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박병호, 자신의 공을 기다려라

조회수 2016. 4. 15. 1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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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자신의 공을 기다려라

이제 메이저 리그가 개막한지 2주가 되어간다. 벤치 선수로 시즌을 맞이한 김현수와 최지만 그리고 플래툰으로 뛰고 있는 이대호등 5경기 연속 무안타 무실점 호투를 하고 있는 오승환을 제외하곤 아직 메이저 리그 신내기들은 자기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제 터져나온 이대호의 끝내기 홈런, 두 번의 선발 출장에 안타 2개 볼넷 2개를 기록한 김현수등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경이 쓰이는 선수가 박병호이다. 이번 겨울에 진출한 코리안 메이저 리거 중 유일하게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아직은 적응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의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운 점이 하나 있어 이를 적어 보았다.


4월14일 기준 박병호의 기록을 살펴보자. 

6경기에 출장 21타수3안타 홈런1개 2타점 2득점과 볼넷 2개를 얻고 있다. .143의 타율에 출루율이 .250 장타율은 .286에 그치고 있다. 이제 출발이고 갈 길은 멀다. 아직은 분명히 적응기니 분위기는 바뀔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당장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삼진이다. 현재 그는 12번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 팀 내에서는 공교롭게 박병호와 함께 올시즌 가장 기대를 받는 유망주들인 미겔 사노와 바이런 벅스턴의 13개에 이어 가장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슬러거 유형의 선수들로 많은 삼진은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한다. 문제는 삼진을 당해도 질적으로 아쉬움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일단 왜 문제인지 살펴보자.


지금까지 박병호가 상대한 공은 모두 112구이다. 일단 타석당 4.67개의 공은 보는 것은 메이저 리그 평균 보다 상당히 높다. 아직 정규 시즌에서 한 개의 홈런밖에 없지만 상대 투수들은 그의 파워에 대한 소문을 익히 알고 있고 조심스럽게 상대한다. 이 투구중 포심이 34개 투심은 17개로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중 포심에 헛스윙은 단 3번, 투심에는 4번의 헛스윙이 있었다. 싱커 6개과 커터 5개에는 전혀 헛스윙이 없었다. 그리고 커브도 9개 중 2개의 헛스윙으로 나쁘지 않다. 그런데 체인지업, 슬라이더, 스플리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체인지업 17개 중에는 5번, 슬라이더 16개에는 6개, 스플리터 8개에는 3개를 헛스윙을 했다. 결국 112구를 상대하며 23번의 헛스윙을 한 것이다. 반면 스윙을 하지 않고 바라본 스트라이크는 18번에 그쳤다. 뽑아낸 안타의 구종은 포심 2개와 홈런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한편 빠른 볼에 삼진 5번, 커터와 슬라이더에 각각 삼진 2개, 투심, 스플리터, 싱커에 각각 1번씩 삼진을 당하고 있다. 결국 18번의 아웃 카운트 중 12번을 삼진 당했고 이 중 9번은 헛스윙 삼진이었다. 



박병호와 저스틴 업튼

그럼 여기서 작년 성적을 기준으로 현지 기록 전문가들이 예측한 박병호의 올시즌 예상 성적과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박병호에게 가장 중요한 수치는 홈런임으로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현지 전문가들은 박병호의 타율은 2할5푼대에서 6푼대, 홈런은 25개 전후를 예측했다. 지난해 이 성적에 근접했던 선수는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저스틴 업튼이었다. 업튼은 .250의 타율에 2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서 다른 기록은 제쳐놓고 선구안에 관련된 기록만 살펴보자. 

저스틴 업튼은 올해 1월 '6년 1억 3275만$' 계약 조건으로 디트로이트로 팀을 옮겼다.


컨택트는 배트를 휘둘렀을 때 컨택트 확률, 스윙은 투구에 대해 배트를 휘두르는 확률, 스트라이크존은 스트라이크존에 투구가 들어왔을 때 스윙 확률, 아웃사이드존은 존을 벗어난 공에 스윙을 하는 확률이다. 스-존 컨택트는 존에 공이 들어왔을 때 맞히는 확률, 아-존 컨택트는 벗어난 공을 맞히는 확률이다.


[박병호 4월 14일 기준 기록]

                 컨 택 트   스 윙   스트라이크존   아웃사이드존   스-존 컨택트   아-존 컨택트

박 병 호        59.7%     50.9%       63.6%           32.7%              75%            40.9%

저스틴 업튼    70.1%    44.5%       67.7%            24%               79.5%           46.7%


일단 박병호는 단 6경기의 샘플이라 참고용밖에는 안 될 것이지만 업튼과의 차이는 명확하다. 일단 배트를 휘둘렀을 때 컨택트 확률이 10% 이상 차이가 난다. 스윙도 6%이상 박병호가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박병호가 더 적게 반응을 하고 있고 반대로 존을 벗어나는 볼에는 8.7% 스윙을 더하고 있다. 컨택트 비율은 존에 들어오건 빠지는 공에 배트가 나가건 역시 맞히는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

당연히 메이저 리그 10년차 선수와 이제 막 리그에 진입한 박병호를 비교하는 것은 공정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지난해 성적에 한해서는 박병호의 예상치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타석에서 대처하는 모습은 이렇게 차이가 확연하다. 

최근 타석에서의 그의 모습은 노리는 구종이나 코스가 실종된 모양새이다. 일단 본인의 눈에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이 들어온다 싶으면 구종과 코스에 관계없이 배트가 쫓아나가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같은 구종에 연속으로 속는 경우가 쉽게 나온다. 아직은 눈에 설은 투수에게 끌려가는 양상인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갈길이 멀다. 투수들은 다시 만날 것이다. 타석에서 조금 더 참을성을 가지고 자신의 공을 기다리자. 아무리 좋은 타자도 모든 구종, 모든 코스에 강할 수 없다. 상대 투수 비디오 분석을 한번 더 보고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앞선 타자들과의 투구 패턴을 보고 또 봐야한다. 자신의 눈과 스윙을 믿고 노림수를 만든다면 박병호는 애초의 기대대로 자신의 파워를 맘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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