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김현수, "멀티히트? 그냥 한 경기 했을 뿐이다."

조회수 2016. 4. 24. 16: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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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자신 있게 초구부터 돌리자는(스윙) 생각으로 타석에 올랐다.”

“행운이 따른 안타였고, 호수비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그냥 한 경기 했을 뿐이다. 기회 오면 계속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적시타를 기록하고, 멀티히트, 그리고 호수비를 보여준 김현수가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동료들의 축하도 이어졌고,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의 플레이가 나와줬습니다. 하지만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적시타와 멀티히트를 기록해서 기쁜 것 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기쁘다.”고 말하며, “기회가 왔을 때,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동영상 캡처

생각보다 차분하고 담담했습니다. 김현수는 “자신 있게 초구부터 스윙하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오랜만에 타석에 오르게 되면 손이 잘 안 나간다. 주춤하는 것보다 자신 있게 스윙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머뭇거림 없이 자신 있게 한 스윙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적시타를 만들었습니다. 2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 캔자스시티 선발 크리스 메들렌을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린 것입니다.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날리자 더그아웃에선 김현수를 향해 박수를 보냈고, 동료들의 격려덕에 김현수는 조금 더 편안하게 이날의 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스트라이크 판정에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미국이든 한국이든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질 수 있다."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맞춰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 01. 기회를 잡기 위한 김현수의 노력

“기회가 오면 내 할 몫을 다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김현수. 그는 오늘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선발)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 기회가 오면 계속 타석에 오를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잘할 준비를 하겠다.”

‘또 (선발)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참 슬프기도 합니다. 들쑥날쑥한 경기 출전. 그마저도 당일이 되어서야 선수가 출전 여부를 알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현수는 출전하면 본인의 할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가 개막한 지 약 3주가 흘렀습니다. 볼티모어는 16경기를 치렀고, 그중 김현수는 4경기에만 출전했습니다. 10타수 5안타 타율은 .50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행운이 따라준 안타라고는 하지만, 그 또한  김현수의 능력입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15분 전. 김현수는 그 누구보다 빨리 더그아웃에 나왔습니다. 더그아웃에는 아무도 없었고, 장비를 챙겨 들고 온 김현수는 계속해서 스윙 연습을 했습니다. 

홀로 스윙 연습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자신 있게’라는 말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동료들, 코치진이 더그아웃에서 나왔을 때도 김현수는 스윙 연습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출전하는 경기.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긴장.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 등등 많은 생각을 뒤로하고 오직 ‘자신 있게’를 외쳤습니다. 

끊임없이 스윙 연습하는 김현수를 본 코치는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손에서 방망이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비단 경기 전에 보여준 모습만 보고 이처럼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적은 기회를 위해 김현수는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02. 김현수 멀티히트만큼이나 빛났던 동료애

“I Love KIM”

경기가 끝나고, 클럽하우스에서 김현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던 애덤 존스가 큰소리로 외칩니다. “아이 러브 킴”이라고 말이죠.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애덤 존스는 경기 중에도 김현수를 잘 챙겼습니다. 8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 동료들의 이 같은 배려에 조금은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타석 대기석에 오를 준비하는 김현수가 긴장할까 농담을 건네기도 하고,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현수에게 멋진 스윙이었다며, 칭찬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8회 내야안타를 날리고, 대주자와 교체되어 김현수가 더그아웃에 들어왔습니다. 많은 선수가 평소보다 더 김현수를 격하게 반겼고, 이에 김현수도 활짝 웃었습니다. 

더그아웃 촬영이 쉽지 않아 사진으로 담지 못한 모습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김현수를 챙기는 모습은 현장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차도, 트럼보, 애덤 존스, 그리고 스쿱. 눈에 띄게 김현수를 챙긴 선수들입니다. 이들의 행동은 김현수의 적시타와 멀티히트보다 더 깊은 감동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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