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마무리 투수에 대한 현지 분위기

조회수 2015. 11. 13.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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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병호 선수의 미네소타 트윈스 포스팅 소식에 이어 이대호, 김현수, 손아섭, 황재균등 국내 리그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 리그 진출 모색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포스팅 비용을 받아 들이지 않은 김광현, 양현종에 이을 투수 소식은 잠잠한 가운데 지난 2년간 일본 프로 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마무리로 재검증을 받은 오승환 선수가 메이저 리그 진출을 꾀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과연 최근 현지 마무리 투수에 대한 분위기를 어떨지 살펴 보았다.

얼마전 흥미로운 현지 기사를 보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SABR(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 세이버 학회 - 의 데이브 스미스가 1944년부터 2003년까지의 매 경기와 그 이전 14시즌- 이 시즌이 언제였는지는 언급 없음- 등 총 73년간의 시즌의 경기들을 분석한 글이었다.사실이 글은 10년도 더 전에 나왔던 글인데 이 글이 다시 인용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스미스의 조사에 의하면 어느 팀이건 9회 리드를 안고 들어가면 어느 투수가 9회 등판했건 관계없이 95%의 승률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단 리드 폭은 세이브를 거둘 수 있는 상황으로 한정했다.

8회 이후 한점 승부에서 승리를 지켜낸 확률은 85%, 두 점차 상황은 94%, 석점차 상황에서는 96%의 승리 확률이 나왔다고 전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9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굳이 우리가 마무리 투수라 칭하는 투수가 아니라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메이저 리그에서도 현재 개념의 마무리 투수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부터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통산 652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1위인 마리아노 리베라를 필두로 통산 세이브 부문 상위 20명을 살펴 보면 모두 80년 이후부터 활동한 선수들이고 대다수가 90년대부터 활동한 선수들이 대다수이다.

이 글이 나온 배경은 최근 단장 미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 때문이다.

메이저 리그에서 특급 혹은 거기에 필적하는 마무리 투수들의 트레이드 소문이 유난히 잦은 것이 원인이다. 샌디에이고의 크레익 킴브렐, 신시내티의 아롤디스 채프맨, 피츠버그의 마크 멜란슨, 양키스의 앤드류 밀러, 텍사스의 션 톨리슨, 워싱턴의 조나단 파펠본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는 것이 골자가 된다.

팀연봉을 줄이기 위해서나 리빌딩을 위해서 혹은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받게 되는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스미스의 조사를 인용한 스캇 밀러는 젊고 수치에 밝은 단장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며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에 대해 과거와 같은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마무리 투수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대체가능하고 장기 계약을 주는 것은 '올드 패션 스타일'이라고까지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가 2011년 겨울 조나단 파펠본에게 4년간 5천만달러의 계약을 준 것이 대표적인 예라는 의견도 곁들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캔자스시티는 어떻게 된 것일까? 캔자스 시티의 최대 강점 중 하나가 불펜이라는 것을 모르는 팬들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도 아마 단순히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뿐 아니라 그에게까지 승리 상황을 연결 시켜주는 켈빈 에레라, 라이언 메드슨, 루크 호체바 같은 투수들의 협업으로 해석할 것이다. 물론 맞는 얘기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적은 점수차에 가장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은 역시 9회이고 숫자나 기록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좋은 구위를 갖추고도 9회의 이런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이브에 실패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그저 지나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과거 볼티모어와 뉴욕 메츠에서 마무리를 맡았고 통산 289세이브를 거두었던 아만도 베니테스를 상기해보자. 한시즌 40세이브 이상도 3번 거두었던 베니테스를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주무기로 했다. 메츠 시절에도 2000년과 01년 연속으로 40세이브 이상을 거두었지만 나올 때마다 메츠 홈관중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그 이유는 중요한 순간, 즉 큰 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99년 시즌 후반과 애리조나와의 디비젼 시리즈 4차전에서 한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그 이듬해 샌프란시스코와의 디비젼 시리즈 2차전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악몽은 계속됐다. 그리고 월드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예는 생각보다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셋업맨등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던 선수가 마무리 투수의 자리로 올라갔을 때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그것이다.마무리 투수 중용론은 결국 팀의 선택일 것이다. 스캇 밀러가 주장하는 클로저들의 쇠퇴론이 이번 단장 미팅에서 여러 마무리들의 트레이드설로 귀결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스미스의 조사를 따라도 한점차와 두점차의 세이브 상황에서 성공 차이는 9%에 달한다. 이 수치가 결코 적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조사한 73시즌 중 50시즌은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이 제한적으로 활용됐던 시대였다.오승환에 대한 금전적 가치를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팀이건 그를 데려갈 때는 최소한 7회부터에는 등장할 수 있는 승리 계투조로 생각해며 움직일 것이다. 좋은 투수는 땅에서 솟아나지 않는다. 충분한 투수력이란 말은 현실 세계에서 통하기 어려운 얘기인 것이다. 결국 그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을 수 있다. 오로지 계약 기간과 연봉에 대한 의견 조율 문제일 것이다.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오승환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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