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리버풀의 클롭, 거너스는 배가 아프다

2015. 10. 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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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에 부임하자 여기저기서 부러움이 터져 나왔다. 유독 아스널 팬의 목소리가 컸다. 아르센 벵거의 이상적 후임으로 클롭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이유가 있다. 리버풀 팬이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의 새로운 지도자를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 거너스(Gunners; 아스널 애칭)는 잔뜩 약이 올라 있다. 최근 아르센 벵거가 다시 팀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지만 새 지도자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지는 탓이다.

클롭은 공격 전술을 추구하며 빅매치를 즐긴다. 유망주도 성공적으로 키운다. 이런 장점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아스널의 홈구장)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그는 안필드로 향했다. 아스널은 앞으로도 익숙한 감독 아르센 벵거와 함께해야 한다.

# 권태기

클롭은 리버풀의 '성공 보증 수표'가 아니다. 4위권 진입을 확신할 수 없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는 시들해진 머지사이드의 '붉은 정신'을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다. 안필드를 열정으로 가득 채울 힘이 있다. 무엇보다 클롭은 '새 감독'이다.

근거 없는 기대가 아니다. 새 감독은 팀에 긍정적 기운을 가져다준다. 앞으로 2주 동안 리버풀과 선덜랜드는 '새 감독 효과'를 보게 된다. 선수들은 한층 활기를 띠고 경기에 임한다. 새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더욱 노력한다. 정말 매력적인 효과다. 팬도 열광할 수밖에 없다. 물론 첫 만남은 어색하다. 성공 여부도 반신반의. 그러나 적어도 '가뭄에 단비' 역할은 톡톡히 해낸다.

아스널의 감독 자리는 19년 동안 바뀐 적이 없다. 오직 벵거 한 명뿐이었다. 놀라운 업적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사소한 실패에도 팬은 불만을 터트린다. 인내심이 가장 큰 팬 그룹조차 입이 간질거리는 것 같다.

이른바 권태기다. 여기저기서 불만이 들리기 시작했다. 벵거의 아스널이 패할 때마다 불만이 점점 커졌다. 아스널 팬은 변화가 없는 경기 패턴을 지루해한다. '밀당(밀고 당기기)'도 더는 먹히지 않는다. 축구는 '주말 연속극'이다. 가장 긴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 연속극에는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반전 요소가 필요하다. 그래야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아스널 이야기'는 너무 뻔하다. 다음 에피소드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아스널에는 이야기 전개를 확 바꿀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하다. 물론 이해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많은 팬이 벵거에게 질렸다. 그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벵거가 아스널에 부적합하다는 뜻이 아니다. 팬은 단지 변화를 원할 뿐이다.

다른 팀 팬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 그러나 거너스는 조금 낯설어한다. 벵거는 아스널 역사상 최고 감독이다. 그는 엄청난 성과를 남겼다. 팬도 무한한 충성심을 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낯선 감정'을 변명할 필요는 없다. 아스널 팬이 새 감독을 원하는 건 잘못된 감정이 아니다. 정당하다. 권태는 죄가 아니다.

아스널에서는 '새로움'은 찾아볼 수 없다. 절대적 믿음과 견고함은 아스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변화 추구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현대 축구에서 드문 상황이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감독에 대한 인내심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더 빠르게 성과를 보여주길 원한다. 대표적인 예가 애스턴 빌라다. 팀 셔우드가 애스턴 빌라의 지휘봉을 잡은 지 겨우 6개월째다. 그러나 팬은 새 감독을 원한다.

아스널은 벵거와 20년 가까이 같은 길을 걸었다. 감독 계약은 결혼이 아니다. 한 눈 좀 팔면 어떤가? 불륜이 아니다. 새로운 로맨스를 찾을 수 있다.

# 과감성

이적 시장이 열리면 아스널 팬은 당연하다는 듯이 유망주를 찾는다. 이 때문에 많은 비아냥을 듣는다. 어쩔 수 없다. 많은 팀이 대형 선수를 놔주지 않는다. 새로 등장한 어린 선수에게 더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아마 벵거가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스널은 여전히 벵거를 존경한다. 동시에 새 감독에 대한 기대도 놓지 않는다. 20년간 벵거가 지켜온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을 수도 있다. 후자가 더 나을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벵거는 물러날 때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후계자가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지는 미지수다. 알렉스 퍼거슨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후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곤 데이비스 모예스를 직접 후임으로 지명했다. 모예스는 맨유에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었다. 퍼거슨은 최근에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조제 모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그리고 클롭이 맨유로 올 리 없었다고 주장한다.

아스널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그들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클롭으로 가는 이상적 길목도 막혔다. 지금 뒤에 숨어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벵거의 뒤를 '평범한' 후계자로 이을 수는 없다. 모예스가 맨유에서 보였던 모습을 보라.

입이 짧은 사람은 음식 맛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수저를 내려놓는다. 반대인 사람은 음식 맛이 어떻든 수저를 쉽게 내려놓지 않는다. 아스널은 후자다. 그들은 20년 동안 수저를 내려놓지 않았다. 아마 새 감독이 올라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왕이면 '맛있는 음식'이어야 하는데, 그런 음식은 다른 사람에게도 인기가 있다. 벵거는 대단하다. 클롭 같은 감독은 흔하지 않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에디터=홍재민, 글=James McNicholas, 번역=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SBS드라마 <애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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