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에이전트만 행복한 데브라이너 이적

입력 2015. 9. 3. 16:19 수정 2015. 9. 3. 1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플러스> 독점 콘텐츠

[포포투+] 케빈 데브라이너(24, 벨기에)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 이적했다. 이적료 5,800만 파운드는 2015년 여름 이적시장 최고액이다.

2014-15시즌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다. 당연히 유럽 빅클럽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킁킁댔고,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거론되었다. 최근 유럽 축구의 분위기상 당연히(?) 파리 생제르맹 이적설도 나돌았다. 어떤 이들은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째로 돈이 많은 볼프스부르크마저 팀 내 간판스타를 지키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결국 데브라이너를 영입한 주인공은 맨시티였다. 이적시장 마감 사흘 전, 데브라이너는 맨시티의 유니폼을 들고 카메라 앞에서 웃었다. 그의 새 팀이 결정되었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데브라이너는 자기 몸값을 입증할 수 있을까? 벨기에 현지 축구 저널리스트 빔 판 발레가 이야기한다.

# 무링요가 데브라이너를 버린 이유

질문에 대한 답은 맨시티가 최고액 영입생을 어떻게 기용할지에 달려있다. 최근 조세 무링요는 데브라이너를 보낸 결정이 옳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럴수록 무링요는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고집 센 아저씨처럼 보일 뿐이었다. 첼시를 떠난 뒤 데브라이너의 몸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데브라이너의 인기가 높은 벨기에서는 많은 팬이 무링요를 조롱하고 있다.

문제는 무링요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이다. 데브라이너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링요도 본인 입으로 데브라이너의 능력을 의심한다고는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정신력 측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첼시에서 데브라이너는 자기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겡크 시절, 데브라이너는 붙박이 주전이었다.

첼시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팀에 미드필더 자원이 넘쳐났다. 윌리안, 에당 아자르, 세스크 파브레가스, 오스카, 하미레즈, 네마냐 마티치 그리고 안드레 쉬얼레까지 있었다. 첼시 관계자에 따르면, 데브라이너는 무링요에게 직접 "경기에 출전하고 싶지만, 매주 주전 경쟁을 하고 싶진 않다"라고 직접 말했다고 한다. 자기 뜻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자 데브라이너는 불쾌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원하는 상황은 첼시에서 끝까지 벌어지지 않았다.

#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선수

데브라이너는 야망이 큰 타입이다. 전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뛰어난 선수 다수가 버티는 팀에 신입생으로서 합류한 상황이었다. 본인은 물론 동료와 감독 모두에게 서로 맞춰나갈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데브라이너는 자기 실력을 입증해 첼시 내에서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데브라이너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었기를 맨시티는 간절히 바라야 한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데브라이너는 절대적 존재가 되었다. 몸값만큼 기대감도 커졌다. 팬들, 감독 그리고 데브라이너 본인의 자기 기대가 모두 예전보다 커졌다. 볼프스부르크에서처럼 팬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으려면, 맨시티에서도 데브라이너는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 그가 새 팀에 적응할 시간을 스스로 부여한다면,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의 동시 도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흥미롭게도 벨기에 축구 팬들은 데브라이너가 독일에 머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근거를 댄다. 먼저 데브라이너의 성향이다. 그는 무조건 뛰고 싶어한다. 그리고 빛나고 싶어한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데브라이너는 자신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그에 상응하는 활약도 펼쳤다. 지난 시즌 데브라이너는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분데스리가 2위로 이끌었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데브라이너는 절대적이었다. 정상 컨디션이면 무조건 출전했다. 팀 전술도 그에 맞춰졌다. 그런 환경을 왜 스스로 포기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올 시즌 볼프스부르크가 UEFA챔피언스리그에서도 호성적을 거둔다면, 데브라이너에 대한 평가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조기 탈락하더라도 볼프스부르크의 경험 부족이라는 원인 분석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맨시티가 5,800만 파운드짜리 선수를 영입하고도 올 시즌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비난 화살이 누구에게로 향할지는 뻔하다.

# 벨기에의 유럽 제패 꿈에도 변수가 생겼다

벨기에 국가대표팀 이슈도 있다. 유로2016이 다가온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꾸준한 실전 감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단계에 접어든다. 자신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기 출전과 자신감 유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맨시티보다 볼프스부르크가 훨씬 유리하다. 논점은 간단하다. 볼프스부르크의 데브라이너는 완성된 스타플레이어였다. 맨시티의 데브라이너는 엄청난 몸값과 기대를 떠안은 신입생이 되었다.

이적 첫 시즌,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데브라이너가 주전 자리를 쟁취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도 있다. 정말 일이 그렇게 꼬이면 벨기에 국가대표팀에는 재앙 같은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FIFA 순위표에서 벨기에가 2위로 치솟기까지 데브라이너는 결정적 공헌을 남겼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벨기에가 큰 꿈을 꿔야 한다고 말한다. 최고의 성취는 오직 데브라이너가 최고 상태였을 때만 가능하다.

볼프스부르크도 답답해졌다. 알다시피 그들은 폭스바겐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 돈을 벌기 위해 선수를 팔 필요가 없다. 데브라이너의 이적료가 5,800만 파운드까지 치솟은 이유였다. 그러나 데브라이너의 이적은 이적시장 마감을 겨우 이틀 남겨놓고 확정되었다. 부랴부랴 샬케의 율리안 드락슬러 영입에 성공했다. 분데스리가 역대 이적료 2위 기록인 2,550만 파운드(3,500만 유로)를 지출했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드락슬러가 당장 데브라이너의 역할을 경기장 안팎에서 해주기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새 팀 맨시티에서 데브라이너가 실패할 거라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 그의 재능은 대단하다. 최고 컨디션에 다다른 데브라이너는 막아낼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번 벨기에 스타의 이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에이전트뿐이라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글=Wim Van Walle,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포포투 에디터 추천]

- 당신이 골키퍼라면 판 할 앞에서 조심!- [just.do.it] 이영표, 스포츠의 힘을 말하다- "없던 일로 해!"…이적 결렬 톱10- 손흥민을 위한 토트넘語 강좌- 왔다가 그냥 가버린 선수 톱10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포포투 한국판 페이스북 페이지☆☆

[Copyrights ⓒ 포포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