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륭의 원사이드 컷] 선수들의 '절박함'으로 계속 '장사' 할겁니까?

조회수 2016. 3. 31. 16: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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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선수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일부 '무자격 중개인', 그리고 해외 테스트

매년 12월은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시기다. 연말 휴가를 지인들과 따뜻하게 보내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도 있지만 생존을 위해 마음을 졸이며 추운 겨울을 보내는 선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몸집을 줄이고 있는 국내 프로팀 입단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고교 및 대학 졸업 후 프로팀 입단에 실패하거나 프로팀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선수는 자연스레 해외 리그로 눈을 돌린다.

적합한 해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서 활동할 때 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FA 자격인 선수라도 국내 구단으로 이적 시 발생하는 보상금 때문에 그 금액을 선수가 스스로 지불하는 경우도 있는 현실이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 다년간 활동한 선수가 해외 구단으로 이적할땐 보상금이 발생하지 않기에 김진규(전 FC서울), 이요한(전 성남FC)등 태국 무대로 이적한 선수들처럼 베테랑 선수들 또한 해외 리그에 관심이 많다. 

2015 서울이랜드FC의 공개 테스트 '디 오퍼 (The Offer 2015)'

선수와 구단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중 하나는 중개인(에이전트)이다. 특히 축구 관련 규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선수들은 해외 이적 및 테스트 과정에서 중개인(에이전트)을 전적으로 의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 에이전트 자격제도를 2015년 4월 1일부로 폐지하고 중개인 제도를 새롭게 실행했다. 대한축구협회 또한 지난 해 FIFA 규정에 의거한 대한축구협회 중개인 규정을 발표했다.

변경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각국 축구협회가 중개인 제도를 직접 관리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제도를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시행되던 에이전트 시험이 폐지됬고 자격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중개인이 될 수 있기에 시장논리에 따른 무한경쟁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아직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중개인 제도의 빈틈을 이용한 사건들이 축구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존 에이전트 제도와 지난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중개인 제도의 차이 (출처: 인스포코리아)


# 선수 그리고 중개인, 결국은 비즈니스 관계

현대 프로 스포츠에서 중개인(에이전트)은 분명 필요하다. 프로 스포츠와 돈은 너무도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축구 역사가 오래된 유럽이나 시장 규모가 거대한 북미의 경우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스포테이먼트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슈퍼 중개인도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축구 시장의 규모는 그에 비해 작다. 구단의 예산도 넉넉하지 않고 선수의 연봉과 이적료의 규모도 빅리그와는 차이가 있다.

중개인은 결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일을 하고 정당한 수익을 내야하는 직업이다. 나는 그동안 다양한 선수와 중개인의 관계를 목격했다.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신뢰가 깊어보이지만 여전히 서로 존칭을 쓰며 가볍게 보이지 않는 관계도 있었고 마치 친형제처럼 허물없이 농을 주고 받고 때로는 휴가까지 함께하는 관계도 있었다.

선수와 중개인의 관계가 늘 좋은 상태로 영원히 유지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쉽지 않다. 마치 친형제 같았지만 함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 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어느 한 쪽만의 과실은 결코 아니겠지만 선수와 중개인은 결국 허물없는 형과 동생이 아닌 비즈니스 관계 쪽이 더 가까울 것 같다. 

중개인의 수수료는 3%로 권장된다. (출처: 대한축구협회 중개인 규정)


#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국내에 기반을 두고 오랜 시간 활동한 몇몇 에이전트 회사들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입지를 구축했다. 이미 많은 K리그 구단의 주전급 선수들이 이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그렇기에 새롭게 중개인을 시작하는 이들이 현 구조에서 수익을 내려면 부단한 노력과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에이전트는 통상적으로 선수 연봉의 10% 금액을 수수료로 받았다. 하지만 최근 중개인 제도로 바뀌면서 FIFA 권장 수수료는 3% 로 정해졌다. 물론 선수와 중개인이 합의한다면 수수료는 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의 여부, 즉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서로 지키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선수와 중개인의 입장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서가 중요하고 계약서의 내용 또한 구체적 일수록 좋다. 선수와 중개인이 함께 일을 하기로 결정하면 자연스레 앞으로 열릴 것 같은 장밋빛 미래에 대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한다.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만약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구제적인 조항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 서로의 의무를 계약서에 명시해두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를 따르면 된다. 하지만 칼럼을 준비하며 확인한 계약서 중 몇 개에는 구체적인 조항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계약 자동 연장 조항과 계약 기간도 최대 허용기간인 2년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 연말에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한 선수와 식사를 했다. 그 선수는 시상식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각종 인터뷰와 행사 일정이 타이트하게 잡혀있었다. 하지만 그 선수는 운전 면허가 없었기에 짐을 든 채로 대중 교통을 통해 혼자 일정을 소화했다. 나는 그 모습이 의아해서 선수에게 물었다.

‘너는 에이전트 없니? 개인 일정도 아닌데 왜 도움을 주지 않아?’ 

‘(에이전트) 있는데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해서요.’

‘수수료는 지급하니? 에이전트가 올 시즌 어떤 일을 해줬어? 경기는 보러와?’

‘네 수수료 10% 지급해요. 올 해 한 4~5 경기 보러왔어요. 거의 하는 일 없어요.’

K리그 시상식과 이와 관련된 인터뷰와 행사는 개인 일정이 아닌 공식 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겨울에 몸이 재산인 프로 선수가, 그것도 소속 회사가 있는 선수가 이렇게 다닌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지인을 통해 해당 회사 직원의 입장을 전해들을수 있었다.

‘처음부터 너무 잘해주면 버릇 나빠져요. 마치 스타플레이어 된 줄 알고, 길 좀 들여야 해요.’

선수와 중개인의 관계에서 서로 일을 잘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것은 두 번째 문제이다. 한두차례 발생하는 이런 모습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많은 중개인 및 에이전트 회사들의 노력이 허무해지는 것 같다. 잘해주는 것 보다 우선 기본이라도 제대로 하면 어떨까?

과연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 코너에 몰린 선수들의 ‘절박함’을 노리는 ‘중개인’이 아닌 ‘사기꾼’

앞선 내용 처럼 국내 무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자연스레 해외 리그로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해외리그 입단 및 테스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주로 중개인이다. 문제는 이들 중 대한축구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무자격 중개인이 많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 테스트 없이 해외 구단에 입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선수들이 선호하는 동남아 리그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직전 시즌 K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어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FC서울의 핵심 오스마르도 2년 전 태국 부리람UTD 에서 영입된 사례처럼 동남아 리그의 선두주자 격인 태국리그의 외국인 선수 수준은 K리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리그는 직전 시즌 소속이 해당 국가의 1부리그 였던 선수만을 외국인 선수로 선발한다. 또한 최근에는 준수한 기량의 남미 선수들이 워낙 저렴한 금액으로 계약을 하다보니 한국 선수들의 동남아 리그 진출도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선수 생활의 공백기가 있거나 상위 리그 경력이 적은 즉, 상대적으로 절박함이 더 큰 선수들이 기회를 잡기란 더욱 어렵다. 

일부 무자격 중개인들은 선수들의 이런 절박함을 이용하여 소위 장사를 한다. 이적 시장이 열리는 여름(6월~7월)과 겨울(12월~1월)을 전후로 해외 구단 테스트를 희망하는 선수를 20여명 가까이 모집한다. 기간과 국가에 따라 다르지면 테스트 희망자들은 한 달 기준으로 300만원~400만원을 중개인에게 지불한다.

테스트를 알선해주는 중개인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입단 테스트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선수에게 충분히 공유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 

1. 입단 테스트 팀에 대한 정보 (소속된 디비전, 팀명, 예상 급여조건)

2. 테스트 일정 (테스트 가능한 팀, 테스트 기간과 종합 스케쥴)

3. 숙소 및 식사제공 (숙소 시설 및 식사 환경)

4. 훈련 시설 및 훈련 제공 정보 (한 팀 테스트 종료시 대기 기간동안 훈련 환경)

물론 선수에게 100% 세부적인 정보가 제공되기는 쉽지 않다. 해외 테스트는 항상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생 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한 가능성 또한 미리 공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테스트 비용이 아니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10만원 짜리 훌륭한 코스 요리를 먹고 만족했을 때 돈이 아깝지 않은 것처럼 테스트 결과를 떠나 선수가 그 기간 동안 자신이 지불한 금액에 합당한 환경을 제공 받았다고 느꼈다면 문제 될 건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를 주위에서 여러 차례 확인 할 수 있었다. 


● 사례 1. 

테스트를 통해 계약에 성공한 선수에게 구단에서 제공된 계약금을 중개인이 편취. (선수에게는 계약금의 존재를 알리지 않음)

● 사례 2.

테스트 차 입국한 선수들이 테스트 장소로 이동할 때 선수가 스스로 교통비 지출. 사전 약속과 달리 식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선수들이 편의점에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   이에 불만을 제기한 선수는 기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국으로 조기 귀국 시킴. 이로 인해 나머지 선수들은 불만조차 제기하기 어려운 분위기 조성.

● 사례 3.

외국인 선수 선발 계획이 없는 팀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연습경기에 20~30분 교체 출전 시켜달라고 사전에 부탁. 선수에게는 어렵게 준비한 테스트라고 전달. 경기 종료 후 기량이 부족하다며 한국으로 귀국 조치.

● 사례 4. 

실제로는 3부리그 팀이지만 테스트 선수에게는 2부리그 팀이라고 전달. 수상함을 느낀 선수가 지인을 통해 사실 관계를 알아낸 후 불만을 제기하자 검증되지 않은 유명 축구인사와의 관계, 조직폭력배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선수를 구타 및 협박하여 한국으로 귀국 조치.

체코에서 여름에 진행되는 캠프의 트레이닝 모습


# ‘테스트’와 ‘캠프’ 의 차이

이상적인 해외 구단 테스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선수의 프로필을 중개인이 해당 포지션 영입이 필요한 해외 구단에 보낸다.

2. 해외 구단에서 선수에게 관심이 있는 경우 중개인에게 연락을 준다.

3. 테스트 날짜를 정한다.

4. 교통편(비행기)과 체류비용에 대해 정리한다. 

 - 선수 전체 부담 (입단 성공시 추후 구단에서 선수에게 테스트 비용 지급)

 - 교통편 비용 부담 (체류 비용과 숙소 등은 구단에서 준비)

 - 구단 전체 부담 (프로필만으로 선수 영입을 거의 확정한 흔치 않은 경우)

이 과정을 통해 선수가 입단에 성공한다면 선수와 해당 중개인은 자연스레 중개인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만약 입단에 실패한 경우에도 중개인이 진행 과정에 대한 수수료 (소개료)를 합리적인 선에서 선수에게 요구 할 수 있다. 

실제로 재작년 겨울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일본인 중개인이 J2리그 소속 A 구단에서 25세 이하의 젊은 한국인 공격수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줬다. 때마침 대학 졸업 예정인 적합한 공격수가 내가 감독을 맡고 있는 사회인팀 TNT FC 에 있어서 선수에 대한 자료를 전달했다. 일본 구단에서 선수가 마음에 들었는지 교통비(비행기)와 체류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선수를 초청했다. 테스트 과정에서 큰 부상이 발생하여 아쉽게도 계약에 실패했지만 그 선수는 현재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일본 테스트 종료 후, 일본 중개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100만원의 소개료를 지불했다.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J2리그 구단 테스트를 위해 선수가 부담한 비용은 100만원이 전부였다.

반면 캠프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말그대로 중개인이 현지에 캠프를 차리고 테스트를 희망하는 선수를 모집한 후 캠프 비용을 받아 현지에 마련한 캠프에서 합숙하며 상황에 따라 진행되는 테스트에 그때마다 선수를 보내는 방식이다. 잘 계획된 일정과 생활에 부족함이 없는 숙소와 식사, 그리고 컨디션을 유지 할 수 있는 자체 훈련 환경(코칭스텝 및 운동시설)을 갖춘 캠프도 있다. 

5월~6월 두달간 해외 에이전시 주관으로 체코에서 진행되는 K 캠프에 최근 2년 연속 참가했던 J 선수는 최종적으로 유럽팀 입단에 실패했지만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체코에 캠프를 차리고 두달간 500만원의 비용을 지불했지만 생활 환경과 훈련 프로그램에 모두 만족감을 나타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선수들로 팀이 구성되었어요. 총 인원이 24명 이였는데 한국 선수는 세명이 전부였습니다. EPL 출신 코치가 매일 훈련을 진행했고 체코의 명문팀인 스파르타 프라하, 비토리아 플젠과도 연습경기를 치렀습니다. 다양한 연습경기를 통해 눈에 띄면 그 팀에 합류하여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는 방식이였어요. 결과는 아쉽지만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 (2년 연속 체코 캠프에 참가했던 J 선수)

하지만 확실한 테스트 스케쥴도 없이 선수들이 식사와 훈련마저 각자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방치된 상태로 헬스장이나 동네 공원에서 런닝을 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테스트를 기다려야 하는 캠프도 있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돈은 중개인에게 지불했는데 현지 숙소에 도착한 이후 중개인을 잘 만나지 못했어요. 말이 통하지 않으니 훈련은 커녕 식사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쩌다 테스트 일정이 잡혔다고 해서 팀 일정에 참여하면 이 팀이 어느 디비전 소속인지, 팀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어요. 컨디션이 나빠도 죽어라 열심히 뛰어서 골도 넣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는데 경기 후 중개인은 팀 관계자가 제 기량이 부족해서 뽑지 않겠다고 말했다네요.' - (동남아 캠프 참가 선수)

'테스트'와 '캠프' 모두 선수와 중개인 서로 세부적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 꼭 중개인만 잘못이 있나?

칼럼을 위해 여러 사례를 조사하며 선수 뿐만 아니라 해당 되는 중개인과도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그 결과 중개인 시선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 중개인은 최대한 테스트를 성심성의것 준비하지만 급변하는 현지 상황에 따라 미리 계획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가령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던 팀의 스케쥴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하루 이틀 사이에 보강하기로 했던 포지션이 바뀌어 버리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중개인 또한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사전에 공유된 테스트 스케쥴이나 현지 환경이 조금이라도 다를 경우 지나치게 문제를 제기 한다고 한다.

선수 본인의 절박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심지어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은 원인을 중개인에게 돌리며 테스트 비용을 환불해 달라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겨울 동남아에서 진행된 한 캠프에서 비슷한 사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캠프를 주최한 중개인은 사전에 생활과 훈련 환경을 비교적 잘 갖추어 놓았지만 해당 선수는 45분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몇 개 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당연히 결과는 좋지 않았다. K리그에서 다년간 활약한 경험이 있는 이 선수는 테스트 탈락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는 느낌이였다.

한중일 리그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미드필더 김근철은 현재 태국 파추압FC에서 활약 중이다.

해외 테스트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절박하고 또 절박하다. 이들은 평생 축구를 해왔지만 현재 처한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부모와 주위 친지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주로 20대의 젊은 나이이기에 해외 테스트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것을 위해 막노동을 하고 비싼 사채를 이용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K리그와 J리그, 중국 슈퍼리그를 거쳐 현재 태국 디비전1 파추압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 김근철이 말했다.

"모르고 당하는 선수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알면서도 다른 방법은 없고 어쩔수 없이 해보자 하면서 당하는 선수들도 많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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