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안절부절못했던 김현수, '이제는 뻔뻔하고, 당당해지길'

조회수 2016. 4. 13. 0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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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뒷이야기

마침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행운이 따랐지만, 3타수 2안타 1득점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현수는 “운이 따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며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행운의 내야안타였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 있었기에 안타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타석에서 약 27m 떨어진 1루까지 김현수는 정말 이를 악물고 달렸습니다. 그만큼 절실하고, 간절했습니다.  

김현수는 경기가 시작되자 상당히 긴장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오랜만에 타석에 올랐고, 처음(메이저리그 정규리그)이다 보니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의 모습은 긴장 그 이상이었습니다.   

화장실을 가려다 다시 뒤돌아 오고,  

스윙 연습을 하다가도, 

초조함이 보였습니다. 

9번 타자로 출장한 김현수는 타순이 돌아올 때까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보고, 스윙 연습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광판을 보고, 관중석을 보는 김현수의 얼굴에 ‘긴장’, ‘초조’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김현수가 타석에 올랐습니다. 개막전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노심초사했지만, 홈팬들은 따뜻하게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김현수는 “개막전에서 야유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야유를 받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올랐음을 알렸습니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아서 좋았다.”면서 말이죠.  

첫 타석에서 그가 날린 건 3루쪽 내야안타. 상대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의 89마일 투심패스트볼이었는데, 자칫 땅볼 아웃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현수는 사력을 다해 달렸고,  

1루 커비 코치와 반가운 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7회말에도 행운이 따랐습니다. 김현수는 1루와 2루 사이로 깊은 타구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유격수(수비 시프트로 인해 유격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브래드 밀러가 잡아 송구하면 아웃 될 수 있었던 상황.  

브래드 밀러가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하려던 순간 스텝이 엉켜 송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김현수의 전력질주는 2회에 이어 7회에도 빛을 발했고, 결국 내야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운이 따라줬지만, 김현수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계기가 되었을 개막전 멀티히트입니다.  

2회 마차도의 홈런으로 득점까지 올린 김현수는 확실히 안정을 찾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타석에 오르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해진 모습입니다.  

트럼보도, 

마차도도 김현수를 더 챙기며 기뻐했습니다. 

이날 경기 전후로 동료들이 김현수를 많이 챙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김현수가 입버릇처럼 말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동료들이 두루두루 정말 잘 챙겨준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라는 것. 

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앞둔 김현수에게 동료들의 배려와 격려는 평소보다 눈에 띄었습니다. 김현수의 라커앞에는 14번이 적혀 있는 배트 하나가 놓여있었고, 김현수는 그 방망이를 들고 타격 훈련장으로 향했습니다. 레이몰드가 김현수에게 선물한 배트였습니다. 

실제 경기를 치르기 직전까지 김현수는 레이몰드가 선물한 방망이로 실내 타격장에서 훈련했습니다.  

홈런을 포함 멀티히트로 맹활약을 펼친 마차도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김현수를 언급했습니다. 벤치를 벗어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것을 축하했고, 멀티 안타를 기록한 것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마차도는 김현수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많이 노력한 동료입니다. 더그아웃에서도, 프리게임에서도, 김현수에게 파이팅을 하며 어깨를 다독였습니다. “압박감을 느끼지 말라.”면서 말이죠.  

이처럼 김현수는 동료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마쳤습니다. 

타석에 오르기 전, 더그아웃에서 안절부절못했던 김현수는 안타와 득점을 기록하면서 편안한 미소를 지었고,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 번 내야안타를 기록했습니다.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팀 승리에이바지한 김현수. 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그는 또다시 주눅이 든 모습이었습니다. 김현수는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출전해 걱정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연승하다가 김현수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패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던 거죠. 많은 생각이 그의 머리 한구석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프링 캠프 초반, 김현수가 10타석 이상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팬들의 우려와 질타도 있었지만, 당시 김현수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제 첫 번째 안타 누가누가 찍나 내기하시러 오셨죠? 언제 칠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하.”

첫 안타가 쉽게 터지지 않았지만, 유쾌하고, 당당하고, 뻔뻔했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의 뻔뻔함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클럽하우스에서도, 더그아웃에서도, 필드에서도 김현수의 그 당당하고 유쾌한 모습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 후,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와 현지 언론과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왠지 모르게 기를 펴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당당하게, 자신 있게, 김현수 스타일대로 즐기는 야구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현지 언론과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자신감 넘치는 김현수로 돌아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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