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 단독인터뷰] 테리 라이언 단장 "박병호를 믿는다!"

조회수 2015. 12. 29. 14: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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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새벽 갑자기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 미네소타 트윈스 홍보팀장이 보낸 문자였다. 테리 라이언 단장 인터뷰 요청을 보낸 지 일주일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라이언 단장이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지금 당장 전화를 해야 하는 게 조건(?)이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곧장 전화를 걸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니얼김으로 소개했지만, 라이언 단장은 인터뷰가 마칠 때까지 데이비드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용서했다. 박병호 영입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트윈스의 스카우트가 데이비드김이 아닌가? 대니얼김 데이비드김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박병호가 2016년 시즌부터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게 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그를 영입한 단장에게 왜 박병호를 영입했는지 그리고 그동안 무슨 과정이 있었는지 직접 들어봤다.

[ 테리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를 10년 넘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사진/ 미네소타 트윈스 제공 ]

메이저리그 단장에겐 휴식 기간이 없는 것 같다. 상당히 바쁜 시기에 시간을 허락해주셨다.

솔직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서 잠시 한가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곧 바빠질 것이다.

박병호 선수를 영입했다. 아주 큰 투자를 결심했는데 야구 선수 박병호를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김 스카우트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박병호를 우리에게 소개했다. 간단히 말해서 박병호를 알게 된 지는 10년 정도 되었다. 그가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그 이후 넥센으로 이적해 뛰고 있었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구단은 한국에 많은 스카우트를 보냈다. 자연스럽게 박병호 선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더 많은 스카우트를 파견해서 그를 집중적으로 스카우트했다. 갑자기 지난 1년 동안 그를 지켜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그를 스카우트하고 있었다. 10년 동안 그를 지켜봤고 그 긴 시간을 투자한 끝에 그를 결국 영입하게 되었다.

미네소타 구단은 총 몇 명의 스카우트를 한국에 보냈는가?

총 8명의 스카우트를 한국에 보냈었다.

네? 8명이요?

다른 구단도 열심히 스카우트한다. (웃음)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국제 스카우팅 부서는 수시로 출장길에 나선다. 한국은 물론이고 대만과 호주에도 스카우트가 상주하고 있다. 많은 스카우트가 한국 리그를 관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트윈스 구단은 총 4명의 스카우트가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정 선수가 눈에 들어오면 미국에 있는 스카우트가 직접 나가서 선수를 지켜보기도 한다. 물론 박병호의 스카우팅 과정이 바로 그런 사례였다.

그래도 8명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웃음) 그렇다면 한국을 방문했던 스카우트들의 리포트 내용이 궁금하다.

일단 박병호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야구에도 잘 적응할 거라고 믿고 있다. 운동 신경이 좋고 멘탈도 강하다. 물론 파워도 대단하다. 수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포스팅액수를 정해야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자유계약 선수를 평가하는 과정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많은 스카우트가 참여해서 박병호를 평가했고 결론을 내려야 했다. 포스팅 과정을 밟아야 했기 때문에 과정이 살짝 다르긴 했지만, 선수를 평가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과정까지는 비슷했다. 이번 박병호 선수의 영입은 프런트오피스가 전체 참여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최종 결정자는 단장이 아닌가? 정확히 어느 시점에 포스팅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다.

포스팅 일정이 나오자마자 모든 정보를 내가 직접 검토했다. 그리고 비딩에 참여하기로 했고 포스팅피를 제출했다.

포스팅 액수는 누가 결정했는가? 상당히 큰 금액을 제출했다.

내가 결정했다. 아까 말한 대로 최종 결정자는 단장이다. 모든 정보를 자세히 검토한 이후에 나온 액수였다. 1년 전 강정호의 포스팅 결과를 참고하기도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피츠버그 파이레이츠가 약 500만 달러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고있다. 강정호 선수가 아쉽게 부상당했지만, 분명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당연히 더 많은 구단이 박병호 선수를 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팅 액수에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꼭 박병호를 영입하고 싶었던 것이 당시 심정이었다.

피츠버그 강정호의 성공이 크게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솔직히 강정호 선수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다. 작년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잠시 봤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우리 스카우트들이 박병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강정호를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긴 어렵다. 나는 최종 결정권자로서 우리 스카우트들의 평가와 의견을 의존했다. 박병호는 장타력이 있고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명타자로 뛸 수 있어서 많은 구단이 그를 원하고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메디컬테스트와 기자 회견을 위해서 얼마 전 박병호가 미네소타를 방문했었다. 그의 대한 첫인상이 궁금하다.

나는 그가 좋다. (I like him!) 먼저 사람 박병호가 맘에 든다. 상당히 유머가 있는 친구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통역을 통해서 대화를 나눠야 했지만, 미네소타에 오기전 그는 우리 구단에 대하여 많은 것을 공부했다. 타켓필드에 대하여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폴 몰리터 감독에 대하여도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우리 구단과 도시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왔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준비성이 대단했다. 우리 구단에 오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 또한 단장으로서 보기 좋았다. 그가 이곳에 잘 적응할 거라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폴 몰리터 감독에겐 뭐라고 했는지도 궁금하다.

포스팅 결과를 기다리면서 몰리터 감독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에게 오랫동안 지켜본 장타력 있는 한국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운동 신경이 좋고 장타력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조 마워가 있어서 지명타자로 영입할 선수라고 말했다. 몰리터 감독은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웃음) 몰리터 감독 또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든 과정은 매끄러웠다. 빨리 필드에 나선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

[ 결국 장타력이 답이다! 사진/ OSEN ]

2016년 시즌. 단장으로서 어떤 시즌을 예상하는가?

상당히 어려운 디비전이다. 물론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넘어서야 한다. 하지만 우리 팀도 전력이 탄탄하다. 올 시즌 미겔 사노 선수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올스타였던 글렌 퍼킨스와 브라이언 도져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어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도 경쟁력이 있다. 2015년 시즌 성공을 토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2016년 시즌 기대한다. 전체적으로 팀이 어리지만,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서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아직 팀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팀이다. 어려운 디비전이지만, 지구 우승을 희망하고 있다.

타켓필드는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답하기 시작함)

공평한 구장이다. 펜스가 거리가 먼 공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공평한 구장이다. 홈런이 적당히 나오는 구장이다. (웃음) 아주 살짝 투수들에게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홈런이 나오기 어려운 구장은 절대 아니다. 홈런이 치기 어렵다는 구장이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선발 2루수인 도져의 기록을 한번 확인해봐라. 26개의 홈런을 쳐냈다. (*브라이언 도져는 타켓필드에서 총 13개의 홈런을 기록함)

일단 지명타자로 박병호를 영입했는데 장기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박병호에게 달려있다. 조 마워의 계약 기간은 3년 남아있다. 단기적으론 박병호는 지명타자이다. 하지만 그의 성적에 따라 상황을 달라질 수도 있다. 그를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그가 좋은 1루수라고 전했다. 수비에 대한 문제가 있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워가 우리의 선발 1루수이다. 우리의 단기적은 계획은 그렇다.

특별히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가?

뭐 항상 그렇지 않은가? 특히 박병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운동하고 멘탈이 강한 선수이다.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나는 그가 결국 잘 적응할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와 KBO리그 야구는 분명히 다르다. 시즌 초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4년 전 니시오카 영입은 실패했지만, 이번 다른 결과를 예상한다. 팬들도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박병호가 성공할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단장이 생각하는 박병호의 예상 성적은 무엇인가?

트윈스가 이기는 게 목표다. 그게 전부이다. 그가 팀 일원으로 미네소타 트윈스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게 전부이다. 개인적인 성적을 예측하기는 싫다. 박병호가 쉽게 적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히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이기는 것이 박병호와 우리가 원하는 결과이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미네소타 트윈스 팬이 한국에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한국 팬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그런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병호도 잘하고 트윈스도 잘하는 게 한국 팬들이 원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즌이 기다리고 있지만, 좋은 결말이 있기를 기대한다.

danielkimw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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