문에 소속 팀 상황때문에 함께 즐겨야 할 많은 선수들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는 잘 조절해서 더 많은 선수들이 참여하는 멋진 잔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지소연 선수와 함께 또 다른 한국 선수가 이곳에 초대되어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 소중한 장소에 다시 오고 싶다는 바램도 가지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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