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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극과 극, 이대형과 이승엽의 숫자 '450'

조회수 2016. 4. 14. 10: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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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에 도전하는 양 극단의 타자, 대도 이대형과 거포 이승엽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 그리고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이대형. 


이들의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이승엽이 장타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대형은 단타에 익숙한 선수다. 아마도 야구팬이라면 이승엽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호쾌함과 묵직함을, 이대형에게서는 톡톡튀는 경쾌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이 둘은 KBO 리그 타자 중 양 극단에 있는, 그야 말로 ‘극과 극’의 타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기록=KBO 홈페이지,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인포그래픽=계민호]  

이 그래프를 보면 이 둘의 차이가 보다 명확하게 다가온다.

이승엽은 안타 중 장타의 비중이 무려 45%에 달한다. 이는 1,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75명의 타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박경완, 심정수, 장종훈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도 이승엽보다는 장타 비율이 낮다. 이승엽이 KBO 리그 사상 가장 뛰어난 거포라는 평가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사상 최초 4시즌 연속 홈런왕 박병호는 통산 773안타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에서 제외함)

반면 이대형은 안타 중 단타 비율이 86.8%로 압도적이다. 이것 역시 1,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75명의 타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준호, 이용규, 정수근 등 소문난 단거리 타자들도 이대형의 단타 비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승엽이 KBO 사상 가장 뛰어난 거포라면, 이대형은 KBO 사상 손꼽히는 똑딱이 히터인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극과 극’의 두 타자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450’이라는 숫자다. 올 시즌 이승엽은 450홈런에, 이대형은 450도루에 도전해 왔다.

450홈런과 450도루는 KBO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기록. KBO리그에서 450홈런을 돌파한 타자는 전무하며, 450도루를 돌파한 타자 역시 단 3명(전준호, 이종범, 정수근) 뿐이었다. 이들은 올 시즌 ‘450’이라는 숫자를 향한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었다.


이대형 – 역대 4번째 450도루 달성!

[사진=kt 위즈 / 인포그래픽=계민호]  

타격 실력과 타격폼은 최고가 아니지만, 적어도 ‘발’ 하나만큼은 이대형을 넘어설 자를 꼽기 어렵다. ‘이대형은  방망이가 아니라 발로 야구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빠른 발을 활용한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데뷔 초인 2003~4시즌, 소속 팀 LG의 준수한 외야수들에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의 발은 빛났다. 그는 두 시즌 간 단 60경기에 출장하는 동안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해당 기간 타율은 0.219에 그치며 방망이 실력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의 빠른 발은 그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2005시즌, 기회를 얻기 시작한 그는 '슈퍼소닉'이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스피드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2005시즌 107경기에 출장해 무려 3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도루 부문 리그 3위에 진입했다. 이 해, 그는 당시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전준호(18도루), 정수근(21도루), 이종범(28도루)보다도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2006시즌 15도루로 숨을 고른 그는 2007시즌부터 신진 대도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7시즌 53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에 등극한 그는 2008시즌 63도루, 2009시즌 64도루, 2010시즌 66도루를 기록하며 정수근 이후 역대 2번째로 4시즌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뿐이 아니다. 그는 해당 기간 역대 최초의 3시즌 연속 60도루, 4시즌 연속 50도루 기록을 세우며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대도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0시즌에는 당시 롯데의 김주찬(65개)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1993시즌 전준호(75개)-이종범(73개)의 도루왕 경쟁에 비견될만한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둘은 매 경기 도루 순위가 바뀌는 엄청난 접전을 벌이며 야구 팬들에게 도루의 묘미를 일깨웠다. 

이후에도 그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기회가 줄어들었음에도 매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고, 우여곡절 끝에 kt 유니폼을 입은  지난 시즌에도 44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주력을 과시했다. 

벌써 10년 넘게 리그 최정상급 준족으로 활약하고 있던 이대형은 4월 13일 넥센전에서 2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마침내  ‘450도루’ 달성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역대 4번째)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시즌 후반기면 역대 3위 정수근의 기록(474도루)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3년 후, 전광판에 ‘이대형 KBO리그 역대 도루 1위 ’라는 문구가 아로새겨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역대 도루 1위 : 전준호 550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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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 역대 최초의 450홈런 도전!

[사진=삼성 라이온즈 / 인포그래픽=계민호]  

‘역대 최초’라는 수식어에서 볼 수 있듯, 이승엽은 KBO리그 홈런 기록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괴물 같은 타자다. 1995시즌 데뷔와 동시에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린 그는 데뷔 3년차인 1997시즌 32홈런을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2003시즌까지 7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1999시즌에는 KBO 리그 최초로 50홈런을 돌파했으며, 2003시즌에는 아시아 최다홈런인 56홈런을 기록하며 야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뿐이 아니다. 그는 2001~2003시즌에는 3시즌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장종훈 이후 최초의 홈런왕 3연패 타자로 등극했다. 박병호가 2012~2015시즌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기 전까지 그는 ‘유이’한 홈런왕 3연패 타자였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그가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더라면 홈런왕 4연패, 5연패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 무려 8년을 보내고 돌아온 그의 행적 역시 예사롭지 않다. 국내 복귀 첫 해인 2012시즌  21홈런을 기록한 그는 13시즌에는 양준혁의 홈런 기록(351홈런)을 넘어서며 KBO리그 역대 홈런 1위에 등극했다. 이어 2014시즌에는 역대 최고령 30홈런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역대 최초의 400홈런까지 돌파하며 전설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의 발걸음은 올 시즌에도 거침이 없다. 4월 2일 홈런을 터트리며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을 터트린 최초의 삼성 타자로 기록되었고, 4월 7일에는 결승 투런포를 터트리며 팀에 연승을 선물했다. 그는 현재까지 9경기에서 2홈런을 터트리며 팀내 홈런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홈런에 대한 대부분의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그는 이제 역대 최초의 450홈런 고지에도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다. 그가 450홈런까지 남겨두고 있는 홈런 수는 32개. 2016시즌 내에 때려내기에는 버거운 숫자이지만, 이승엽이기에 기대감이 든다.

혹시 아는가? 그가 450호 홈런을 통해 역대 최초 1390타점(현재 1302)을 동시에 기록할 지. 


[기록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계민호 기자 (kbr@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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