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김현수, "지금 말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조회수 2016. 3. 30. 12: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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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라커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고,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장비 가방을 메고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기자를 본 김현수는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합니다. 평소대로 행동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현수 25인 로스터에서 제외”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더그아웃에 버젓이 앉아 있는데 말이죠.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됐다고 단언할 정도라면 이미 선수와 합의가 끝났어야 하는 상황. 마이너리그행 확정적이라는 기사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볼티모어는 단장, 감독, 그리고 유명 기자를 통해 수없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현수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아직 결정된 거 아니죠?”라고 말이죠. 김현수는 “네? 뭐가요?”라며 애써 모른척합니다. “마이너리그 관련해서 구단의 언론플레이가 계속되는데…”라고 덧붙이니, 김현수는 “아무것도 몰라요. 도대체 무슨 말이 오가는 건지..? 그리고 전 지금 말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애써 웃으며 말합니다.  

물론 김현수가 정말 모르고 있어서 이렇게 말한 게 아닙니다. 결정 난 게 없는 상황에서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쇼월터 감독은 구단이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 트리플 A로 가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 몇 차례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건 선수 측에서 거부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김현수는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예전처럼 밝은 모습보다는 침착한 모습이었습니다. 감독도, 김현수도 서로의 시선을 애써 피했습니다.  

하지만 동료들의 가벼운 장난에 웃음을 보이기도 하고,  

득점을 올린 선수들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방망이를 들고, 스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7회초가 끝나자 김현수는 장비를 챙겨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습니다.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은 것입니다. 28일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 29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이어 3경기 연속 결장입니다. 

볼티모어의 끊임없는 언론플레이. 그 내용이 강압적인 데다 단정을 지어 말하기까지 합니다. 선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내용이라 좋은 시선으로 보기 힘듭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마이너리그행은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진짜 미국 야구에 적응할 기회를 주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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