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여고 농구 전성기를 위한 노력과 열정 시급

이상필 2015. 10. 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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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경기가 열린 한림성심대 체육관.
분당경영고에 재학중인 박지수 선수. / 사진=KWBL 제공
WKBL 신인드래프트 / 사진=WKBL 제공

[스포츠투데이 하숙례 칼럼]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성인남녀 농구대표 팀의 동반우승이라는 쾌거를 지켜본 농구팬들은 올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9개의 농구대표 팀(성인 남녀농구대표팀, 유니버시아드 남녀 농구대표팀, U19세 남녀 농구대표팀, U16세 농구대표팀, 상무)에게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개최한 유니버시아드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군인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국외에서 유치된 국제대회에서도 성인여자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대회 동메달 획득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대표 팀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그 여파가 몸소 느껴졌다. 특히, 여자일반부와 여자고등부의 경기가 펼쳐진 한림대학교 농구장의 분위기는 전국체육대회라는 모양새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관중이 적었고, 경기장 주변 또한 한적했다.

여자고등학교의 4강전 경기. 여느 때 같으면 양교의 응원단이 북적거리고, 농구장은 응원도구와 열기로 후끈거려야 했다. 그러나 춘천여고와 청주여고와의 경기에서만 강원도 홈 팀인 춘천여고의 응원단의 응원만이 울려 퍼졌을 뿐, 두 번째 경기(서울 숙명여고 vs 경기 분당경영고)에서는 너무나 조용하여 "여기가 경기장인가" 할 정도였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는 여자고등학교 농구부의 선수인원 또한 소수의 인원인 6-9명이 고작이었다. 선수는 적었지만 4강전을 치루는 팀의 경기력은 우수하였다. 6명의 선수로 구성된 분당경영고가 국가대표로도 선발되었던 박지수(2학년, 195cm)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우승을 하였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여자고등학교 농구부의 현주소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여자농구부의 전성기를 찾지는 못하더라도 미래의 고교 여자농구가 살아갈 길은 모색해야 한다.

그 첫 번째로 주말리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즉, 엘리트체육을 하는 학생들과 생활체육을 하는 학생들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말리그에는 엘리트 농구선수와 생활체육 동아리 농구선수들을 모두 모아 12명의 엔트리를 구성하여 출전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6~9명의 여자엘리트선수들만이 리그에 참여하여 성적을 기대하는 대회인 것으로 비추어졌다.

운동경기이기 때문에 팀 성적과 경기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주말리그의 취지가 무엇인가? 공부하는 운동선수 만들기이다.

우리 농구지도자들(부장, 감독, 코치)은 향후 5~10년 후를 내다보며 엘리트농구선수에 대한 지도와 생활체육 농구선수들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교 졸업 후의 프로입문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신장이 큰 선수이거나 특출한 선수(예 : 박지수 선수)가 아니라면 고등학교에서 곧바로 프로팀으로 진로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여자농구도 선진국에서 하는 시스템(고교 졸업-대학진학-프로입문)으로 방향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농구 행정가, 지도자들은 여자농구 저변확대를 위해서 엘리트선수들과 생활체육 농구학생선수들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학생선수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경기에 나가는 즐거움과 함께 이루어내는 성취감, 함께 수업에 참여하여 공부하는 운동 팀의 분위기 조성, 취업, 진로에 도움이 되는 교육시스템 구축 등 이러한 사안들을 서로 공유하며 상승작용을 하는 장 말이다.

한 고교농구의 관계자는 "주말농구의 활성화, 팀의 선수 저변확대를 위해서 경기규정을 조금 바꾸어서 진행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쿼터에 출전한 선수들은 2쿼터에 출전할 수 없다"라는 규정이다. 그러면 최소한 한 팀의 경기인원수는 10명은 되어야 출전할 수 있다. 그렇다.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일지라도 향후 5년 후의 여자농구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금 우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여러 측면에서 모색해야 한다.

그 누구도 여자고교농구가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농구인은 없을 것이다. 모두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자대학리그의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10월 27일에 있었던 WKBL 드래프트에서 보면, 금년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13명 중 11명이 프로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었다. 결국 아직은 농구선수로서 기량이 높은 선수들이나 신장이 큰 선수들은 프로행(조기취업)을 대학보다는 선호하고 있다.

프로와 대학에 선수 수급을 해야 하는 고등학교에서 선수 부족의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여자대학이나 여자프로농구도 선수 부족에 난감해 할 수 밖에 없고 여자농구의 활성화도 어렵게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여자고등학교 농구부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정답이나 해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저변확대를 위한 길이라면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변화를 두려워말고 실행하는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주말리그 활성화를 위한 고교농구관계자들의 노력과 상급기관인 여자대학과 여자프로연맹의 관계자들의 도움과 노력 또한 필요할 때이다.

스포츠투데이 하숙례 한세대 교수(체육학 박사)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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