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 이대호와 김현수, 차라리 1년 계약은 어떨까?

조회수 2015. 12. 16.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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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현수와 이대호. 아직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선택의 순간이 점점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현장을 찾아 본인이 직접 영업에 나선 이후 귀국했고 김현수의 소속사인 리코 에이전시 측 또한 윈터미팅 현장에서 공격적으로 세일즈를 진행했다.

일단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적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센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그를 원하고 있다? 사진/ OSEN>

본인들이 원한다면 메이저리그 계약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볼티모어 지역 일간지인 '볼티모어 선'의 댄 코널리기자는 구체적으로 계약 내용을 언급하며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김현수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구단 측에서 흘러나온 정보가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믿을만한 기사이다.

이대호 측도 이미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조건이다. 김현수와 이대호에게 메이저리그는 '도전'이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완성된 제품이고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무대이고 앞으로 경쟁해야 하는 곳이다. 고개를 숙이면서 굳이 헐값 또는 불리한 조건에 계약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는 그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구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일단 '노예' 계약은 피해야 한다.

선수 본인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체력적으로 자신 있다면 짧은 계약 기간이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볼티모어 선'의 댄 코널리 기자가 밝힌 오리올스 구단이 김현수 측에게 제시한 오퍼는 연평균 300~400만 달러이고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대호에게 제시된 조건 또한 연평균 400만 달러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조건 메이저리그 계약이라고 계약서에 도장을 쾅 찍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당장 큰돈을 만지기 어렵다면 큰 그림을 그려놓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윈터미팅을 직접 다녀온 이대호. 사진/ OSEN>

4년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비슷한 도박을 선택하면서 아주 좋은 선수를 영입한 경험이 있는 구단이다. 오리올스의 댄 듀켓 단장은 당시 일본에서 뛰고 있던 첸 웨인을 4년에 1,500만 달러에 영입한 전과(?)가 있다. 그리고 첸 웨인은 지난 4년 동안 총 46승을 기록하며 아메리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첸 웨인의 연봉은 성적과 '열정페이'에 가까웠다. 만약 그가 당시 4년이 아닌 1년 계약을 맺었다면 조금 더 빠르게 큰돈을 만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겨울 오랜 기다림 끝에 FA 자격을 얻은 첸 웨인은 4년 전 첫 계약을 맡았던 알렌 네로와 결별하고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현실적으로 김현수와 이대호가 지금 이 시점에서 금전적으로 좋은 계약을 제시받기에는 어렵다. 그렇다면 계약 형태 또는 기간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1년 계약을 맺은 이후 (또는 1년 이후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하고) 내년에 다시 FA 시장에서 나온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2016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이대호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하고 김현수가 타율 2할8푼 이상을 기록하고 다시 FA 시장에 나온다면 시장의 반응은 지금보다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야구도 결국 타이밍 싸움인 것처럼 FA 계약 또한 타이밍 싸움이다. 야구선수 김현수와 이대호의 장점이 무엇인가? 나쁜 공을 골라내고 타자에게 치기 좋은 공에 배트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번 계약도 마찬가지이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자신 있다면, 굳이 이번 타석에서 나쁜 공에 배트를 길게 내밀 필요가 없다. 내년에 더 좋은 공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danielkimww@gmail.com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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