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 이대호, 참고 기다리자

조회수 2016. 4. 22. 13: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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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참고 기다리자

4월22일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는 모두 9경기에 출장 .250 2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출장한 9경기에서의 타석은 16번에 불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선발 출장한 경기는 단 3경기이고 나머지 6경기에서는 대타로 출장을 했기 때문에 타석이 많을 수가 없다. 그가 선발 출장한 3경기는 모두 좌완 투수가 선발로 나왔던 경기였고 그나마 경기 후반 우완으로 투수가 바뀌면 대타로 교체되는 모습이 나오며 팀 내에서 백업 포수 스티브 클레빈저를 제외하면 가장 적은 타석에 들어섰다.

기록 출처: 다음스포츠 기록실

비록 제한된 기회였지만 이대호는 지난번 팀 최초 신인 대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KBO리그와 NPB를 호령하던 이대호를 너무 잘 아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에게 주어지는 제한적 기회가 못마땅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그는 아직 시애틀 입장에서 좌투수를 저격하기 위한 벤치 플레이어고 플래툰 선수이다. 이 점은 시범 경기 후반부터 애매한 태도를 취하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명확히 구분되는 점이다. 이들은 그런 명분으로 이대호와 계약했고 시범 경기에서의 경쟁을 통해 이대호를 로스터에 발탁한 것이다. 


이것이 첫 번재 이유이다. 메이저 리그 정서상 애덤 린드는 검증된 선수이다. 메이저 리그 11년차의 베테랑이며 09년 35개 홈런을 포함해 5번의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슬러거이다. 좌투수에게 통산 .585의 부진한 OPS를 기록했음에도 통산 .273와 166개의 홈런을 생산해냈다. 이 선수를 이대호가 당장 밀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올시즌도 17타수1안타로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최근 6경기에서 20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성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수평 선상에서의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마치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쉬고 있고 대체 선수 노말 마자라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도 추신수가 돌아오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일견 불합리해 보이지만 이는 자신들의 리그에서 한 두해의 반짝 활약이 아닌 꾸준하게 쌓인 데이터로 검증이 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는 기존의 선수를 존중하고 대접을 해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를 활용하는 이유 역시 오랜 기간 동안 쌓인 린드의 좌투수 상대 부진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야구에서 불문율처럼 통하는 좌우 투수에 따른 성적 차이 때문이다. 역시 우리네 입장에서 이대호는 이미 좌투수는 물론이고 우투수 공략에도 아무 문제가 없는 선수이다. 그러나 메이저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투수 공략에는 이미 검증된 린드가 나서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는 것이다. 탐 탱고가 저술한 ‘더 북’에서는 이런 부분을 확실히 지적하고 있다. 왜 감독들은 좌우 투수 놀이를 즐겨할까는 상대 투수 유형에 따른 생산력 차이에서 답이 나와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매 년 편차는 있지만 메이저 리그의 누적된 데이터에 따르면 우타자는 좌투수를 상대로 우투수를 상대할 때보다 타율, 타점등 전체적인 생산성이 6.1%가 상승한다. 반대로 좌투수는 우투수를 상대로 한층 더 높은 8.6%가 높은 생산성을 보여줬다. 이 편차는 전체 성적이 높은 타자일수록 더 차이가 심하게 나타났다. 

시대가 바뀌고 야구의 트렌드가 바뀌지만 이 모습은 수십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결국 하루아침에 바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출장 수가 적은 벤치 멤버 입장에서 일단 경기에 투입하면 특별히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 경기를 다 뛰게 해주는 모습이 일반적인데 아직까지 스캇 서비스 감독은 철저히 좌우 투수 상대 지침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구단은 린드가 우투수를 효율적으로 공략해주고 이대호가 좌투수를 잘 대처하면 애초에 그렸던 그림에 맞는 형태가 유지된다. 결국 이대호는 꾸준히 참을성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며 참으로 어렵지만 한정적이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리면서 더 많은 타석을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을 기다려야 한다. 어차피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그 점을 잘 알면서 선택한 길이다. 도전을 선언한 이대호의 인내심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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