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린가드 달려달려! 데파이? 누구지?'

입력 2015. 11. 17. 16:01 수정 2015. 11. 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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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한여름 프리미어리그의 새 시즌이 시작했다. 어느새 날씨가 쌀쌀해졌다. 축구는 기온 변화보다 훨씬 빨리 바뀔 수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레프트윙 포지션이 그렇다.

멤피스 데파이는 2,700만 파운드라는 비싼 몸값으로 맨유의 선수가 되었다. 적응에 애를 먹었다. 시즌 개막 한 달 뒤에 실제 몸값이 1,900만 파운드라는 보도가 나왔다. 불성실한 훈련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 와중에 측면 공격수가 등장했다. 그의 몸값은 '공짜'였다. 아카데미 출신인 제시 린가드(1992년생)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의 존 로버트슨이 네덜란드 스타를 지우고 있는 린가드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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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네덜란드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22)다. 그의 '스펙''은 놀랍다. PSV에인트호번에서 22골을 기록한 득점왕 출신이다. 필립 코쿠에게 8년 만에 에레디지비에 우승 타이틀을 안겨줬다. 그리고 올드 트래퍼드로 향했다. 맨유의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였다. 맨유 팬들은 시원한 득점포가 빨리 터지길 바랐다.

클럽 브뤼헤와 펼친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데파이는 멀티 골을 터트렸다. 아쉽게도 거기서 멈췄다. 이후 약 3개월간 데파이는 빈공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각각 한 골씩 기록했다. 도움도 없다. 옐로카드만 두 장. 9월 중순 사우샘프턴(3-2승) 이후 풀타임 출전도 없다. 쉽게 말하자. 그는 맨유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다행히 데파이 갈증을 해소해주는 선수가 있다. 제시 린가드(23)다. 그는 유소년 아카데미를 거쳐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경력은 썩 좋지 않다. 임대만 네 차례 다니며 떠돌았다. 그러나 그는 단 몇 주 만에 엄청난 재능을 보였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찰만한 활약이었다. 데파이보다 '스펙'도 떨어지고 '유망주'치곤 나이가 많다. 그렇다면 린가드는 어떤 매력을 가졌길래 단숨에 영웅으로 거듭난 걸까?

# 자신감 있는 패스

데파이의 매력 포인트는 패스다. 데파이보다 패스의 질이 훨씬 좋다. 린가드는 공을 적절한 곳으로 자신 있게 패스한다. 또한, 공격적이고 시원한 플레이를 펼친다. 알렉스 퍼거슨의 맨유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언뜻 보기에 위의 좌우 그림은 비슷하다. 그러나 린가드의 패스가 연결된 지점(화살표 부분)을 보자. 여기서 차이점이 드러난다. 오른쪽 그림은 사우샘프턴전 데파이의 패스 기록이다. 코너킥을 제외한 패스 중 위험 지역에 연결한 게 1개뿐이다.

이제 왼쪽 그림을 보자. 린가드의 웨스트브로미치전 패스다. 그는 페널티박스 안과 밖에서 모두 패스를 주거나 받았다. 플레이라인을 올린 상태에서 과감하게 공을 되찾아 왔다. 그리고 동료에게 연결했다. 반면 데파이는 동료에게 패수를 보내기보다 직접 슛을 때릴 기회를 만들기 바빴다.

왼쪽 그림은 린가드와 함께 뛰었던 웨인 루니가 패스를 받은 기록(편집자 주- 화살표가 패스를 받은 지점)을 나타낸다. 린가드는 루니가 수월하게 전진할 수 있게 도왔다. 오른쪽 그림은 루니가 데파이와 호흡을 맞춘 모습이다. 루니가 패스를 받은 위치가 전체적으로 아래로 내려가 있다.

위 그림은 두 선수가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나타난 린가드(왼쪽)와 데파이의 패스 기록 비교다. 데파이의 상황이 얼마나 암울한지 알 수 있다.

# 유기적 플레이

린가드의 또 다른 매력은 팀플레이다. 그의 플레이는 데파이보다 훨씬 유기적이다. 경기 템포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위 그림은 두 선수의 태클을 비교한다. 린가드(오른쪽)는 공을 잃었을 때 얼른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태클을 시도했다. 자기 진영 깊숙한 곳까지 내려온 지점에서도 태클이 기록되었다. 데파이는 대조적이다. 태클이 한 개밖에 없다.

위 그림에서 우리는 린가드(왼쪽)와 데파이가 패스를 받은 지점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루이스 판 할이 두 선수에게 다르게 지도한 것일까?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단지 두 선수가 자신의 의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뿐이다.

린가드는 대체로 데파이보다 아래쪽에서 패스를 받는다. 크로스도 수월하게 올리고 측면에서도 더 빠르게 패스할 수 있다. 또한, 그는 데파이보다 공을 더 빠르게 다룬다. 맨유의 느린 템포를 살려주는 데 한몫한다.

# 맨유의 새로운 시대?

팬들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맨유의 행보에 누가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데파이의 경기력을 사람들은 잊지 않았다. 데파이의 명성과 가치를 깎아내리긴 어렵다. 그래서 지금 벤치로 밀려난 상황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린가드의 이름값은 데파이에 비해 떨어진다. 이젠 어린 선수도 아니다.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턴, 더비 카운티 등 2부(챔피언십)에서 프로 무대를 충분히 경험했다. 린가드는 기본기를 갖췄고, 최근 경기에서 자기 실력을 입증했다. 반면 데파이는 늘 주인공 역할을 맡고 싶어 한다. 그는 린가드로부터 배워야 한다. 적어도 남은 시즌을 벤치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그러기엔 너무 어리지 않은가?

리그의 순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라운드마다 순위가 바뀐다. 맨유는 늘 선두에 정착하고 싶어한다. 린가드가 맨유의 바람을 이뤄줄 선수일지도 모른다. 단지 데파이가 기량을 되찾을 때까지 잠깐 기용되는 카드가 아니라면 말이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최고 클럽의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이다. 그러나 정작 '최고 클럽'은 그를 신임하지 않았다. 더 어리고 빛나는 유망주를 찾기 바빴다. 이제는 린가드를 믿어줘야 할 때인 것 같다. 데파이가 터지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린가드를 놓칠지도 모른다. 올드 트래퍼드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선수는 저 멀리 있지 않다.

에디트=홍재민, 글=John Robertson, 번역=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스탯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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