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 MLB리포트] 야구의 역사와 기원이 또 바뀌나

조회수 2016. 4. 18. 09: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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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에 완성된 공식적인 야구 규정집보다 3년 앞서 나온 '야구의 법칙' 서류 발견돼

야구(baseball)는 예측 불허의 수많은 변수가 가장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섣부른 예상을 불허하고 끝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야구. 그런 맥락에서 보면 야구는 그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조차 아직도 우리에게 명확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야구와 비슷한 놀이나 의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기원전의 고대 문화인 이집트, 그리스 후에 로마 시대, 그리고 심지어 잉카 문명 등에도 막대기와 공을 이용한 행위의 기록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는 야구라는 놀이는 아니고 풍년 기원이나 종교 의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존의 야구 규정집 원조보다 3년 앞선 1857년에 작성된 '야구의 법칙'이라는 서류가 최근 경매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1300년대 프랑스와 비슷한 시기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는 야구와 흡사한 기구를 사용하는 놀이가 꽤 유행했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1700년 영국의 메이드스톤이라는 마을에 살던 토머스 윌슨 목사는 일기장에 ‘주일에 댄스와 베이스볼, 크리켓 등 다양한 스포츠를 관전했다.’라는 구체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그것이 오늘의 야구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그런 용어 자체가 300여 년 전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778년 독립전쟁 당시 조지 유잉이라는 병사가 ‘포지계곡에서 베이스(base)라는 게임을 했다.’라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야구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이미 1800년대 초반부터 야구가 점점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니 현대 야구와 유사한 놀이를 미국에서는 꽤 오랫동안 즐겼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1800년대 말부터 야구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야구는 미국의 스포츠가 아니라 영국에서 유행하던 크리켓을 본따 변형시킨 스포츠라는 주장도 힘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미국 야구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야구의 기원과 뿌리를 찾으려는 운동이 시작됩니다. 물론, ‘야구는 미국의 스포츠’라는 것을 입증하겠다는 것이 주된 의도였습니다. 

1905년 알 스팔딩이라는 인물이 MLB를 대표해 특별위원회를 차리고 야구의 뿌리 찾기에 돌입합니다. 

187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253승을 거두고 통산 3할2푼5리를 기록했던 알 스팔딩은 27세에 돌연 은퇴해 스포츠 용품회사를 차리고, 시카고 화이트삭스(현 컵스의 전신)의 구단주가 되기도 했던 수완가였습니다. 3년간의 정밀 조사 끝인 1907년 12월 30일, 특별위의 스팔딩 위원장은 ‘1839년 뉴욕 주 쿠퍼스타운에서 애브너 더블데이가 ‘baseball’ 즉 야구를 만들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후 오랜 기간 이것이 정설로 내려왔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산골 도시에 MLB 명예의 전당을 건축해 오늘날까지 야구계의 최대 명소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구 역사가들이 조사를 거듭하면서 ‘더블데이가 야구 규칙을 만들면서 야구라는 스포츠가 널리 퍼졌다.’라는 주장은 힘을 잃기 시작합니다. 웨스트포인트 출신의 군인이던 더블데이는 1839년에는 쿠퍼스타운에 살지도 않았다는 기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야구의 종주국이라는 것에 집착한 스팔딩의 무리수가 만든 허구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야구 역사가들의 계속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지고 진실에 수렴해 수정된 야구 역사는, 1840년대 현재 뉴욕시 월스트릿의 은행원이던 알렉산더 카트라이트를 야구의 아버지로 삼는 새로운 시작을 인정했습니다. 

카트라이트는 월스트릿에서 일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최초로 조직적인 야구팀 ‘뉴욕 니커보커스(New York Knickerbockers)’를 만들었습니다. 이 팀이 최초의 진정한 야구팀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카트라이트가 1845년 명문화된 최초의 야구 규정집 (‘Knickerbocker Rules’)을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자를 송구로 맞춰도 아웃이 되는 규정을 금지시켰고, 쓰리 아웃을 한 이닝으로 인정하는 등 그때까지 구전으로 내려오던 야구 규칙에 몇 가지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투수는 언더핸드 투구만 가능했고, 타구를 원바운드로 잡아도 아웃으로 인정되는 등 오늘날의 야구와는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체계적인 규칙에 입각한 야구가 드디어 시작된 것입니다. 


1845년에 창설된 최초의 야구팀 뉴욕 니커보커스는 알렉산더 카트라이트(가운데 연미복)가 최초로 체계적인 야구 규정집을 만들었고, 그것을 보완 완성한 1860년의 '니커보커스 룰' 이 야구의 공식적인 탄생을 알린 것으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야구가 진정으로 출생 신고를 한 해는 1860년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카트라이트의 후계자인 다니엘 애덤스 등이 그 해 ‘카트라이트 규정집’을 더욱 발전시키고 수정한 규정집을 만들었습니다. 베이스간의 거리를 90피트로 정하고 9회를 정규 이닝으로 하고, 9명의 선수들이 각 팀을 구성하는 등 오늘날까지 그대로 적용되는 규정이 이 때 만들어진 규정집에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뉴욕 지역의 15개 팀이 이 규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야구의 성서가 되었습니다. 야구 역사가들은 카트라이트가 기초를 잡고 애덤스가 완성한 이 규정집이 탄생한 1860년을 야구가 진정으로 탄생한 해로 인정했습니다. 

그 후 1869년 최초의 프로야구팀 신시내티 레드스토킹즈가 생겼고, 1871년에는 10개 팀이 모인 최초의 프로야구 리그인 '내셔널 어소시에이션(NA)'이 발족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항마로 생긴 ‘내셔널리그(NL)'가 1876년에 탄생합니다. NA는 파산하고 말았지만 NL은 그 전통을 오늘날까지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메이저리그의 역사는 140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물론, MLB의 체계를 제대로 갖춘 것은 1901년 아메리칸리그(AL)가 생겨나고 1903년 양 리그의 챔피언이 격돌하는 최초의 월드시리즈가 이뤄지면서부터입니다. 초창기에는 일찍 생겼던 NL을 ‘시니어 서킷’, 동생뻘인 AL을 '주니어 서킷'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현대 야구의 기원은 1860년이 정식으로 출생 신고를 한 해로 정리가 됐습니다. 적어도 지난달까지 그것이 정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또 다른 반전이 생겼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SCP 경매사에 오래된 희귀 서류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이 서류의 이름은 ‘야구의 법칙(Laws of Base Ball)’. 그런데 이 서류의 내용을 보면 카트라이트가 1845년에 기초를 잡고 1860년 애덤스가 완성했던 규정집 ‘Knickerbocker Rules’과 내용이 거의 다 일치합니다. 베이스 간의 거리, 9이닝 경기와 팀 당 9명의 정원 등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공인 역사가인 존 쏜 등 전문가들도 이 서류의 중요성과 진품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서류가 큰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완성된 해가 1857년, 즉 현재까지 인정돼 왔던 1860년에 완성된 규정집보다 3년이나 앞섰다는 것입니다. 

이 서류를 작성한 사람은 바로 대니얼 루시우스 ‘닥’ 애덤스입니다. 그러니까 카트라이트의 위업을 이어받아 1860년에 집대성했다는 근대 야구의 규정집은 실은 1857년에 애덤스가 단독으로 집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야구의 아버지는 카트라이트가 아니라 애덤스로 역사를 다시 써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대두됩니다. 야구 역사가 쏜도 AP와 인터뷰에서 “아마 일반인들은 들어본 적이 없을지 모르지만, 야구의 아버지는 알렉산더 카트라이트가 아니라 대니얼 애덤스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명예의 전당 멤버인 카트라이트는 1857년의 야구 규정집을 만드는데 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서류의 소유주는 1999년 다양한 역사적인 서류와 책 등을 판매하는 경매에서 이 서류를 1만2000 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6개월 전까지도 이 서류를 책상서랍에 넣어 놓고 존재를 잊고 있다가 다시 발견해 감정을 받는 과정에서 서류의 중요성이 점점 드러났습니다. 결국 SCP를 통해 경매에 내놓게 됐는데, 경매 초반부터 즉각 5명이 구매의사를 밝혔으며 이미 첫 주 만에 경매가가 소유주 구입가의 열배 이상을 홋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24일까지 경매는 계속되는데 1백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구의 시작에 대한 역사책은 또 새롭게 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도대체 이 심오한 스포츠 야구의 진정한 기원은 무엇일까요? 우스갯소리지만 우주인이 만들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마당에, 야구는 여전히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CBS.com, AP, Wikipedia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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