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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김] 그래도 류현진이다!

조회수 2015. 12. 31. 15: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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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야구팬에겐 정말 볼거리가 많았던 한 해였다. KBO리그는 7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달성했고 가을엔 '프리미어 12' 우승으로 아주 화려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해외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MVP로 소프트뱅크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피츠버그 파이레이츠의 강정호는 한국 유격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맏형인 추신수는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며 팀을 지구 우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화려하고 감동적인 2015년 시즌이었다.

하지만 뭔가 개운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많이 아쉽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류현진. 사진/ OSEN >

바로 류현진의 부상과 수술이었다. 2015년 시즌 우리는 류현진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야구 팬들을 설레게 했던 그가 갑자기 모습을 감춘 것이다. 집에 아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하루아침에 도둑을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강정호와 추신수의 맹활약이 큰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류현진의 공백을 채우기엔 부족했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LA 다저스는 3년 연속 서부지구 우승을 했고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없는 다저스는 고추장이 빠진 떡볶이였다.

그래도 LA 지역 현지 언론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와일드카드로 언급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시즌 류현진의 활약이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투수에게 어깨 수술과 재활은 극복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수 많은 투수가 어깨 수술 이후 백기를 들고 은퇴를 선택했어야 했다. 그나마 마운드에 다시 오를 수 있었던 선수들은 예전과 같은 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또한 어깨 수술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이다. 이미 그는 수술대에 올랐고 이제 모든 것은 그의 새로운 어깨에 달려있다.

이번 수술을 집도했던 LA 다저스의 팀 닥터 닐 엘라트라시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병원에 직접 전화해보기도 했고 친절한 다저스 구단 홍보팀에 수차례 연락을 해봤지만,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다. 부상과 수술은 워낙 선수 본인과 구단에게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이해한다. 류현진 어깨 수술 이후 엘라트라시와 잠시 통화를 했던 LA 모 일간지 A기자를 통해서 그나마 수술 이후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A기자는 상당히 희망적인 전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 LA 다저스는 그를 분명히 기다리고 있다. 사진/ OSEN >

류현진의 어깨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회전근개(rotator cuff)만큼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관절와순(labrum)파열이 전부였다는 게 엘트라시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물론 관절와순 파열이 가벼운 부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회전근개 파열이 더 큰 부상이라는 뜻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뜻이다. 의학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해하기 쉬운 부분은 아니지만, 다저스 구단이 조심스럽게 류현진의 복귀를 기다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팩트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LA 다저스의 파한 자이디 단장 또한 윈터미팅 기간 중 폭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을 직접 언급하며 그의 복귀를 예측하기도 했다. 2016년 시즌을 계획하고 있는 다저스 구단이 류현진을 완전히 제외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정반대로 시즌 초반 그의 복귀를 예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류현진은 손에 공을 잡았다. 그는 차분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예전처럼 마운드에서 공을 뿌릴 수 있을까?

확신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 류현진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지금 어쩌면 최고의 적수를 상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류현진이 야구 팬들에게 보여준 것이 있다. 그는 쉽게 흔들리지도 않고 강한 상대에게 더 강했던 선수였다.

2015년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한 해였다.

See Ryu in 2016!

danielkimw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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