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홈런볼이 해적단에 미친 영향, '홈런볼 먹고 홈런 6개?'

조회수 2015. 7. 26.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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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영상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 01.

홈런볼이 해적단에 미친 영향, '홈런볼 먹고 홈런 6개?'

피츠버그 강정호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25일 워싱턴전에서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날리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날렸습니다. 지난 20일 밀워키전부터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이어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상대는 바로 맥스 슈어저. 슈어저는 지난 6월 피츠버그 상대로 노히터를 기록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강정호는 3타수 무안타. 하지만 다시 맞선 두 번째 경기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강정호는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타석에 들어섰다. 솔직히 초구를 놓쳤는데, 두 번째에도 같은 볼이 와서 받아칠 수 있었던 것 같다. 항상 비디오를 보기 때문에 (슈어저에 대해) 어느 정도 연구가 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슈어저의 두 번째 공 체인지업을 받아치는 강정호. 이로써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는 올 시즌 피츠버그에선 처음>

그리고 나날이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강정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구는 결국 수 싸움인 것 같다. 초반에 변화구에 고전했지만, 패스트볼을 공략하다 보니 변화구도 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직구도 들어온다. 결국, 수 싸움을 잘해야 하는 것 같다."

매일 비디오를 보며 분석하는 강정호는 상대팀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강정호의 상승세는 '수 싸움'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팀 승리에는 바로 '이것'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바로 얼마 전 방송을 타 화제가 됐던 '홈런볼'.

홈런볼이 중계진을 통해 소개되면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에서 팬이 직접 보내온 과자 선물에 관심을 가졌고, 그중 야구와 관련된 이름을 가진 과자 홈런볼은 해적들에게 훌륭한 간식이 되고 있습니다. 아니 간식 그 이상이 됐습니다.

후반기 홈에서 시작된 워싱턴전에서부터 피츠버그 더그아웃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 한국 과자가 벤치 한쪽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는 경기 전 강정호가 직접 가져다 놓은 것. 워싱턴전 첫날에도,

둘째 날에도 강정호는 더그아웃에 홈런볼을 챙겼습니다. 강정호는 홈런볼 먹으면 홈런 날릴 수 있다는 식으로 동료들에게 강조했습니다.

홈런볼을 가장 좋아하는 닐 워커가 눈독을 들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홈런볼을 먹을 수 있는 시점이 있습니다. 해적들이 승리를 위한 '의식'을 행할 때, 그때 먹을 수 있습니다.

우연이겠지만 해적들 모두가 홈런볼을 먹기 시작한 워싱턴 전에서 홈런 잔치가 열렸습니다. 25일 워싱턴전에서 피츠버그는 세 개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그레고리 폴랑코, 닐 워커, 페드로 알바레즈. 그리고 하루 전날 24일에 펼쳐진 경기에서도 피츠버그는 홈런 잔치였습니다. 앤드류 맥커친, 페드로 알바레즈,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각각 홈런을 날렸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홈런볼 효과지만 홈런이 터져준 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웃으며 말합니다. "아직은 홈런볼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거 먹고 홈런이 계속 나왔으니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홈런볼이 보인다고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해적들이 승리를 향한 '의식' 같은 행위를 하는데, 그때가 바로 홈런볼을 먹는 시간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경기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의 해적들 말이죠. 경기에선 강한 승리욕을 보이지만 더그아웃에선 흥을 즐길 줄 아는 해적들입니다. 선장 맥커친을 중심으로 리듬을 타며, 승리를 기원하는 해적들 사이로 강정호는 홈런볼을 나눠줍니다. 오늘도 홈런이 빵빵 터지길 기원하며 말이죠.

<참고로 지난해 다저스에선 타격감을 높이기 위해 후안 유리베와 맷 켐프가 이 같은 주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02. 강정호 효과, 'PNC 파크에 한글과 태극기'

강정호의 활약은 피츠버그 팬들에게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알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인이 많지 않은 피츠버그에서 현지 팬들이 강정호에게 힘을 주는 또 하나의 방식은 '한글'과 '태극기'로 응원하는 것입니다.

한글을 전혀 모르는 현지 팬들이 한글로 쓴 응원 문구를 들고 열띤 응원을 했습니다. 한글 응원은 그동안 몇 차례 보였습니다. 번역기를 통해 혹은 지인을 통해 한글을 배워 직접 만들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모녀는 "친척이 한국인이다. 강정호를 응원하고 싶어 응원 문구를 부탁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쉽게도 이 둘은 한글을 전혀 몰랐지만, 강정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친척에게 부탁한 것입니다.

그리고 PNC 파크 한쪽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었습니다.

강정호 유니폼을 입은 두 남자가 정성스럽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취재하면서 가끔 감동합니다. 분명 외국인인데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기 때문이죠. 그들이 강정호를 위해 인사 정도는 한국말로 하면 좋겠다 싶어 배운 것입니다.

강정호는 원정에서보다 홈에서 타율이 더 높은 이유 첫 번째로 팬들의 많은 응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중에 태극기를 본 강정호는 또다시 말했습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니 힘도 나고, 더 열심히 나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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