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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박찬호가 류현진에게, "현진 99%도 안 돼. 100%여야만 해"

조회수 2016. 3. 19. 09: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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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과 코리안 몬스터의 만남.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시설 ‘캐멀백 랜치’에 반가운 얼굴이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오랜만에 재회를 한 것입니다.  

박찬호는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류현진을 만나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건넸습니다. 박찬호가 걸어온 길, 그리고 류현진이 걸어가는 길. 그들은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고, 야구팬과 야구인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준 장본인들입니다.  

지난해 수술을 앞둔 류현진은 ‘다저스 올드 타이머스 데이’에 참석한 박찬호를 만나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전했고, 박찬호는 힘든 결정을 한 류현진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당시 류현진은 “난 (박)찬호 형이 보고 싶었다.”며 속내를 터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박찬호는 재활하고 있는 류현진을 찾아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했습니다.

# 박찬호, “현진! 99%도 안 돼, 100%여야만 해”

캐멀백랜치에 흰색 차량이 들어서더니 반가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편의점 커피를 손에 든 그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 한국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촬영차 방문했지만, 그는 류현진의 소식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기자를 보자마자 건넨 말은 “(류)현진이 불펜 피칭을 언제쯤 하느냐?”였습니다. 

캐멀백랜치에 도착한 박찬호는 구단 관계자들과 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그라운드로 향했습니다. 누구보다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류현진이었으니까요. 

박찬호가 그라운드에 도착했을 땐, 류현진이 롱토스를 하던 중.

류현진의 롱토스를 지켜보던 박찬호는 MLB.com 캔 거닉 기자와도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캔 거닉은 박찬호가 뛰던 시절부터 류현진이 뛰고 있는 지금까지 다저스를 취재하는 베테랑 야구 기자입니다. 

캔 거닉은 박찬호에게 “류현진과 함께 뛴 적이 있는데, 어떤 선수였느냐?”며 한국에서의 류현진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박찬호는 류현진과 함께 뛰던 날을 생각하며 류현진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2012년 한국팀(한화 이글스)에서 함께 뛰었었다. 마치 작년같이 느껴진다. 현진이는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였고, 국가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 당시 현진이와 같은 팀에서 뛰는 게 정말 좋았다. 내가 그에게 배운 점도 있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한국 야구 리그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봤었다. 내가 한국 리그에서 뛰어 보지 않아 궁금한 게 정말 많았었다. 대신 나는 메이저리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류현진은 늘 긍정적이고, 좋은 성격을 가졌다. 그는 강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현진이도 그렇게 믿고 있다.”

박찬호를 기억하는 다저스 팬들. 박찬호는 오랜만에 다저스 팬들과 만나 사인도 해주고, 간단한 농담도 주고받았습니다. 

“Don’t drive fast, drive slow now.”

이 문구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찬호가 류현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박찬호는 류현진에게 “서두르지 말고, 완벽하게 복귀하라”는 말을 가장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했을 즈음 류현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빨리 운전하지 말고, 음주운전 하지 말라고. (웃음). 류현진도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는 듯 “네~네~네~”라며 답장을 했다. 이는 천천히 가는 것이 빨리 가는 것보다 좋다는 의미였다. 특히 부상 후, 한국 선수들이 서둘러 복귀하려는 나쁜 버릇이 있다. 이는 공격적이고, 멋있을 수도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재활하는 과정에서 서둘러 투구를 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절대 좋을 수 없다.”  

박찬호는 류현진의 불펜 투구도 지켜보며 자세히 살폈습니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만 25개를 던졌고, 전력투구를 하기보다는 중심 잡기에 초점을 맞춰 불펜 피칭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본 박찬호는 류현진에게 “100% 여야만 한다.”며 천천히 완벽하게 복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현진아~ 무엇이 현명하고, 올바른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할 시기다. 천천히 완벽하게 100%까지 기다려야 한다. 90%도, 99%도 안 된다. 100%여야만 한다. 야구 팬들은 당연히 류현진이 빨리 마운드에 올라 공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겠지만, 류현진이 올바르게 재활에 성공하는 모습이 하나의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 (자라나는 꿈나무 야구선수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아주 좋은 시간이다. 류현진이 한국에 있는 선수들, 그리고 부상후 재활하는 선수에게 좋은 예가 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박찬호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류현진이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들어오게 하는 ‘문’을 열었지만, 류현진도 그만의 ‘문’을 열었다. 류현진이 이 시기를 잘 극복해서 큰 문이 열리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리안 특급과 몬스터 박찬호와 류현진. 박찬호의 말처럼 박찬호가 열어 놓은 문, 그리고 류현진이 열어 놓은 문. 그 문은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문입니다. 

지난해 박찬호는 야구 팬들에게 이런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라는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것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들을 겪고, 그 선수가 시련(슬럼프)이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하는지를 봐줬으면 좋겠다.”

류현진이라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음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큰 기쁨을 주었던 류현진은 어깨 수술, 그리고 재활이라는 큰 장애물을 만났고, 이 역시 극복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하는지를 지켜볼 시간입니다.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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