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잉글랜드, 골잡이 시대 열리는가

입력 2015. 10. 13. 12:57 수정 2015. 10. 13. 12: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플러스> 독점 콘텐츠

[포포투+] 지난달 웨인 루니가 바비 찰튼의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최다 득점자 기록을 넘었다.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다시 올랐다. 잉글랜드는 탁월한 골잡이를 많이 배출했다. 제프 허스트, 개리 리네커, 지미 그리브스, 마이클 오언 그리고 앨런 시어러는 모두 대표팀에서 30골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그들은 잉글랜드의 희망이었다. 199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나온 허스트의 해트트릭이 스트라이커에 대한 기대치를 잔뜩 높여놨다. 잉글랜드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정상급 스트라이커에 목말라 있다. 골문을 뒤흔들던 과거 영웅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브라질은 늘 펠레와 호나우두(페노메노)의 후계자를 찾고 있다. 네이마르가 그토록 우상화되는 이유다. 아르헨티나도 리오넬 메시에게서 디에고 마라도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포르투갈은 만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한 선수에게 기대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선수의 부상이 또 다른 재앙이다. 세계 축구는 변했다. 개인 역량이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이제는 아니다. '톱클래스' 스트라이커 한 명에 대한 필요성이 줄었다. 감독의 전략을 잘 이해하고 동료와 호흡이 잘 맞는 선수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을 넣는 게 꼭 스트라이커일 필요도 없다. 다른 포지션 선수도 충분히 넣을 수 있다.

2014년 독일이 결승전에 선보인 스쿼드에는 공격수가 두 명뿐이었다. 루카스 포돌스키(당시 아스널)와 미로슬라프 클로제(36세)다. UEFA 유로2012 우승팀인 스페인도 마찬가지였다. 페르난도 요렌테, 알바로 네그레도 그리고 '시들해지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공격 자원의 전부였다.

# 유로2000년의 교훈: 돌격 앞으로

물론 공격 자원이 희귀한 것보단 많은 쪽이 낫다. 독일과 스페인이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미드필더 자원이 풍부하다. 잉글랜드와 대조적이다. 지난 15년 동안 잉글랜드는 공격수 부족으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직 루니와 오언의 발끝에만 의지했다. 피터 크라우치도 큰 기대를 받았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2000년 케빈 키건(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공동 개최한 유로2000에 스트라이커 다섯 명을 투입했다. 시어러와 스무 살의 오언의 뒤에 에밀 헤스키, 프리미어리그 1990-00시즌에 30골을 넣은 케빈 필립스, 로비 파울러가 있었다. 앤디 콜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태였다.

다섯 명의 공격수들은 개성이 모두 달랐다. 상대에게 맞춤형 공격을 할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감독 대부분은 선호 선수가 있다. 키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본인의 입맛에 맞는 선수를 주로 기용했다. 백업도 정해져 있었다. 필립스과 파울러가 함께 뛰는 일은 없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득점 수가 부족한 건 아니었다. 루마니아와 포르투갈에 각각 두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 골씩 내어줬다.

# 호지슨의 선택

UEFA 유로2016이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최상의 스트라이커를 데리고 있다. 그는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의 감독이기도 했다. 저돌적인 툰-아미(Toon Army; 뉴캐슬 애칭) 스타일의 키건보다 훨씬 보수적이다. 그러나 호지슨은 선수들을 스쿼드의 다양성이 주는 혜택을 즐길 수 있다.

그는 현 스쿼드에 스트라이커 다섯 명을 투입했다. 루니, 해리 케인, 제이미 바디, 시오 월콧 그리고 대니 잉스가 5중주를 이룬다. 라힘 스털링은 미드필더로 나선다. 호지슨은 "대니 웰벡은 정말 잘 해줬다. 그를 공격진에 세우면 우리는 2012년과 완전히 달라진다. 생각해봐라"라고 말했다.

웰벡은 A매치 33경기 14골을 기록했다. 소속팀 아스널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세운 기록보다 더 뛰어나다. 클럽에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진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다니엘 스터리지를 보자. 그는 리버풀의 마무리 전문이다. 클럽 기록을 보면 그는 최고의 잉글랜드 골잡이다. 하지만 정작 대표팀에서는 다섯 골에 그친다. 부상이 잦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없는 결정적 방해 요소였다.

루니와 케인은 조별예선 초반에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스퍼스(Spurs; 토트넘 홋스퍼 애칭)의 믿음직한 스트라이커 케인이 풀타임(full time) 뛴 경기는 훌륭했다. 잉스와 바디는 지난 12개월 동안 기대치를 높여줬다. 스털링과 월콧도 마찬가지였다. 맨유의 주장 루니가 짊어진 기대의 무게가 한층 가벼워졌다.

오랜 경험자와 젊은 피, 힘과 속도의 조화는 향후 수년 동안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바디는 올 시즌 7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로 올랐다. 바디는 "요즘 내 컨디션은 최상이다"라고 말한다. 아스널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는 월콧도 "컨디션이 최상인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건 탁월한 선택이다. 요즘 나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라며 활짝 웃었다. 최근에는 사이도 베라히뇨, 칼럼 윌슨, 트로이 디니 그리고 제이 로드리게즈도 눈길을 끌며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쿼드를 풍부하게 해준다.

# '월척급' 준척이 많다

지난주 제이미 캐러거가 일간지 < 데일리 메일 > 에 칼럼을 기재했다. 요즘 잉글랜드 대표팀에 선발되기가 쉬워졌다는 일침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예외다. 잉글랜드 골잡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잉글랜드 선수가 줄어들고 외국인이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호지슨이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 전 주말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한 잉글랜드 선수는 60명뿐이었다. 60명 중 스트라이커는 14명(23%)이었다. 알다시피 요즘은 원톱 전술이 유행한다. 23%라면 꽤 높은 수치다.

잉글랜드에는 훌륭한 공격 자원이 많다. 새로운 과제가 호지슨에게 주어졌다는 뜻이다. 과거 골잡이 전설을 향한 그리움을 잠시 접고 현재의 다양성을 살려 자기만의 전설을 써 나가야 한다. 웰벡과 스터리지는 깊은 부상의 늪에 빠져있다. 그들을 대표팀 스쿼드에 투입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에디터=홍재민, 글=Paul Wilkes, 번역=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포포투 에디터 추천]

- 도심에서 즐긴다…'나이키 위너 스테이'- 클롭을 이해하는 결정적 순간들- 로저스가 리버풀에서 실패한 원인 8가지- 프리미어리그 8R 다섯 가지 이야기- EPL 타이틀 방어는 왜 어려울까?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포포투 한국판 페이스북 페이지☆☆

[Copyrights ⓒ 포포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