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EPL 따라 분데스리가도 '머니 리그'

입력 2015. 7. 28. 16:16 수정 2015. 7. 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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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플러스> 독점 콘텐츠

[포포투+] 2016-17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EPL)의 새로운 TV중계권 계약이 시작된다. EPL 클럽은 돈벼락을 맞는다. 수입 증가의 영향은 잉글랜드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바다 건너 독일 축구계까지 미쳤다. 분데스리가가 EPL 방식을 따르려고 한다.

이달 초 독일 프로축구리그의 CEO 크리스티안 사이페르트는 EPL TV중계권 계약 방식의 악영향을 경고했다. 분데스리가는 내년 4월 TV중계권의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리그 측은 10억 유로 돌파를 기대 중이다. 그러나 사이페르트는 계약가 급증에 의문을 제기한다.

< 디 벨트 > 인터뷰에서 사이페르트는 "우리 눈앞에 잉글랜드가 당근을 매달았고 해서 그것만 보고 무작정 쫓아가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팬 중에는 EPL의 TV중계권 '대박'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 이가 많다.

# 전혀 다른 세상

많은 유럽 리그 중에서도 독일은 아직 토요일 오후 킥오프 전통을 비교적 잘 지키는 편에 속한다. 분데스리가의 경기 대부분이 토요일 오후 3시 반에 동시 진행된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TV중계권자 < 스카이스포츠 > 가 도입한 '월요일 저녁 경기'가 성공을 거두자 독일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달 독일축구협회(DFL)는 2017-18시즌부터 일부 경기를 일요일 오후와 월요일 저녁에 치르기로 했다.

이 결정은 논리적으로 보인다. 심지어 '너무 늦었다'라는 의견까지 들린다. 사이페르트의 관점은 다르다. "1, 2부의 킥오프 시간을 놓고 보면 현재 상태에서 킥오프 시간의 추가 편성이 매우 힘든 일이라고 쉽게 알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일 축구계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일 오후 3시 반 킥오프 전통은 물론 공중파 중계 정책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독일 내 스포츠 TV사업자는 공중파 중계 경기 수를 줄이고 유료 채널 경기 수를 늘리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현재 분데스리가의 독일 내 TV생중계권은 '스카이 더치란드'가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당연히 더 많은 경기를 유료 채널에서 편성하기를 원한다. 오후 6시부터 방영되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스포츠샤우(Sportschau)'의 중계권도 별도 판매될 전망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칼-하인츠 루메니게 회장은 "우리는 잉글랜드 방식을 따라야 한다. 더 많은 시청자를 유료 채널 쪽으로 유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TV중계권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그 내 경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 클럽 사유화

독일 축구계의 최근 방향은 분데스리가가 지녔던 매력에 반대된다. 분데스리가는 이른바 '현대 축구의 자유시장화'에 저항하는 리그로서 전 세계 팬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2010년부터 분데스리가의 입장권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온 마르크 쾀부쉬는 최근 움직임을 한탄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정말 끔찍하다. 평일에 축구 경기를 치르다니. 일요일 정오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저들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원정 팬들에겐 일요일 오후 킥오프가 재앙이다. 경기장에 가기 위해서 일요일 아침 시간을 그냥 버려야 한다."

쾀부쉬는 최근 움직임이 결국 분데스리가의 유명한 '50+1 규정'을 무의미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50+1 규정'이란 축구 클럽의 지분 중 51%는 반드시 비상업적, 비영리 단체가 소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바이어 레버쿠젠과 볼프스부르크처럼 예외 사례도 있지만, 이 전통은 사기업의 축구 클럽 영리화를 막기 위한 상징적 제도로서 존재했다.

해당 규정은 EPL TV중계권 모델화를 막을 수 있는 방어벽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분데스리가에서는 근본적 규정 변화가 일어났다. 20년 이상 꾸준히 클럽을 지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기업에 한해서 클럽의 독점적 소유를 허용하는 방법이 공식 승인된 것이다.

규정 개정안이 통과되기가 무섭게 하노버96의 마르틴 킨트 회장은 투자자들 끌어모아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클럽 인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공재였던 분데스리가 클럽이 순식간에 잉글랜드 클럽처럼 사업체로 돌변한 셈이다.

# 현지 팬의 로망에서 떠나는

쾀부쉬는 이렇게 말한다. "잉글랜드 친구가 많은데 다들 독일 축구가 훨씬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미 '50+1 규정'에서 벗어난 예외 클럽이 생겼다. 해당 규정을 우회하는 클럽들이 뒤따를 것이다. 사실상 '50+1 규정'은 없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켜왔던 신념의 종말을 뜻한다."

유럽 축구가 극도로 상업화되는 가운데서 독일 분데스리가는 유일한 대항마로서 환영받아왔다. 이젠 분데스리가도 잉글랜드와 스페인처럼 급속한 상업화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독일 축구 팬들은 전통적 킥오프 시간과 저렴한 입장권 가격을 원한다. 그러나 모든 클럽의 이사회는 두둑한 돈주머니를 들고 나타나 유망주를 낚아채 가는 잉글랜드 클럽의 침략에 힘겹게 맞서고 있다. 이해하기 어렵진 않지만, 분데스리가는 이제 매 주말 경기장을 찾는 수많은 축구 팬들의 믿음을 져버리게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글=Stefan Bienkowski,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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