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메이저? 메이저!] 허들 감독, 한 시즌 동안 강정호 많이 배려했다

조회수 2015. 10. 16. 18: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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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강정호 시즌 정리

2015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강정호 시즌 정리

국내에 그리 익숙치 않았던 팀인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강정호와 인연을 맺으며 급격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과연 KBO리그 출신 첫 야수 강정호가 어떻게 최고의 무대라는 메이저 리그에 뿌리를 내렸는지와 피츠버그의 올 한해를 간단히 짚어 보았다.

스프링 트레이닝에 돌입했을 때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단순 명료하게 올시즌 목표를 밝혔다. 월드 시리즈 진출과 같은 원대함이 아니라 지구 우승을 겨냥하겠다는 일견 소박해 보이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 목표 달성이 그리 쉬운 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다. 피츠버그는 지난 4년간 리그 챔피언쉽 시리즈에 올랐고 2011년 우승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넘어서야 가능했기 때문이다. 헌팅턴 단장의 얘기는 결국 단순히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으로 만족할 수 없으며 지구 1위로 디비젼 시리즈 직행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기존의 중심 멤버에 크게 변화는 없었다. 가장 큰 걱정거리가 필드에서의 기량뿐 아니라 클럽 하우스 리더로 역할이 확실했던 포수 러셀 마틴과의 이별이었다. 이 부분은 양키스의 멤버였던 프란시스코 써벨리와 크리스 스튜어트가 결과론적으로 훌륭히 메워 주었다. 물론 각각 22%와 22%에 그친 도루 저지율은 불안감을 주었지만 공수에 걸쳐 전반적으로 무리없는 모습으로 큰 걱정은 최소한 덜게 했다.

① 선발진

데뷔 3년차 이제 24살의 게릿 콜은 19승8패 2.60의 성적으로 에이스로의 성장을 했다. 이닝당 8.7의 탈삼진과 1.9개의 볼넷 허용은 100마일 야생마 투수의 성장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와일드 카드 경기에서 보여주듯 아직 에이스로의 마운드 존재감은 약간의 시간을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2선발 프랜시스코 리리아노는 12승에 3.38의 성적으로 자기 역할을 해냈고 후반기 부진과 부상이 아쉬웠던 AJ 버넷도 9승에 그쳤지만 최소한의 의무는 수행했다. 4,5선발 찰리 모튼과 제프 로크는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트레이드 데드라인 영입 선수 JA 햅은 이적 후 11경기에서 7승2패 1.85의 성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었다.

피츠버그 선발진의 시즌 성적: 63승48패 3.53(전체5위) 967.1이닝(7위) 1.27WHIP(13위)

② 불펜진

4월 구속 저하로 불안한 출발을 했던 마무리 마크 뮬라슨은 시즌이 가면 갈수록 구속도 살아나고 특유의 커터와 커브가 빛을 발하며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선수론 최로로 50세이브를 돌파하며 51세이브를 거두었다. 셋업맨 토니 왓슨도 41개의 홀드를 걷어내며 커리어 하이는 물론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이라는 것을 재검증 받았다. 후반기에 영입된 전 마무리 호아킴 소리아는 주로 7회를 맡으며 간간히 컨트롤 불안을 보이긴 했지만 노련미로 극복을 해냈다.

소리아의 영입으로 역할이 줄어든 제레드 휴즈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고 100마일의 사나이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는 후반기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역시 시즌 후반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안토니오 바스타도는 결정적 순간에 쓰기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론 두터움도 좋았고 확실한 승리 계투조는 경기 후반 뒷문 단속을 잘해내는 모습이었다.

피츠버그 불펜의 시즌 성적 : 31승16패 54세이브 2.67(1위) 1.17WHIP(4위)

③ 타선

팀타선은 역시 간판 앤드류 매커친으로 시즌 막판 부진으로 본인 최초 100타점 돌파는 실패했지만 .292 23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주도했다. 27개 홈런으로 팀내 최다를 기록한 페드로 알바레즈는 1루수 전향도 수포로 돌아가며 무려 23개의 실책을 범해 팀내에서의 미래를 의심케했다. 스털링 마르테는 19개 홈런과 30개의 도루로 꾸준히 성장하며 내년 당장 20-20, 향후 30-30을 기대하게 했다. 평범한 성적의 그레고리 폴랑코는 이제 23살의 나이로 후반기 성장은 향후 붙박이 1번 타자로 자라 줄 가능성을 엿보였다.

반면 닐 워커는 지난해에 비해 한걸음 물러선 모습이었으며 특히 조시 해리슨과 조디 머서는 부상과 부진으로 지난해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교롭게 이들의 이런 모습은 강정호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주전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126경기에 출장하며 .287 15홈런 58타점 5도루 .337출루율 .816OPS로 팀내에서 매커친을 제외하면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9월18일 불운의 부상만 피했더라면 팀의 운명도 바뀌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강정호의 활약은 눈이 부셨다. 이런 생각은 7월1일부터 그의 성적을 보면 이해가 된다. .308의 타율에 OPS가 .897에 달했고 무려 11홈런에 33타점을 걷어 들였다.

④ 수비와 주루

일단 알바레즈는 수비의 대반전이 있지 않으면 이번 겨울 움직임을 주목할 선수이다. 1루수가 경기 후반 대수비로 바뀌는 것은 분명히 심각한 문제이다. 강정호는 유격수로서 무난한 모습이었지만 현지 평가는 머서의 수비에 더 좋은 평가를 주는 것만은 확실하다. 오히려 많은 경험이 있지 않은 3루수는 괜찮은 수비와 어깨를 인정 받으며 향후 3루수쪽으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수 써벨리는 강한 근성을 보이며 첫 풀타임 시즌을 도루 저지를 제외하면 성공적인 피츠버그 데뷔였다. 투수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특히 '베이브볼 프로스펙터스'에 따르면 메이저 리그 포수 중 3번째로 존에서 벗어난 공을 스트라이크로 끌어들인 '플래이밍' 부분에서 인정 받는 포수로 투수들의 사랑을 받았다.

눈에 보이는 주루 플레이인 도루에서는 마르테의 30개와 폴랑코의 27개가 눈에 들어온다. 도루를 떠나 주자로 1루에서 공격적인 주루로 한베이스등이 더 가는 등의 플레이가 감안된 UBR을 살펴보면 강정호가 4.1로 주전중에 1위를 차지해 다시 한번 순수 스피드를 떠나 강정호가 영리하고 공격적인 주루를 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팀 내에서 평균 이상인 1.5가 넘는 선수는 조시 해리슨 3.1, 폴랑코 3.0, 워커 1.9가 전부이다. 물론 이 수치는 후속 타자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⑤ 피츠버그의 2015 시즌 총평

98승이라는 적지 않은 승수에도 불구하고 지구 2위에 그쳤고 이는 후반기 최고 투수 시카고 컵스의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를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만나는 불운으로 연결됐고 결국 지난 3년 연속 와일드 카드 진출에서 두 번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5월을 14승14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달에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며 검증된 강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아쉬웠던 순간들도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세인트루이스와의 4연전에서 3승1패하며 2.5경기차까지 추격했지만 후반기 첫 시리즈인 밀워키 원정에서 3연패하며 추격의 기세가 꺾어졌고 9월14일 세인트루이스가 슬럼프에 들어간 사이 다시 2.5경기차로 다가섰지만 컵스에게 4연패 당하며 실기하고 말았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영입한 햅, 소리아, 아라미스 라미레즈는 햅을 선두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었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의 본인 특유의 스타일로 선수단을 독려하며 잘 이끌어 갔다. 강정호 입장에서는 본인이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는 모르지만 기용할 때 배려가 느껴졌다. 4월에는 단 7경기 선발 출장했지만 기용할 때는 꼭 연속으로 출장을 시키는 것은 주전이 아닌 가운데 타격감을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5월부터 출장률이 부쩍 높아지면서 성적도 급상승했다. 컨택트 위주의 배팅이 먹혀 들었고 후반기에는 적응을 확실히 하며 장타를 몰아쳤다.

강정호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풀기로 하겠다.

피츠버그로는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진한 아쉬움을 남기며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주축 멤버들이 수 년째 함께 하고 있고 단장과 감독의 조화가 스몰 마켓 팀의 한계를 잘 극복하고 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이번 겨울 행보가 관심을 끌 것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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