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야유받은 김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회수 2016. 4. 6.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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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감독과 김현수, 단장과 김현수, 이 관계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됐습니다.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고, 선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는 타율 0.178에 출루율 0.224, 홈런 없이 2타점 8안타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는데, 2년 700만 달러에 영입한 볼티모어로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성적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도 넘은 언론플레이가 잡음을 만들었죠. KBO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겠다까지. 

결국,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한 김현수는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고, 쇼월터 감독은 다시 미소로 김현수를 맞이했습니다. 불편한 상황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연출됐습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엣 캠든 야즈 외야에는 오리올스를 대표하는 주황색 카펫이 깔려 있었고,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에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4만여 관중은 선수들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습니다. 개막전다운 환호와 볼거리였습니다.  

그런데 ‘25 현수 김’이 장내 스피커를 통해 울리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집니다.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진 것입니다. 놀랄 만큼 큰 소리의 야유였고, 곳곳에서 엄지손가락을 바닥을 향해 내리는 액션까지 취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 김현수,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지만, 코칭스태프와,  

벅 쇼월터 감독은 미소로 그를 반겼습니다.  

개막 로스터에 김현수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는 냉소적이었던 쇼월터 감독도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홈팬들의 야유 속에 입장한 김현수를 특별히 신경 쓰겠다는 의미로 “낯선 상황을 맞이한 김현수에게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줄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더 노력해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김현수. 그에게 다시 한 번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벅 쇼월터 감독의 격려입니다.  

비록 팬들의 야유는 있었지만, 김현수는 코치, 감독, 동료들의 격려 속에 웃으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김현수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플로리다 사라소타에서 김현수를 취재했고, 구단에 정식으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공식 발표한 다음 날에도 필라델피아에서 김현수를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김현수는 정말 힘들어 보였습니다. 말하지 못할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개막전에서 만난 김현수는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홈팬들의 야유를 받은 선수 본인은 오죽할까. 그래서 김현수 선수를 계속 살폈는데, 다행히도 며칠 전 모습보다는 훨씬 편안해 보였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지만, 그 과제를 풀기 위해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이 리카드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마치 LA 다저스의 푸이그가 빅리그 진출한 첫해를 보는듯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0.390(59타수 23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한 리카드는 개막전에서도 보란 듯이 4타수 2안타 1득점 1삼진으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관중들은 기립하기도 했고, 엄청난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타석에 오를 때마다 멈추지 않았습니다. 

2회말 메이저리그에 오른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기록하고, 

5회말에 다시 한 번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멀티히트라는 기록도 좋았지만, 그 내용은 더 좋았습니다. 두 번째 타석에 오른 리카드는 우익수 쪽으로 흘려보내는 단타를 날린 후, 빠른 발로 2루까지 향했습니다. 

단타를 2루타로 바꿔놓은 빠른 발에 팬들이 환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득점까지 올리게 된 조이 리카드. 이제막 빅리그에 진출한 선수가 보여준 플레이는 기대 이상입니다.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리카드에게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조이, 조이”를 외치면서 말이죠.

탬파베이 레이스에 있던 조이 리카드는 롤 5 드래프트를 거쳐 볼티모어에 입단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97, 도루 5개, 홈런 1개로 맹활하면서 김현수의 입지는 좁아졌고, 김현수가 개막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진통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팬들의 반응도 대조적이었고, 경기 결과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김현수는 라이벌 리카드로 생각하기보다는 팀의 일원으로 팀 승리를 기뻐했습니다. 리카드가 득점을 올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밝은 웃음으로 맞이합니다. 

볼티모어의 일원이 된 이상 팀의 승리는 누구보다 기쁩니다. 이제 겨우 한 경기를 치렀습니다. 개막전 출전 무산은 아쉽지만, 기회는 분명 올 것이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수의 몫입니다.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게 메이저리그일 테니까요. 

다행인 건, 복잡한 심경을 덜어내고,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개막전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부~~’라는 야유가 ‘수~~’라는 환호로 바뀌는 건 김현수가 그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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