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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 MLB리포트]MLB의 부익부 빈익빈과 반란

조회수 2016. 3. 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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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봉 3년차 이하 스타급 선수들 구단 연봉 제시액 거부 사태 이어져


2016시즌을 앞두고 MLB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는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년도 올스타이자 41세이브로 AL 구원왕에 오른 브래드 복스버거(26)의 연봉이 삭감된 것입니다. 

풀타임 2년차이던 2015시즌 복스버거는 69경기에 출전해 4승10패 4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71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레이스 구단이 2016시즌 연봉으로 거의 작년과 비슷한 액수를 제시하면서 잡음이 생겼습니다. 복스버거가 이 제안을 거부한 것입니다. 탬파베이 타임즈에 따르면 결국 레이스는 작년보다 2200달러가 깎인 51만9200달러에 새 계약을 맺었습니다. 2016년 MLB 최저 연봉인 50만7500 달러에 가까운 액수입니다.


 작년 41세이브로 AL 최다를 기록한 탬파베이 마무리 복스버거는 올해 연봉이 삭감됐습니다. ⓒWikimedia Commons

이런 현상은 복스버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9승9패 평균자책점 3.35의 준수한 활약으로 3선발급 활약을 한 제이크 오도리지(25) 역시 1600달러가 깎인 52만400달러에 계약했고,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25)는 딱 600달러가 인상된 51만3800달러에 계약했습니다. 키어마이어는 2년차이던 지난 시즌 151경기에 출전하며 2할6푼3리에 10홈런 40타점 62득점 18도루를 기록했습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미래를 책임질 세 명의 선수들이 이렇게 삭감 내지는 거의 동결 사태는 그들이 구단이 1차적으로 제시한 올해 연봉을 모두 거부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에이전트와 상의 끝에 있으나마나한 인상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구단은 ‘전년도에 비해 20% 이상의 연봉 삭감은 금지한다.'는 MLB 규정을 준수하며 소폭 인하 내지는 소폭 인상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3년차 이하 선수는 성적이 아니라 서비스 타임에 따라 연봉을 책정한다는 구단 정책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규정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은 사실 오래도록 내려온 일입니다.

MLB에서는 풀타임 6년이 지나면 FA가 돼 소위 대박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풀타임 4년차부터는 연봉조정신청을 할 자격이 생기면서 선수에게도 구단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그러나 3년차까지는 그저 구단이 제시하는 대로 최저 연봉에 가까운 액수에 서명을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에이전트로서도 어쩔 수 없는 규정입니다. 협상을 유리하게 전개할 지렛대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은 과거와는 달리 선수들의 반발이 유독 눈에 띄는 올해입니다.

지난 주 피츠버그의 우완 게릿 콜(25)은 구단의 연봉 제시액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결국은 구단 제시액에 사인을 하고 말았는데 작년에 19승을 거둔 콜의 2016시즌 연봉은 54만1000달러로 작년보다 1만 달러 인상이 전부입니다. 역시 3년차로 조정신청자격도 없기 때문에 별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27) 역시 구단 첫 제시액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첫 두 시즌 동안 23승14패 2.61의 성적으로 선발진은 이끌었던 공로 때문인지 작년의 55만6875달러보다 꽤 인상된 60만7000달러를 구단이 새로 제시해 재계약을 했습니다. 이 정도면 상당한 인상액으로 평가되는 것이 현 제도입니다. 

이런 와중에 미 일부 언론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너무도 적은 액수를 받고 있고, 반면 베테랑들은 지나치게 많은 돈을 받고 있다며 기존 제도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합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발달로 선수에 대한 다양한 평가 방법이 유행인 요즘 가장 주목받는 통계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statistic), 즉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입니다. 

WAR을 기준으로 기록을 정리한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2015시즌 WAR 상위 50명 선수들은 성적 가치의 28% 정도를 기여했습니다. 1000명이 넘는 선수 중에 5%에 불과한 선수의 기여도는 이 정도로 컸지만 전체 연봉 중에 그들에게 돌아간 몫은 10%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WAR 1위인 브라이스 하퍼(워싱턴)나 10위였던 A.J. 폴락(애리조나) 등 저연봉 젊은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연봉 상위 50위까지의 선수는 전체 연봉의 2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WAR 성적 가치는 불과 11%에 불과합니다. FA로 엄청난 연봉의 장기 계약을 맺은 선수 중에 소위 ‘먹튀급 선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든 또 어떤 나라든 프로 스포츠 계에서는 젊은 스타 선수들이 저연봉을 받고, 성적을 꾸준히 올린 베테랑들이 많은 연봉을 가져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상위 연봉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0년만 해도 MLB 상위 50명 연봉자가 전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였는데 15년만에 29%로 껑충 뛰었습니다.

갈수록 상대적 빈곤감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스타들은 베테랑 빅스타들과 함께 야구를 끌어갑니다. 그런데 연봉 차이는 엄청난 차이를 보일 때가 많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2012시즌에 신인왕과 올스타, 실버슬러거, MVP 2위 등의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낸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은 다음 시즌에 최저 연봉보다 2만 달러가 많은 51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즌 2할5푼8리에 17홈런 64타점을 올린 동료 알버트 푸홀스의 연봉은 1600만 달러였습니다. 30배 이상 연봉이 차이 난 트라웃의 성적은 3할2푼3리 27홈런 97타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대로 시행되던 제도인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제도는 끝없는 도전을 받았고 합리적인 변화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거부반응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봐야 합니다. MLB 선수노조에서도 아직은 움직임이 없지만 워낙 입김이 강하기 때문에 올해 말에 열릴 새 단체협상 자리에서는 이와 관련된 안건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의 지나친 편중, 그리고 성적과 너무 동떨어진 부의 분배 등으로 놓고 MLB가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비단 태평양 건너 미국 프로야구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KBO리그 사무국에서는 지난 1월 2016시즌 등록선수 연봉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연봉 상위 10% 선수들이 전체 연봉의 절반이 넘는 50.2%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하빌리스사의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 2016) 불과 10%의 선수들의 전체 연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KBO에서도 지난 10년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지나친 연봉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MLB 조차 상위 10% 연봉 선수의 몫은 꾸준히 40%대 초반입니다. 작년에는 42%였습니다. 

또한, 올해 KBO리그에서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재계약 대상자는 526명이었는데 그중에 절반이 넘는 270명은 연봉 5000만 원 미만입니다. 게다가 KBO리그 최저연봉은 2700만 원, MLB는 약 5억900만원으로 22배 정도나 차이가 납니다. 일본프로야구의 1군 최저 연봉이 약 1억6000만원이니 역시 우리의 6배 정도됩니다. 지난 겨울 KBO리그도 FA 선수들의 엄청난 계약이 눈길을 사로 잡았지만 선수협회와 선수들은, 늦은감마저 있지만 저연봉에 시달리는 수 많은 선수들의 처우에 대한 개선책에도 눈을 돌려야할 시점이 아닐까요.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Wikipedia, TampaBay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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