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손흥민, 기성용, 이제 그라운드에서 비상하길 기다릴 때

조회수 2016. 4. 24. 07: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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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들을 응원할 때-손흥민과 이청용의 원정 관람기

벌써 프리미어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중에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뿐만 아니라 컵대회 일정 때문에 평일에 경기가 많이 열렸습니다. 리그우승을 포기하지 않은 토트넘과 스토크의 경기,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꿈을 꾸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 유로파리그 진출과 나아가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희망하는 웨스트햄과 왓포드의 경기 그리고 머지사이드 더비인 리버풀과 에버튼의 경기였습니다. 그 중에서 제 관심을 끄는 것은 머지사이드 더비가 아닌 코리언 리거가 속한 팀의 경기였습니다. ‘과연 이번 라운드에는 뛸 수 있을까? 꼭 뛰었으면 좋겠다.’는 의문과 기대를 가지고 지난 18일 잉글랜드 북쪽으로 축구여정을 떠났습니다.

맨체스터 아래쪽에 있는 스토크시티는 춥기로 유명한 지역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그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역 앞에는 이미 도착해서 스타디움으로 가기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는 토트넘 팬들을 볼 수가 있었구요. 먼 곳까지 온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을 향하였습니다.

처음 방문한 브리타니아스타디움은 1997년에 만들어진 구장이라 건물이 낡지 않았고, 구장의 규모나 모양은 윤석영 선수가 속한 찰튼의 더밸리 스타디움과 웨스트햄의 볼린스타디움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선수 명단이 나왔는데 오늘도 손흥민 선수는 서브 명단에 이름이 올려졌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심 선발출전도 기대해 보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요즘 선발명단에 변화를 주지 않고 경기를 시작하네요. 경기는 시작부터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았고, 헤리케인과 델리알리의 멀티골로 팀이 4대0의 승리를 거두었고, 손흥민 선수는 후반 89분에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웨이석을 가득 메운 토트넘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토트넘 선수들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팬들이 먼 여정의 어웨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응원하기 위해 왔는지, 토트넘은 왜 이렇게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지 생각해 보았어요. 그것은 바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에 대한 흥미와 칭찬을 위해 팬들이 많이 찾는 것이고, 그토록 많은팬들의 사랑과 응원때문에 선수들은 힘을 내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요즘 토트넘은 팬도 선수도 다 행복한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손흥민선수가 중심에 서지 못한다는 점이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을 기다렸습니다. 믹스트존 대부분의 언론 관계자들의 포커스는 오늘 경기의 MOM인 헤리케인과 델리알리 그리고 토트넘의 기둥인 무사 뎀벨레에게 맞춰졌어요. 그들의 인터뷰가 끝난 후에 손흥민 선수를 만났어요. 보자마자 “추운데 이곳까지 오셨어요. 고맙습니다.”하며 손을 잡아줍니다. 그러면서 “이 곳까지 오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죄송해요.”하며 멋쩍은 미소를 짓습니다. “몸상태도 좋아요. 하지만 현재 팀 멤버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기회가 올거라고 믿고 열심히 준비해야죠. 다음 홈경기에 오실거죠? 그 때 좋은 모습 보여드렸으면 좋겠네요. 조심해서 돌아가세요.”하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흥쾌히 응해줬을 손흥민 선수였지만, 오늘 경기에서 선수 본인이 느꼈을 아쉬움을 생각하니, 인터뷰도 할 수 없었고, 사진도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팬으로써 ‘수고했다.’라는 말 밖에는 그리고 그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표현하지 않아도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성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볼수록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선수입니다.

숙소로 향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과 따뜻한 마음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지는 멋진 경기력과 더불어 우리에게 전달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스토크와 리버풀을 거쳐 맨체스터 올드트라포드로 향하였습니다. 이청용 선수가 선발 출전 하기를 기대하면서... 기대했던대로 이청용 선수는 선발 출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올려졌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맨유팬들이 반 할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새로운 감독이 올것 같다, 반할이 유임될지도 모른다, 무리뉴가 했으면 좋겠다 혹은 긱스가 되면 좋겠다.’는 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합니다. 시즌이 끝나가는 요즘은 많은 구단과 팬들사이에서는 감독이 이슈가 되고 있는듯 하였습니다. 

선수들이 준비 운동을 마치고 음악 소리와 함께 그라운드안으로 입장을 하는데 오랜만에 이청용 선수가 입장하는 모습을 봐서인지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경기는 전반 5분 델라니의 자책골로 맨유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어요. 내용도 예상대로 맨유가 주도했지만 이청용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서 적극적인 플레이와 수비가담까지 보여주며 폭넓은 활동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몸이 좋아 보였습니다. 

이청용 선수는 후반 19분 교체되어 나왔고 경기는 2대0으로 홈팀 맨유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지난 번 토트넘 경기때와 마찬가지로 반 할 감독은 벤치에서 일어나서 작전 지시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 후에 이청용 선수를 기다리면서 MOM인 스몰링 선수가 TV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과 반 할 감독이 맨유 방송과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경기에서 이겨서인지 스몰링도 반 할 감독도 모습은 좋아보였습니다.

구경한 후에 믹스트존에서 이청용 선수를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먼 곳까지 오셨네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합니다. “FA컵이라는 중요한 경기 때문에 로테이션 출전이라 선발 출전이지만 그렇게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몸상태는 좋다. 그리고 뛸 수있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시즌 후에 방법을 찾아보겠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각자 답답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인터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후에 “흥민이 경기도 봤느냐 어땠느냐, 피곤하지 않으시냐, 소연이도 웸블리가지 않느냐?”는 질문과 “ 딸 소윤이도 잘 크고 있다..팀이 웸블리까지 가는데 저는 출전 못할 것 같아 아쉽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 인사를 나누고 구단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헤어진 후 집으로 향하려는데 이청용 선수의 팬들이 사인받고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고 기다리는 것이었어요. 이청용 선수는 반대쪽에 있는 팬들을 못보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버렸기에 근처에서 가족과 이야기하던 동료 헤네시에게 부탁을 했어요. “혹시 LEE를 불러 줄 수 없냐고?” 헤네시에게 이야기를 전달 받자 마자 바로 내려와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웃으며 사진을 찍어줍니다. 피곤할텐데도 이미 버스에 들어가서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그는 정말 한결같이 착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팬을 사랑하는 프로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짧은 시간 출전과 이청용 선수의 로테이션 출전의 모습이 아쉬움도 있었지만, 3박 4일의 피곤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두 선수의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각오와 더불어 따뜻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기에….. 더 성숙해지며 따뜻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는 손흥민 선수나, 늘 한결같이 팬들을 생각하고 미소를 잃지않는 변함없이 착한 사람임을 확인 시켜준 이청용 선수를 볼 수 있었기에 행복하게 4일 간의 축구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3박4일의 여정을 마치고 런던 빅토리아역 도착

지금 유럽에서 뛰는 많은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합니다. 이청용 선수의 말대로 선수들이 더 답답합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럴때일수록 그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한 마디와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그 환희의 순간을 다시 느끼게 해 줄거라 믿고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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