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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 치졸한 볼티모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조회수 2016. 4. 1. 15: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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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김현수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요즘 국내외 프로 야구 선수 중에 가장 회자가 많이 된 선수는 아마 김현수일 것이다.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2007년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2008년 .357의 놀라운 타율로 타격 1위에 등극하면서 타격 기계의 명성은 시작됐다. KBO에서 10년을 뛰면서 통산 .318 142홈런 771타점 .406 출루율로 최고의 타자중 한명으로 인정을 받았다. 국가 대표로도 총 30경기에 출장 .404라는 고타율로 명성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그런 그가 FA 자격을 받고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메이저 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리고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볼티모어와 2년간 7백만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아마 본인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스스로에게 선물했다. 

계약이 공식화된 이후 현지에서의 김현수 평가를 살펴보자. 아마 작금의 상황과 비교하면 이런 평가가 불과 얼마 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다. 스프링 트레이닝 공식 출범을 코 앞에 둔 올해 2월13일 지역지인 ‘볼티모어 선’의 평가이다. ‘팬그래프 닷컴’이 분석한 김현수의 올시즌 예상 성적은 .278의 타율, .338 출루율, .420장타율에 홈런 18개 정도로 대체 선수보다 공격력의 우위를 말하는 WAR 수치도 1.7로 예측했다는 말로 기사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댄 듀켓 부사장 겸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먼저 듀켓 부사장은 좌타자에 정확도가 있으며 삼진보다 볼넷이 많은 선수로 팀에 가져다 줄 좋은 영향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쇼월터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기량에 대한 얘기는 아끼고 성격이 좋아 비록 말은 잘 안통하지만 기존의 선수들과 클럽 하우스에서 잘 어울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우익수도 가능하겠지만 본인이 주포지션 좌익수가 그의 자리일 것이라고 얘기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가 있다. 김현수의 기량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쇼월터 감독은 그에 대한 평가를 듀켓 단장, 운영 부사장 브래디 앤더슨, 1루 코치 웨인 커비에게 맡긴다고 했다. 이들이 선수 평가에 능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 인터뷰는 불과 40여일 전 이야기다. 

실제로 김현수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지난 3월26일 폭스 스포츠의 켄 로젠탈의 기사가 나오면서부터이다. 시범 경기에서 부진한 김현수를 한국으로 보내자는 얘기가 팀 내에서 논의됐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듀켓 단장에게 확인했다는 취지이다. 여기서 두 번째 포인트가 만들어진다. 듀켓 단장은 이 질문에 확인을 해줬을 뿐 아니라 이러기 위한 조건으로 원하는 한국 팀이 나와야 하고 김현수 본인도 그럴 의사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젠탈은 과거 윤석민의 예를 들었다. 물론 듀켓 단장은 문화적 차이등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 이후 그의 행보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마이너 리그 거부권이 있는 김현수에게 이를 포기하고 일단 시즌을 마이너에서 시작하라는 유무언의 압력을 미디어를 통해 하기 시작한다.

오비이락일지 이 발표가 나간 후 쇼월터 감독은 이후 5번의 시범 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김현수를 대타로도 기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3월3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역시 김현수는 선발 출장하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주전 좌익수 자리를 굳힌 조이 리커드도 출장하지 않았다. 세 번째 포인트가 여기서 대두된다. 경기 후반 좌익수 자리에 대타를 쓰는 상황에서도 김현수를 쓰지 않고 리커드를 기용했다. 이는 시범 경기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일단 시범 경기가 후반기에 다다르고 주전이 휴식을 취하면 아직 테스트 중인 선수가 아닌 이상 그냥 그 날 경기에서 쉬는 것이 보편적이다. 아직 경쟁중인 선수나 개막 로스터 상의 벤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타격감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굳이 리커드를 쓴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메이저 리그 초짜 감독이 아닌 베테랑 쇼월터 감독이 아무리 김현수가 시범 경기에서 .182의 부진함을 보인다고 해도 단 16경기만 보고 그에 대한 모든 판단을 해서 경기 투입조차 안한다는 것은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다. 게다가 23타수 연속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그 이후 3할7푼대의 타율을 올리며 페이스가 서서히 올라오는 선수를 갑자기 셧다운 시켰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답이자 4번째 포인트는 3월31일 지역 방송사 MASN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밝혀진 것과 다름이 없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의 현재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듀켓 단장이 이 모든 상황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번 사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가장 근접한 답을 주었다. 그것은 바로 듀켓 단장이 이 상황에 대해 답을 얻을 때까지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뛸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마지막 포인트는 바로 오늘 듀켓 부사장의 인터뷰이다. 

현재 김현수는 에이전트를 통해 마이너행을 거부한 것으로 나오고 MLB 볼티모어 홈페이지는 국내 언론에 이렇게 보도됐다는 것을 인용했다. 여기서 듀켓 부사장은 한국과 메이저 리그의 스프링 트레이닝은 기간도 다르고 차이가 난다고 밝히며 마치 절대 타석수가 부족한 것처럼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현수에게 더 많은 타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최근 시범 경기에 뛰지 못한 것은 어떻게 답을 찾아야 할까? 최소한 대타로도 세우면서 꾸준한 감을 이어가야 할 선수에게 이게 적당한 답변이 될 지가 의문스럽다. 

결국 지금까지의 상황은 볼티모어 프론트에서 진두 지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최상의 선택은 김현수를 돌려 보내고 연봉을 아끼는 측면일지 모른다. 그 점이 힘들 경우 최소한 마이너 리그 거부권을 포기하게 만들어 마이너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흐름은 듀켓 단장은 쇼월터 감독에게 김현수를 경기에 투입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모든 게 부진했던 김현수의 잘못이라면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지난해 스몰 마켓팀인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포스팅을 통해서 데려오면서 최대한 기회를 줄 수 밖에 없는 입장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영입하면서 주전 좌익수로 거론됐던 선수를 이런 식으로 다룬다면 과연 이들이 훗날을 기약하며 김현수를 배려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은 지울 수 없다. 현지 스카우트들은 리커드를 이번 봄에 아무리 잘했다고 하더라도 제4의 외야수 급 재능이라 판단한다. 라이몰드 역시 메이저 리그 경력에서 주전보다는 준수한 벤치 멤버 정도로 판명이 나있다. 과연 새로운 선수 영입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재 이들에겐 보험용이자 강력한 백업 플랜이 될 수 있는 김현수를 단순히 마이너로 내려보내기 위한 행동이라기에는 너무 치졸하다. 

과거 보스턴 단장 시절 명성에 금이 가며 물러났던 듀켓 부사장 역시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다. 과연 이런 이해가 안 되는 일련의 사태가 그의 아이디어인지 늘 구단 운영에 강한 입김을 행사하는 구단주의 지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 한경기도 뛰어 보지 못한 선수, 그것도 불과 3개월여 전에 계약한 선수가 특별히 말썽을 피우거나 팀의 명예에 흠집을 내지도 않았는데 이런 경우는 정말 본 기억이 없다. 

김현수의 미래는 본인이 결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또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상기하며 현명한 선택을 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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