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의 타인의 시선] 마레즈는 알제리로, 캉테는 어디로 갈까?

조회수 2015. 12. 26.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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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선두인 레스터시티에는 비슷한 사연을 가진 선수가 있다. 리야드 마레즈(24)와 은골로 캉테(24)다.

두 선수는 모두 프랑스에서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자랐다. 마레즈는 알제리 출신의 아버지와 모로코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드 프랑스 지방의 사르셀에서 태어나 동네팀인 AAS사르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마레즈는 주목을 끌지 못하는 선수였다. 체격이 좋고 당시에는 빠르지도 않았다. 다만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대담함 그리고 책임감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사르셀에서 마레즈를 지도했던 모하메드 쿨리발리는 "마레즈는 절대로 도망가지 않았다. 책임 지는 법을 일찍 깨우쳤다. 기술이 점점 좋아졌고, 큰 선수들의 특징인 대담함과 근성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성장속도를 올린 마레즈는 2009년 사르셀을 떠나 4부리그 팀인 캉페르로 이적한다. 그리고 다시 1년 만에 당시 2부리그 소속이었던 르아브르로 옮긴다. 마레즈는 르아브르 입단을 앞두고 파리생제르맹과 올랭피크드마르세유에서도 입단 제의를 받았었다. 마레즈는 두 팀의 손을 잡지 않았다.

르아브르는 마레즈에게 중요한 팀이다. 마레즈는 2010/2011시즌부터 르아브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13/2014시즌까지 뛰었다. 데뷔 시절에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드릭 도리 감독은 마레즈가 리그두(2부 리그)를 버텨내기에는 신체적인 조건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마레즈는 2011/2012시즌 리그에서 단 9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2012/2013시즌 에릭 몽배르츠 감독(현재 요코하마 F마리노스)이 부임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마레즈는 2012/2013시즌 34경기에 출전했다.

2014년은 마레즈 인생의 전반기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였다. 2014년 1월 당시 챔피언십(2부 리그) 레스터시티로 이적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적료는 45만 유로(약 5억 7천만 원)였다. 그리고 대표팀 유니폼도 결정했다. 마레즈는 성장한 프랑스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라인 알제리 유니폼을 입는다. 바히드 할릴로지치 감독의 호출에 응답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마레즈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경기에 선발로 나와 73분을 뛰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화제가 아니었다. 1년이 지난 뒤에는 마레즈의 결정이 상당히 큰 것이었다는 게 인정 받았다. 프랑스는 마레즈를 신경 쓰지 않았다. 2015년 12월, 지금 분위기는 월드컵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마레즈는 레알마드리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탐내는 선수가 됐고 알제리 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로 2016'을 앞둔 프랑스 대표팀에 마레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마레즈는 알제리를 계산적으로 선택한 게 아니다. 프랑스가 손을 내밀었더라도 그의 선택은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마레즈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 휴가를 알제리에서 보내곤 했다. 그는 알제리 대표팀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정말 알제리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169cm '거인' 캉테, 말리와 프랑스 사이

마레즈가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동료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캉테는 마레즈와 제이미 바디보다 빛나지는 않지만 더 알짜 활약을 펼친다는 평을 듣는 선수다. 신장이 169cm 밖에 되지 않지만 올 시즌 EPL 가로채기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대표인 요앙 카바예(크리스탈팰리스)보다 공을 빼앗는데 능하다. 마레즈는 "캉테는 오토바이다. 팀을 움직이는 발전기다. 엄청난 에너지로 사방으로 뛴다"라고 칭찬했다.

캉테는 마레즈와 유사한 면이 있다. 나이가 같고, 태어난 곳도 비슷하다. 캉테는 파리에서 태어났는데 마레즈의 고향 사르셀과의 거리가 멀지 않다. 유년 시절 빛을 보지 못한 것도 비슷하다. 캉테는 지역 팀인 쉬렌에서 뛰다가 2010년 프로팀인 US불로뉴로 이적했다. 2011/2012시즌 불로뉴에서 프로로 데뷔했고, 2013/2014시즌을 앞두고 SM캉 유니폼을 입었다. 빛난 적은 없었다. 각급 대표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캉은 캉테의 두 번째 고향이다. 캉테는 캉에서 새로 태어났다. 2013/2014시즌 팀의 승격을 이끈 캉테는 2014/2015시즌 팀의 13위를 견인했다. 캉은 해당 시즌 가장 연봉 총액이 작은 팀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냈다. 캉태는 3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캉은 화끈한 축구를 했다. 54골이나 넣었다. 이는 리그 4위 기록이다. 3위를 차지한 AS모나코보다 4골을 더 넣었다. 캉의 공격적인 색깔을 채운 이는 캉테다. 캉테는 동료들이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캉테를 불렀다. 캉테는 EPL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레스터시티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캉테의 존재에서 찾을 수 있다. 캉테는 수비의 끝, 공격의 시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캉테는 단순히 많이 뛰는 선수가 아니다. 기술도 좋다. 캉테는 바디와 마레즈 밑에 숨겨진 괄호와 같은 이다. 캉테가 없는 레스터시티는 꿈 꿀 수 없다.

여기까지는 마레즈와 비슷하다. 아직 공백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 대표팀이다. 캉테는 말리와 프랑스 대표팀 모두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관심이 더 많은 쪽은 말리다. 말리는 캉테와 수차례 접촉했다. 말리 현지 언론은 프랑스가 캉테를 설득하기 전에 말리가 서둘러야 한다는 기사를 내고 있다. 프랑스에는 중원 자원이 많다. 마레즈를 비롯한 동료 선수와 캉테를 경험한 감독들은 프랑스에 캉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레즈는 "캉테는 라사나 디아라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했고, 사비에 그레블렌 캉 이사는 "캉테가 AS모나코에서 뛰었다면 (사람들이) 그에게 같은 의문을 품었을까?"라고 되물으며 디디에 데샹의 빠른 결단을 바랐다.

캉테는 아직 말이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유로 2016' 우승을 바라는 프랑스나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말리 모두 캉테를 놓치면 후회할 것이다.

글= 류청 풋볼리스트 취재팀장

사진= 레스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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