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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현의 스포츠 On Air] 박지영 아나운서의 영입은 과연 성공이었나

조회수 2015. 11. 4.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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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가 마무리 된 지 벌써 4일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스토브리그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이번 시즌은 권혁, 장원준, 정의윤, 박경수 등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인 시즌이기도 했다.

비단 선수들 뿐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해설위원, 아나운서의 이적이 종종 있었다. 사실 MBC스포츠플러스(이하 엠스플)는 과거 EPL을 중계하던 시절부터 주로 경쟁사에 우수 인적자원을 떠나보내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는 방향을 바꿔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4 시즌을 앞두고는 배지현 아나운서를 전격 영입했고, 이번 2015 시즌을 앞두고는 박지영 아나운서가 합류했다.

올 시즌 신설된 프리뷰 프로그램 '베이스볼 나우'의 안방마님이자, 주말에는 야구장을 누비며 리포터로 활약했던 박지영 아나운서. 그녀의 영입은 맹활약했던 이적 선수들처럼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잠시 박지영 아나운서와 함께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Q. 이번 주 [스포츠 On-Air]의 제목은 '박지영의 영입은 과연 성공이었나'다. 마음에 드나?

으악! 마음에 든다. 완전! 그런데 그건 제가 아니라 선배님들이 평가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Q. 먼저, 2015 KBO리그를 마친 소감은?

정말 재미있었다. 사실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지는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온전히 야구만 보고, 생활 사이클 자체가 야구에 맞춰져 있었던 적은 없었다. 야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Q. 회사를 옮기고 첫 시즌이었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처음에는 마냥 좋았다. 내 프로그램이 생겼으니까 기대도 많이 됐고. 그런데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슬슬 부담감이 밀려오더라. 아무래도 경쟁사에서 이직을 했으니, 그 시절의 나보다는 더 나아져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그래서 한 시즌 동안 정말 열심히 방송했고, 지금은 스스로도 만족하고 있다.

Q. 어떤 점이 예년에 비해 가장 달라졌나?

음. 예전에는 밖에서 야구를 전달하거나 방송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나도 같이 야구 시즌을 진행하는, 나도 '야구인'이구나 이런 느낌? 1년 동안 진행되는 이 야구의 다양한 이야기에 나도 한 부분 일조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뿌듯하더라.

Q. 이직 전에는 엠스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또 막상 와보니 어떻든가?

생각했던 것과 아주 비슷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고. 이직 전에도 엠스플을 많이 모니터링했다. 사실 밖에서 보는 방송사의 성향은 아나운서와 해설위원 정도로 한정되는데, 직접 와서 PD나 스탭들을 보니 왜 그렇게 재미있게 방송을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스포츠를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방송을 만들다 보니 더 열정적인 것 같았고.

Q. 솔직히 최근에는 엠스플도 시청자들한테 지적을 종종 받는다. 심지어 이 글에도 악플이 달릴 수 있는데?

악플은 뭐, 아무렇지도 않다. 그래도 무플보다는 나으니까(웃음).

Q. 프리뷰 프로그램 '베이스볼 나우'만의 매력이 있다면?

'베이스볼 나우'야말로 경기 전에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음.. 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웃음) '베이스볼 투나잇' 같은 경기 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이미 일어난 경기의 결과를 보여주지만, '베이스볼 나우'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이야기니까 더 열려있는 셈이지 않나. 그래서 더 자유롭고 재미있는 분위기에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베이스볼 나우' 뿐만 아니라 사이드 리포터로 현장을 누비기도 했는데, 올스타전 홈런더비 인터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2015시즌에 가장 임팩트가 큰 인터뷰였다. 당시 무슨 생각이 들었나?

머릿속이 하얘지며 이게 생방송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

Q. 그런데 이때 당시 에릭 테임즈가 00머신이라는 말을 뱉었고, 통역한테 한 번 거쳐서 다시 돌아왔다. 통역에게 마이크가 넘어갔을 때 알아서 얘기를 안 하겠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지는 않았을까?

사실 그랬다. 테임즈 선수가 00머신이라는 말을 했을 때 '망했다'라고 생각했고, 통역분에게 마이크를 넘겼을 때 수습해주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통역분이 또 그 얘기를 하더라! 그대로!!!

시청자분들은 아마 못 보셨을 텐데, 그때 양쪽 더그아웃도 선수들도 웃느라 난리가 났다. 내가 한 번 더 언급하면 그야말로 일파만파 퍼질 것 같아서 슬쩍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Q. 그 뒤로 현장에서 두 선수를 만났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

두 선수랑은 그 인터뷰를 계기로 오히려 많이 친해졌다. 테임즈 선수는 뭐, 태연하더라. 자신이 그만큼 황재균을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황재균 선수도 별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 같았고.

<사직야구장에서 재회한 문제의 인터뷰 4인방>

Q.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의 인터뷰도 특별했을 텐데?

정말 기억에 남는 인터뷰다. 사실 경호원들이 처음에는 제지를 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인터뷰라 생각해서 꼭 하고 싶었다. 좀 불쌍하게 근처에 앉아있었더니, 리퍼트 대사가 먼저 보시고 선뜻 인터뷰를 하자고 하시더라. 원래 인터뷰를 생방송으로 하기로 했던 이닝에 마침 점수가 나면서 흐름상 인터뷰가 지연됐는데, 그러면서 리퍼트 대사와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방송에도 나갔지만 우리말을 의외로 아주 잘하셨다.

Q. 리퍼트 대사가 '치맥'(치킨+맥주)을 그렇게 좋아한다더라.

정말이다. 그날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치맥'을 사드리기로 약속했고, 인터뷰 마치고 진짜로 사드렸다.

<인터뷰 후 '치맥'을 건네주는 모습. 오른쪽 넥센 모자를 쓴 사람이 마크 리퍼트 대사다>

Q.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이 끝났다. 시원섭섭하겠다.

물론이다. 이번 시즌도 재미있었지만, 적응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다음 시즌에 더 깊이 있게 야구를 접하고 싶다.

Q. 앞으로 아마 농구장에서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 일이 아니더라도 경기장을 찾아서 관람할 정도로 농구팬이다. 야구에서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만큼, 농구도 재미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좋아하는 종목인 만큼 잘해보고 싶다.

Q. 이건 조금 번외 질문인데, 한 시즌동안 엠스플에서 박지영 아나운서를 제일 괴롭혔던 사람과 잘해줬던 사람을 꼽는다면?

잘해줬던 사람은 이종범 위원님! 정말 딸처럼 챙겨주셨다. 비빔밥을 시켜먹으면 작가님들 식사까지 전부 직접 밥을 비벼주시는 자상하신 분이다.

제일 괴롭혔던 사람은 '베이스볼 투나잇'의 담당PD 이성호 선배님. 자꾸 음식 쓰레기 정리 안한다고 놀린다. 사실 그게 쓰레기가 아니다. 난 다음날 다시 와서 먹으려고 일부러 음식을 남긴 건데...

Q.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묻겠다. 엠스플의 박지영 영입은 과연 성공이었을까? 물론 시청률적인 측면에서는 중계와 하이라이트 모두 1위를 했으니 성공적이다.

당연히 스스로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엠스플에서 일하고 있으면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되는 거 아닐까?(웃음)

Q. 마지막으로 한 시즌 동안 함께해 준 야구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년에도 엠스플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렇게대놓고 어필해도 되는 건가?

Q. 혹시 NC 통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때 왜 그러셨어요...

글=박차현(MBC스포츠플러스 PD)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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