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30대 여자가 격투기를 해야 하는 이유

이상필 2015. 11. 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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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효경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송효경 / 사진=Wild Gym 페이스북 캡처
송효경 선수가 격투기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제압하고 있다. / 사진=송효경 페이스북
격투기는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다른 매력을 가졌다. / 사진=송효경 페이스북 캡처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 당신에게 30대는 어떤 나이인가?

대부분의 30대는 이미 결혼을 하고 '엄마' 또는 '아빠'라는 호칭을 달게 된다. 그만큼 삶의 정체성도 흔들리는 나이다.

특히 여자는 고달프다. 살림을 하면, 아무리 아껴도 돈이 새고, 가사를 해도 누군가 박수를 쳐주지도 않는다. 누구나 하는 일인데 "당신이라고 특별한가"란 비아냥이 따라올 뿐이다. 연봉이 오르지도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여자'가 아닌 '아줌마'라고 찬밥 대우까지 받는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자니 한참 주목받고 사랑받던 20대 때의 생기발랄함은 찾을 수도 없다. 그런 내 모습이 스스로 한심하고 서글프기까지 하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필자는 격투기 운동을 시작했다. 흔히 격투기는 남자들의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여자 선수층도 두텁지 않다, 하지만 격투기는 여자에게 아주 매력 있는 운동이다.

출산을 하고 심신이 지친 여자가 미트치기를 하고, 남자들과 스파링을 하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 물론 남자들을 이기기는 힘들고, 가벼운 타박상 정도는 각오해야 할 때도 있지만 30대를 사는 삶의 무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즐겁기까지 하다.

격투기를 통한 코어 운동은 기존에 필자가 했던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나의 몸이 로보캅 같았다면, 격투기를 한 지금은 탄탄하고 늘씬한 경주마 같은 몸이 됐다. 요즘 운동으로 만든 여자의 탄력 있는 몸을 섹시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필자는 격투기로 다져진 자신의 몸이 만족스럽다.

필자는 5년 전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면서 트레이닝법, 운동생리학, 영양학 등을 직접 공부하고 이해를 하며 운동을 했다. 당시 공부했던 내용은 머신기구를 들 때 신체의 각도에 따른 근육의 성장, 각 부위별 몇 세트의 훈련을 반복해야 하는지, 휴식은 몇 분이 적당한지, 무게를 어떻게 근육에 고립해야 하는지 등이었다.

당시는 올바른 지식을 습득해 최상의 트레이닝 스킬로 PT 회원들을 지도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필자가 지도했던 PT 회원들에게 올바른 컨설팅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때 필자는 탄수화물은 절제하고, 닭가슴살이나 계란을 먹어야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한거라 생각했었다. 그래야만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격투기는 과격한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격투기는 굉장히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을 1시간여 하다보면 아무리 많이 섭취한 탄수화물이라도 모두 소모된다. 어찌 보면 먹성 좋은 여자들에게 격투기는 음식을 먹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매력 있는 스포츠다.

MMA(종합격투기)의 장점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MMA에는 여자들도 충분히 남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호신기술이 많기 때문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에게 꼭 필요하다.

또한 격투기란 운동은 뭔가를 때리고 타격을 하면서 다른 운동에서 느낄 수 없는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내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 여성으로 살면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헬스장 하고 다르게. 등록을 하는 자체가 조금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0대의 우울함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던 필자는 격투기를 통해 다른 삶에 대한 꿈과 목표를 가질 수 있었다. 또 매일운동을 하면서 성실함과 끈기. 어떤 어려움도 다 이겨낼 수 있단 자신감에 인생이 즐거워졌다.

시대가 변하면서 미의 기준과 인식들이 글로벌하게 변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단순한 운동 대신 내 몸을 보호할 수 있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양껏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격투기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44사이즈 따위는 입지 못하고 군살이 좀 보인다 해도 격투기로 가꾼 몸매도 충분히 섹시한 육체가 아닐까?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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