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굿바이 요한 크루이프..축구가 전해주는 감동

조회수 2016. 3. 31. 09: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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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약 2주간 A매치 기간입니다. 각 나라들이 친선 경기도 하고 여러 대회의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전을 치루기도 하였는데요.. 지난 주에 있었던 많은 경기들 중에 베를린에서 열렸던 홈팀 독일과 잉글랜드의 경기가 가장 흥미로웠고, 재미있었습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잉글랜드팀과 네덜란드팀의 경기가 29일 밤8시(영국 현지시간) 축구의 성지인 웸블리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웸블리 스타디움을 방문하였습니다.

지하철 역 입구에서 바라 본 웸블리 스타디움 정면에는 얼마 전에 별세한 네덜란드의 레전드이자 세계 축구계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요한 크루이프를 기리는 영상광고가 보였습니다. 그 광고를 보니 저도 모르게 엄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스타디움 입구 근처에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는데 유로2016 우승 트로피 전시관이었습니다. 많은 팬들에게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며 즐거움을 주고 유로2016에 대한 관심도 이끌어내는 듯 보였네요.

FA직원과의 약속 때문에 이른 시간에 경기장을 찾아서인지 많은 팬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기장에 미리 도착한 몇 명의 팬들을 만나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셰필드에서 3시간동안 운전을 하고 가족과 함께 왔다는 닐씨는 “우리 가족은 레스터시티 팬이다. 바디와 드링크워터가 출전할 수 있다고 해서 매우 기쁘다. 독일 경기를 보고 깜짝 놀랐고, 무엇보다도 잉글랜드팀이 세대교체를 잘 이룬것 같아서 이번 유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 며 팀에 대한 기대를 보였습니다.

토트넘팬이라는 쥬다스씨는 “잉글랜드팀이 예선부터 좋은 경기를 하였다. 특히 독일전은 최고의 경기였다. 토트넘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되서 정말 행복했다.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 이번 유로가 우승기회다.”며 기대와 더불어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해 하는듯 보였습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비를 피해 약속 장소인 스타디움으로 들어왔는데요, 경기를 보기 전에 FA직원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화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한국 선수들의 비자관련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한국 선수들 뿐만 아니라 비유럽권 선수들이 비자를 받는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피파랭킹 50위권 이내에 국가대표 출장수도 어느 수준이 넘어야 하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 조건을 채우면 바로 취업 비자가 나온다. 한국은 적합한 조건이 아니기에 선수들이 비자 받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이적료나 연봉과 구단 상황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데 5점을 채울 경우그 서류를 가지고 FA 패널(심사하는 높은 직책의 임원들)들이 최종 심사를 한다. 심사를 통해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홈오피스로 비자 발급 서류를 보내 비자를 취득하게 한다. 

손흥민 선수의 경우에는 패널들이 허가를 결정했고, 들은바로는 김보경 선수 같은 경우에는 5점은 채웠는데 패널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선수들이 잉글랜드에서 취업비자를 받는 것이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비자를 받은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서 잉글랜드 진출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비가 오는 가운데 양팀 선수들은 워밍업을 하였고, 잉글랜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습니다. 선발출전 명단을 보니까 독일전과는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평가를 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네요.

시작 전에 선수입장과 양팀 국가와 소개를 마친 후에 특별한 순서가 진행되었는데 벨기에에서 일어난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이었어요. 묵념 전에 장내 아나운서의 “축구는 우리를 연합하게 한다. ”멘트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또한 시작과 동시에 잉글랜드 서포터즈가 보여준 카드섹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반14분에 모든 팬들이 일어나서 요한 크루이프를 추모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었습니다. 테러희생자를 위해 레전드를 위해 국적과 피부색을 떠나 모두가 하나가 되어 추모하며 기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뭉클했습니다. 축구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직 축구만이 전해줄 수 있는 감동이었습니다.

경기는 최근 상대전적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네덜란드(2012.3.1경기에서 3대2승) 가 상승세의 잉글랜드를 2대1로 이기며 상대전적에서 2연승을 이어갔습니다.잉글랜드는 패했지만 레스터시티 돌풍의 핵심 선수들인 바디의 두 경기 연속골과 드링크 워터의 국가대표 데뷔전 그리고 다양한 선수들의 활용이라는 성과를 남긴 경기였고, 네덜란드는 유로2016 예선 탈락을 하였지만, 본선 진출팀인 잉글랜드에 승리해서 팀 분위기를 바꾸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경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로2016 예선 10승 무패의 전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잉글랜드, 약팀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고 폄하되었지만 지난 독일과의 경기에서 멋진 경기력으로 승리하며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패했지만 “질만한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많은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호지슨 감독의 말처럼 이번 패배를 통해서 유로2016을 위한 점검과 보완의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과연 잉글랜드가 많은 팬들의 기대처럼 유로2016에서 최상의 결과를 거둘지 또한 어떤 성적을 낼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축구 레전드를 향한 국경을 초월한 경의의 표현.. 토탈사커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와 벨기에 테러 추모 행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지인들과 축구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축구가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감동, 범국가적인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마다 전세계의 팬, 선수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메세지가 전해주는 힘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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