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오승환, "좋지 않은 날도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조회수 2016. 4. 22.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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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승환이 형 공이 진짜 좋던데요. 진짜 잘 던지더라고요. 던지면 죄다 삼진이야.”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는 오승환 선수의 투구를 보고 감탄했습니다. “던지면 다 삼진이야.”라면서 말이죠. 

7경기에서 7⅔이닝을 치르는 동안 피안타 허용은 단 1개. 삼진은 무려 13개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강정호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도 미국 언론도 오승환의 투구를 치켜세웠습니다. STL 불펜의 중요한 존재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고,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서는 오승환의 투구를 집중 분석해 ‘진정한 언히터블’이라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칭찬에도 오승환은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지금의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좋지 않은 날도 분명 있을 거다. 그런 날이 오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그런데 그 ‘좋지 않은 날’이 홈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전이 됐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지구라이벌입니다.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는 Route 66 도로로 연결돼 있어 ‘Route 66 라이벌’이라고도 부릅니다. 팀의 성적을 비교하면 카디널스가 우위에 있지만, 양 팀 간의 통산 전적은 컵스가 앞섭니다. 전체 성적은 카디널스가 앞서지만, 유독 컵스에는 약한 모습입니다. 

카디널스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번 시리즈도 2-1 컵스가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3연전 중 두 경기를 내준 카디널스는 스윕만은 당할 수 없었던 상황. 라이벌이기에 스윕패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선발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고, 5-1로 앞섰지만, 뜻밖의 상황이 펼쳐 졌습니다. 

7회말 굵어진 빗줄기 때문에 중단된 경기는 3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재개됐습니다. 3시간이 넘는 경기 지연. 오승환이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승환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천 경기 지연이 투구에 영향을 준 건 아니었음을 알렸습니다. 

“우천 경기는 처음 경험했다. 하지만 우천 지연이 투구에 영향을 준 건 절대 아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보다 단순히 경기 결과가 안 좋은 거다. 그뿐이다. 좋은 날도 있고, 좋지 않은 날도 있는데 오늘이 좋지 않은 날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내준 실점. 홀드를 기록했지만 ‘0’였던 평균 자책점은 2.08로 올랐습니다. 퍼펙트 행진을 이어갈 때, 좋지 않은 날이 오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한 오승환은 이날 경기 후에도 덤덤함을 유지했습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무실점을 이어갈 수는 없다. 실점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팀이 이겼다는 것으로 위안 삼고 있다. 게다가 오늘은 로젠탈이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한 날이다. 이틀 동안 컵스에 승리를 내줘 클럽하우스가 조용했는데, 다들 로젠탈 100세이브를 축하하느라 정신없다. 오랜만에 클럽하우스에서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려서 좋다.”

이날 난조를 보인 오승환은 공교롭게도 브라이언트를 제외하고 좌타자를 상대했습니다. 이에 오승환은 “좌타자를 상대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데, 이 데이터(좌타자에 약하다)를 없애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더 많은 팀과 타자를 상대하게 됩니다. 그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생긴다는 의미키도 합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이제 8경기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 비록 2실점이 있긴 했지만, 첫 홀드를 기록했습니다. 언젠가는 한 번 겪을 실점이었는데, 강팀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2.08로 솟은 방어율을 내려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필승조냐 추격조냐를 나누기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합니다. 

“한국, 일본, 미국 야구를 모두 경험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추격조와 필승조의 명확한 선이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의 기량이 큰 차이가 없고, 뛰어나다. 추격조나 필승조의 차이를 말하기보단,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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