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1S1B] 김현수는 늘 '도전'과 함께 했었다

조회수 2015. 12. 18. 09: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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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또 한 번 도전을 택했다.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라는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350만 달러. 과연 김현수가 일본이나 한국을 택했을 때 그 보다 낮은 계약서를 받아들었을까?

세금 등 각종 내.외부적인 문제들을 따져보면 '아니오'가 정답일 것이다. 김현수는 또 한 번 도전을 택했다.

그가 어떤 결과를 만들것인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쉽게 무너지거나 쓰러지지는 않을 거란 기대는 갖게 된다. 그는 늘 도전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어쩌면 보다 쉽게 야구 인생을 살 수 있었던 선수다. 2006년 입단해 2007년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2008년엔 사실상 2년만에 타격왕에 올랐다.

2008년의 최고의 한 해였다. 타율 3할5푼7리 23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기계'라는 멋진 별명을 얻었다.

하던대로만 해도 순조롭게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김현수다. 하지만 그는 변신을 택한다.

어느날 갑자기 홈런을 좀 더 쳐야 겠다며 타격 폼을 수정한다. 일명 레그 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한참 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런대로 성적은 나왔지만 '김현수'라는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를 낸 적도 적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런 김현수를 답답해 했다. 충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선수가 왜 굳이 더 어려운 길을 택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묵묵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걸어갔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유? 간단했다. "루상에 나가서는 할 일이 많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이런 도전 정신은 올시즌 조그만 성과로 돌아왔다. 규모가 가장 넓은 잠실 구장에서 28개의 홈런을 치며 본인의 목표였던 30개에 근접하는 성과를 냈다.

그가 쏘아 올린 28개의 홈런은 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됐다.

김현수는 에버리지가 높은 타자다. 볼티모어도 그의 그런 점을 높게 샀다. 하지만 현지 언론 보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그의 홈런이다.

김현수가 한국에서 가장 홈런 치기 어려운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30개 가까운 홈런을 쳤다는 점, 때문에 메이저리그서도 15개 정도의 홈런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늘 그에게 따라 붙는다.

김현수는 코너 외야수다. 아무리 높은 타율로 만회한다고 해도 나름의 파워도 지니고 있어야 버틸 수 있는 자리다. 김현수가 도전을 멈췄다면 그는 더 큰 도전에 나설 기회도 얻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리를 높게 들지 않고도 파워를 보여줬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김현수는 시즌 도중 높게 들던 오른 다리를 낮게 움직이는 폼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후 20개의 홈런을 넘어서며 파워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한국 보다 훨씬 빠른 공을 상대해야 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레그 킥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현수가 다리를 높게 들지 않고도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건 앞으로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모두 도전이 만들어낸 결과다.

쉬운 길 대신 어려운 길을 갔던 한 남자. 덕분에 남들이 잘 가보지 못한 길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돈과 명예보다 그를 더 흥분시키는 건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의 김현수는 늘 그래왔으니 말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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