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오승환, 반성은 야구 아닌 진정성으로 보여야

이상필 2016. 1. 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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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과 사과는 야구가 아닌 진심으로 보여줘야 한다.

오승환은 "성원해주신 야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오승환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야구장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지만, 오승환의 잘못은 그가 야구를 잘한다고 해서, 메이저리거가 된다고 해서 용서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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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오승환
오승환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반성과 사과는 야구가 아닌 진심으로 보여줘야 한다.

지난 9일 출국했던 오승환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박 3일 동안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사이 오승환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고, 계약 조건도 1+1년에 최대 1100만 달러 규모로 기대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의 표정에서는 성취감과 기쁨보다는 조심스러움과 신중함이 드러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지난 2014년 11월 말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팬들을 실망시켰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지난달 9일에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검찰로부터 벌금 700만원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KBO로부터의 징계도 피할 수 없었다. KBO 리그 복귀 후 총 경기 수의 50% 출장 정지(2016년 기준 72경기) 징계를 받았다. 오승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큰 잘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기자회견에 앞서 오승환이 가장 먼저 한 말 역시 반성과 사죄였다. 오승환은 "성원해주신 야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입단 기자회견 당시의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당시 오승환은 "도박이 잘못된 것인 줄 몰랐다"고 발언해 국내 팬들로부터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100%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아직 오승환의 반성과 사죄가 화가 난 야구팬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이른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어쩌면 야구 인생 내내 최근의 논란은 오승환에게 좋지 않은 꼬리표가 될지 모른다. 오승환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야구장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지만, 오승환의 잘못은 그가 야구를 잘한다고 해서, 메이저리거가 된다고 해서 용서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반성과 사죄는 잘못의 인정으로부터 시작하고, 지속적인 행동과 노력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잘못의 인정보다는 변명이, 지속적인 행동과 노력보다는 한순간의 면피에 급급해 하는 모습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사과하는 측이 "이정도 사과했으면 된 것 아니냐"며 큰소리를 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공인 또는 유명인들의 잘못에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다.

오승환 역시 자신의 잘못 이상의 비판과 비난에 직면할지 모른다. 그러나 오승환은 자신이 지금까지 단순히 '야구 잘하는 선수'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가혹하다고 느낄 수 있는 비판과 비난 역시 온전히 오승환이 받아들여야 할 몫이다.

공식석상에서의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어쨌든 공항에서 보여준 오승환의 모습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오승환이 보여줘야 할 것은 지속적인 행동과 노력이다. 멀고 힘든 길이 되겠지만 오승환이 13일 공항에서 보여준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오승환이 그동안 야구에서 맞이했던 수많은 위기를 '정면승부 돌직구'로 이겨냈던 것처럼, 이번의 논란 역시 '진심'이라는 정공법으로 돌파해야 한다. 그것만이 오승환이 실망시킨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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